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의 세계 1, 2

우리 나무의 세계 1, 2

저/역자
박상진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2011. 1. 27.
총페이지
608, 572쪽
추천자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수년 전 프라하를 방문했을 때 안개에 젖은 카를 다리의 새벽을 즐긴 적이 있다. 인적 없이 호젓한 다리 위를 거닐면서 책을 펼쳐 들었다. 프라하 도시를 개괄하면서 카를 다리에 서너 페이지를 할애한 책이었다. 그 때 짝을 이룬 여성 둘이 옆에 나타났다. 일본인이었다. 나는 놀랐다. 그들은 도시 프라하가 아니라 카를 다리만 따로 정리한 책을 손에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몇 년 후, 카를 다리의 아쉬움을 달랠 만한 책을 만났다. 『궁궐의 우리 나무』(박상진, 눌와)였다. 나무를 다룬 수많은 책 가운데 궁궐에서 자라는 나무만 다룬 책은 처음이었다. 도시 프라하 중 카를 다리만 콕 찍은 일본 책을 보는 기분이었다. 이후 나는 이 책의 저자 박상진 교수에게 신뢰를 가지게 됐고, 광화문 현판 균열 사고가 났을 때 그의 발언을 가장 경청했다. 책을 보면 저자의 생각과 순수성을 알 수 있기에 그랬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텍스트를 짓는 학자의 역할이다. 근래에 생태학 붐이 일면서 나무와 꽃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왔다. 어린이 책은 그렇다 쳐도, 성인용 책마저 독창성 없는 아류들이 많다. 나무 사진을 찍어 놓고 감상을 담은 사연 몇 줄을 걸치는 형식이다. 개인적으로는 경이로운 경험이겠으나 지적(知的) 성취는 미약하다. 그리고 수없는 복제와 표절, 변형이 이어진다. 이 책에는 목재조직학자, 수목학자로서 40년을 보낸 저자의 학문적 열정이 담겼다. 1000여 종이 넘는 우리나라 나무 가운데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는 242종의 나무에 대한 식물학적 정보에다 문화적 의미를 보탰다. 그래서 우리는 또 하나의 든든한 텍스트를 곁에 두면서 알뜰살뜰 나무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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