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발견

유럽의 발견

저/역자
김정후
출판사
동녘
출판일
2010.11.05
총페이지
303쪽
추천자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런던에서 살고 있는 건축가 겸 도시사회학자 김정후 씨가 건축과 도시에 대해 쓴 교양서다. 이 책이 그동안 유럽을 소개하는 다른 책과 차별성이 있는 것은 3개의 키워드를 선택한 뒤 주제에 부합하는 도시와 건축물을 찾아내 그 곳에 얽힌 철학과 사연을 전하는 것이다. 김정후표 유럽 문화의 키워드는 문화예술과 랜드마크, 그리고 녹색이다. 저자는 이 것을 유럽을 이해하는 나침반으로 삼아 15곳을 저술의 재료로 삼았다. 국가나 지역이 아니라 도시와 건축물의 연계성을 찾아낸 시각이 참신하다. 1부 ‘문화, 예술 그리고 낭만으로 가득하다’는 리버풀의 앨버트 독처럼 오래된 주택과 낡은 창고를 새로운 공공공간으로 개조하거나 새롭게 복원한 파빌리온, 첨단과학이 시용된 미술관을 소개한다. 2부 ‘발상의 전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다’는 기념비적 건물을 통해 도시의 정체성을 창조하는 경우를 들었다. 도시는 최첨단 기술이나 파격적인 모습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과 정체성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베를린의 홀로코스트 추모비, 프라하의 댄싱 하우스 등이 리스트에 올랐다. 3부 ‘건축, 녹색의 향기를 머금다’는 스톡홀름의 우드랜드 공원묘지, 파리의 케브랑리 박물관 등 친환경 건축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우드랜드 공원묘지다. 91735.54㎡의 대자연 속에 공원처럼 펼쳐진 무덤은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스웨덴의 레베렌츠가 전체 조경을, 아스플룬트가 건축을 담당해 묘지 건축의 한 지향점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20세기 건축물로는 드물게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고, 건축가 스스로 이 곳에 잠들면서 소박한 묘비명을 남겨 숙연함을 더해 준다. 건축가 승효상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조성할 때 이 곳을 언급했다지만, 나는 양화진 외국인 묘지의 초라한 형색을 떠올렸다. 그리고 복제된 비석이 열병하듯 늘어선 우리 공원묘지의 풍경도 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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