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생각

나쁜 생각

저/역자
제이미 화이트/ 유자화
출판사
오늘의책
출판일
2010. 12. 13.
총페이지
251쪽
추천자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배고픈 여우가 포도를 따먹으려다 실패하자, “저건 신포도야” 하고 돌아선다. 자신의 능력 밖이라고 생각하자 자신이 추구한 목표를 폄하함으로써 위안을 삼는 태도다. 그러나 사실 여우는 하잘것없는 목표를 추구한 더 한심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는 모순에 처하게 된다. 자신의 마음을 위안하려던 것이 오히려 자신이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인정할 꼴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러한 실천적 모순을 수도 없이 저지르면서 살아간다. 심지어 논리적 오류는 말할 것도 없다. 사고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생기면 우리는 자신의 사고가 논리적 오류를 저질렀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무슨 오류인지, 왜 그런 오류를 저지르게 되었는지를 제대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스칼의 내기’에서 도박사는 신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는 인간이 신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여우처럼 “신포도야”라고 말할지, 아니면 끝까지 포도를 딸 노력을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신이 존재하는데 안 믿으면 당연히 지옥에 가고, 믿으면 천당 간다. 반대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데 있다고 믿으면 살아생전에 약간 손해 보고, 안 믿으면 그냥 아무 것도 아니다. 이 계산을 해 보면, 신이 실제로 존재하든 아니든 믿는 것이 안전한 대책이라는 결론에 도착한다. 마치 사고가 나든 안나든 보험에 들어놓으면 여러 가지로 좋은 것과 비슷한 이치다. 그러나 이 계산은 오류에 기초하고 있다. 첫째, 이런 식으로 신을 믿는 것을 신앙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천당 갈 리가 만무하다. 둘째, 파스칼은 기독교의 신을 말하고 있지만, 이 도박사의 계산은 다른 종교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할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그것의 의미가 그 의견이 잘 뒷받침되고 있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더 나아가서 자신의 생각이 항상 근거의 뒷받침을 받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논증은 오류에 기초하고 있다. 내가 권리가 있다는 것이 그것이 제대로 행해지고 있다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의사와 같은 전문가들도 오류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의사들에게 이 약을 사용하면 4명 중 1명은 죽는다고 말하면 대부분 사용을 꺼린다. 그러나 이 약을 사용하면 4명 중 3명을 살릴 수 있다고 말하면 대부분 사용을 결심한다. 사실 두 명제가 동일한 현상을 다르게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통계를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우리는 다르게 반응한다. 좋게 표현하면 행동경제학적으로 살아가는 것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인간은 오류에 취약한 것이다. 선을 행하기 위해서 악을 아는 것이 필요하듯이, 합리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오류를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이 책에 나오는 12가지 오류에 자신이 얼마나 취약한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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