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The Moment Between

The Moment Between

분야
전시
기간
2025.08.02.~2025.09.13.
시간
수요일 – 토요일 11:00 – 18:00 (공휴일 및 일-화 휴관)
장소
부산 | 갤러리 플레이리스트
요금
무료
문의
info@galleryplaylist.com / 070-8287-2259
관련 누리집
바로가기

전시소개

[ 전 시 서 문 ]


어느 날 문득, 어떤 장면 앞에 발길이 멈추는 때가 있다. 들숨과 날숨 사이의 짧은 정적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은 순간 속에 시간이 머문다. 《The Moment Between》은 두 작가가 각자의 시선과 감각으로 포착해낸 풍경 속에서 흐름과 정지, 생동과 고요가 교차하는 지점을 따라간다. 이들이 표현한 다양한 풍경의 순간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한 시간의 틈을 들여다보게 한다. 찰나의 동세와 긴 호흡의 정적. 이 두 개의 리듬은 나란히 놓이며 서로를 더 선명하게 만든다.


 


김연수의 풍경은 생동하는 자연의 시간성을 품고 있다. 바다는 숨을 쉬듯 출렁이고, 나무는 바람을 타고 춤을 추듯 흔들린다. 작가는 물결, 안개, 바람과 같은 유동적인 요소들을 겹겹이 쌓은 색채와 리듬감 있는 붓질로 표현함으로써, 자연이 품고 있는 움직임 그 자체를 화면 속에 머물게 한다. 그의 작업은 멈춘 듯 보이지만, 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는 풍경의 시간을 그려낸다.


 


작가는 오일과 캔버스를 통해 동양화의 정신 중 하나인 기운생동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며, 특히 '획'이 지닌 리듬과 생동을 오일이라는 재료에 접목시켜 마치 캘리그래피처럼 살아 있는 붓질로 화면에 고유한 호흡을 불어넣는다. 그는 물감이 멈추거나 눌리지 않도록 오일의 농도를 섬세하게 조절하고, 물성이 스스로 흐를 수 있는 상태를 유도해 붓 하나하나가 자연스러운 리듬을 만들어내도록 한다. 작가의 회화는 바람처럼 흐르고 파도처럼 부서지며, 보는 이로 하여금 화면 너머의 시간과 감각을 함께 경험하게 만든다.


 


박세빈의 풍경은 멈춰 있는 장면 속에 고요와 빛을 머금은 채, 그 시간을 조용히 그 자리에 머물게 한다. 화면은 정적에 가까울 정도로 고요하지만, 그 안에 깃든 빛은 따뜻하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햇살, 자연 속 움직임들은 작가의 시선을 통해 감정의 온도를 띤 풍경으로 전환된다. 그녀에게 있어 빛은 단순한 시각적 요소가 아니라 기억과 마음을 환기시키는 감정의 매개이며, 분주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문득 걸음을 멈추게 하고 조용히 토닥이는 위로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작가는 광목위에 동양화 안료인 분채와 과슈, 다양한 가루 안료를 혼합해 얇은 레이어를 겹겹이 쌓는다. 아교반수로 바탕재의 흡수력을 조절하고, 따스한 에너지를 위한 붉은 계열의 색을 화면 전반에 배치한 뒤, 물감이 한 번에 얹히지 않도록 조절하며 스밈과 평면성을 살려나간다. 안료는 바탕에 스며드는 층, 표면에 머무는 층, 가장 위에 올라오는 층으로 나뉘며, 각 층의 성질에 맞는 물성을 탐색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독자적인 회화적 감각이 형성된다. 동서양 재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가는 작업은 화면 속 온도를 섬세하고 깊이 있게 드러내게 한다.


 


《The Moment Between》은 동서양의 경계와 감각이 머무는 사이, 정지와 생동의 파형이 교차하는 지점에 놓여 있다. 김연수와 박세빈, 두 작가는 동양화의 틀에서 시작했지만 그 안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실험과 사유를 통해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를 구축해왔다. 한눈에 보기엔 익숙한 서양화의 풍경처럼 보일 수 있지만, 화면 속을 따라가다 보면 남겨진 붓질과 스며드는 색, 여백의 결 속에 동양화의 시선과 호흡, 전통적 재료와 기법이 조용히 드러난다. 이 회화들은 형식이 아닌 감각과 태도에서 시작되어, 익숙한 듯 낯설고 새로운 듯 편안한 '사이'의 순간으로 자연스럽게 우리를 머물게 한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문화포털 문화포털

1688-2220

전체댓글 (0) 별점 평가 및 댓글 달기를 하시려면 들어가기(로그인) 해 주세요.

0/1000자

  • 비방 · 욕설, 음란한 표현, 상업적인 광고, 동일한 내용 반복 게시, 특정인의 개인정보 유출 등의 내용은 게시자에게 통보하지 않고 삭제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정책 및 자료 등에 대한 문의는 각 담당 부서에 문의하시거나 국민신문고를 통하여 질의를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