가짜 논리

가짜 논리

저/역자
줄리언 바지니/ 강수정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판일
2011. 1. 31.
총페이지
298쪽
추천자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99명의 의견과 다른 1명의 의견이 절대로 침묵되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 한 명의 의견이 만약 옳다면, 우리는 진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상실하기 때문이다. 만약에 그 한 명의 의견이 틀리다면, 우리의 의견이 옳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에서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민주주의에서 다수결 투표를 할 때에는 반드시 사전에 자유토론이 선행되어야 한다. 자유토론 끝에 투표를 하는 것이 민주주의다. 줄리언 바지니는 “민주주의는 그저 다수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사안별로 매번 다수결을 확인하여 그 여론 결과대로 한다고 해서 민주적인 것은 아니다. 소수의 의견이 진실을 대변한다고 지도자가 판단하면 그 정책을 실행한다고 해서 오류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정치 지도자가 비인기 정책을 집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물론 우리의 정치 현실에서는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에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대의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이 다수결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류라고 바지니는 지적한다. 전년도에 최고 비행사가 된 조종사는 그 다음 해에 성적이 형편없는 경우가 많았다. 거의 예외 없이 전년도의 성적에 못 미쳤다. 이스라엘 공군에서는 그 원인을 조사했다. 칭찬을 받게 되면 도덕적 해이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 칭찬 받으면 고래도 춤춘다는데 왜 성적이 떨어지는 것일까? 의외의 결론은 인간세상사에는 평균회귀의 법칙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즉 최고로 잘하면 그보다 더 잘하는 것은 힘들다. 그보다 못할 확률이 훨씬 높다.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며칠을 고생하다가 감기약을 먹으면 낫는다. 감기약 때문인가? 아니면 이제 나을 때가 됐는가? 우울증 치료의 효과도 마찬가지다. 거의 나락에 떨어지고 나서야 전문가를 찾아 나선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낫는 것인지,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살충동을 이겨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냥 기분이 나아지는 것일까? 전문가의 효력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고 바지니는 말한다. 매일 아침 해가 뜰 때마다 모이를 먹었던 칠면조는 “나는 늘 해가 뜰 때마다 모이를 먹는다”는 보편법칙을 수립한다. 그러나 어느 날 목이 비틀려 죽고 만다. 버트런드 러셀의 귀납적 오류에 관한 이야기다. 오랫동안 일정한 현상을 반복 경험하면, 그것이 일반화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류라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오류로부터 해방될 때 우리는 진정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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