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괴로울 때, 즐거울 때
- 분야
- 전시
- 기간
- 2025.10.25.~2025.11.12.
- 시간
- 10:00 ~ 18:00
- 장소
- 부산 | 홍티예술촌
- 요금
- 무료
- 문의
- 051-220-4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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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배수빈 작가노트
목욕탕에서 마주한 때수건은 나에게 단순한 청결의 도구가 아니었다. 거칠고 투박한 표면은 아픔을 주지만, 그 과정을 거치고 나면 피부가 매끄러워지고 마음은 가볍게 풀린다. 그 안에서 나는 고통과 위안이 동시에 공존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 작은 천 조각은 반복되는 일상의 피로와 버거움, 그리고 그 속에서 잠시나마 찾아오는 평온함을 상징한다. 나는 그것을 이어 붙이고, 늘이고, 세우는 과정을 통해 삶 속에서 경험한 감각을 눈앞에 드러내고 싶었다. 거친 손길로 밀어내는 행위는 단순히 몸을 닦아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의 불안과 혼란을 정리하고 다독이는 수행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때수건은 그렇게 나에게 새로운 작업의 출발점이 되었다. 천을 연결하고 형상을 만들면서,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통이 어떻게 치유로 전환되는지를 시각화할 수 있었다. 그것은 동시에 나를 보호하는 공간이자, 다른 이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의례였다.
결국 이 작업들은 아픔을 통과해 도달하는 평온, 반복 속에서 얻어내는 정화, 그리고 스스로를 감싸 안는 보호의 감각에 대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