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툴루즈 로트렉전> 물랭 루즈의 천재 화가, 한국에서의 첫 단독전
게시일
2020.03.09.
조회수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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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소통팀(044-203-2053)
담당자
정수림

<예술의전당 '툴루즈 로트렉전'>

랭 루즈의 천재 화가, 한국에서의 첫 단독전



19세기 말, 댄스홀 물랭 루즈의 밤은 곧 파리의 밤이었다. 파리 외곽에 위치한 몽마르트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뒤섞이고 새로운 예술에 대한 실험이 진행되는 예술의 중심지였는데, 몽마르트의 밤 문화를 담당하는 곳이 바로 물랭 루즈였다. 그리고 매일 밤 그토록 화려한 물랭 루즈의 맨 앞자리에서, 툴루즈 로트렉은 그 모습을 화폭에 옮겨 담았다.

포스터
[▲<툴루즈 로트렉전> 포스터 ⓒ예술의전당]

1월 14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툴루즈 로트렉의 단독 전시가 열리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로트렉의 선구적인 포스터들이 그리스와 미국·이탈리아 등을 거쳐 14번째로 한국에 온 것이다. 로트렉의 미술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영화 같은 일생을 소개하는 영상과 미디어 아트, 일러스트 등도 함께 만나볼 수 있는 <툴루즈 로트렉전>을 기자가 직접 관람하고 왔다.

로트렉의 사진
[▲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로트렉의 사진 ⓒ순미경]


1890 물랑 루즈 사진들
[▲ 1890년대 물랭 루즈의 사진들 ⓒ예술의전당]


전시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로트렉의 사진이다. 로트렉은 14세 때 두 차례의 사고로 다리를 다쳐 키가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그가 가진 별명 중 하나가 ‘물랭 루즈의 작은 거인’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로트렉의 그림들에는 그가 살아온 인생과 시대가 녹아있기 때문에 전시를 감상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작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전시실 초입부에 로트렉의 일대를 자세히 정리해 놓은 연보가 있으니 참고하자.

세기말의 물랑루즈를 재현해 놓은 포토존
[▲ 세기말의 물랭 루즈를 재현해 놓은 포토존 ⓒ순미경]

전시는 사진 촬영이 불가했지만 물랭 루즈를 재현해 놓은 곳을 비롯한 사진 찍기 좋은 포토존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어 아쉽지 않았다.


#1. 연필로 자유를 사다


몸이 불편한 로트렉에게 연필과 드로잉은 자신과 세상을 표현할 중요한 수단이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을 차지한 유화와 판화의 밑바탕이 되는 작업이었기 때문에 로트렉은 많은 수련을 거쳤다고 한다. 1구역에서는 그렇게 탄생한 매우 깔끔한 선을 가진 현대적인 그의 드로잉이 전시되어 있었다.

#2. 상류사회를 비웃다


전시장 입구의 아리스튀 브뤼앙 포스터
[▲ 전시장 입구의 <아리스튀 브뤼앙> 포스터 ⓒ순미경]

로트렉은 자신이 살던 귀족 사회를 떠나 예술과 유흥의 집결지 몽마르트로 향했다. 상류사회와 하류사회 어느 쪽에도 제대로 속하지 못한 그에게 몽마르트에 살고 있는 하층민들과 이들로 즐거움을 얻으려 찾아오는 상류층이 만들어낸 문화는 새로웠을 것이다.

로트렉은 가장 화려하고 인기가 좋았던 댄스홀 물랭 루즈에서 제인 아브릴을 비롯한 댄스홀 연예인들을 광고 포스터로 담았다. 로트렉은 연예인들의 특징을 담아 자신만의 독특한 감각으로 포스터를 그려냈고 이 포스터 덕에 연예인들은 일약 스타로 떠오르기도 했다. 2구역에서는 로트렉이 그린 물랭 루즈의 스타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3. 몽마르트의 작은 거인


3구역 전시실 내부
[▲ 3구역 전시실 내부 ⓒ예술의전당]

3구역에서는 로트렉만의 색깔이 담긴 <물랭 루즈>, <메이 벨포르>와 같은 포스터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당시 몽마르트에는 일본의 우키요에(일본 에도시대에 서민계층을 기반으로 발달한 풍속화) 목판화가 유행했다. 로트렉 또한 우키요에의 영향으로 얇은 물감 사용, 인물이 화폭 내에서 잘린 구도, 강렬한 색감 등을 적용한 개성 있는 포스터들을 그렸다.

#4. 추한 것이 아름답다

“언제 어디서나 추함은 아름다운 면을 지니고 있다.

아무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곳에서 그것들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짜릿하다”


–툴루즈 로트렉

4구역에 전시된 석판화 연작
[▲ 4구역에 전시된 <엘르> 석판화 연작 ⓒ예술의전당]

추악하거나 부도덕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주제들은 대개 예술로 대체된다는 말을 책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 기자는 4구역에 전시된 로트렉의 그림들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로트렉의 석판화 연작 <엘르>는 매춘부들의 일상을 주제로 하는데, 로트렉에게 매춘부들의 일상은 곧 예술의 소재였다.

#5. 이상보다는 진실을 그리다

5구역 전시장 내부
[▲ 5구역 전시장 내부 ⓒ예술의전당]


로트렉은 잡지를 위한 일러스트와 그래픽 디자인 등도 제작했다. 5구역에서는 1890년대 파리에서 큰 인기를 끌던 잡지 <르 리르>와 <레스카르무슈>, <라 레뷔 블랑쉬>에 실린 로트렉의 작품들을 전시된 실제 잡지를 통해 볼 수 있었다.

#6. 나는 단지 기록할 뿐이다


말 드로잉으로 가득한 6구역
[▲ 말 드로잉으로 가득한 6구역 ⓒ예술의전당]


6구역은 기자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평생 육체적 자유를 누리지 못한 로트렉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었던 달리는 말 그림이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로트렉이 청소년기에 그린 말 그림부터 30대에 정신병원에서 그린 말 그림까지, 그의 말에 대한 애정과 그 속에서 엿보이는 천재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7.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


로트렉 대표 포스터
[▲ 로트렉의 대표적인 포스터들 ⓒ예술의전당]


<툴루즈 로트렉전>은 그리스와 미국 등 여러 나라를 순회하는 전시이다. 하지만 7구역은 우리나라에서만 기획된 특별한 공간이다. 이 구역에서는 로트렉이 남긴 가장 유명한 포스터 31점과 현대에 남은 로트렉의 발자취들을 자세한 해설과 함께 감상할 수 있어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할 곳이다.

영화 <물랑 루즈(2001)>와 <툴루즈 로트렉전>


영화 물랑루즈 포스터
[▲ 영화 <물랑 루즈> 포스터 ⓒ네이버 영화]

영화 <물랑 루즈(2001)>에는 1890년대 물랭 루즈와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로트렉의 모습이 잘 담겨있다.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니콜 키드먼이 맡은 샤인 역은 로트렉이 뮤즈로 삼은 제인 아브릴을 모티프로 했다. 실제로 영화 같은 삶을 산 로트렉과 물랭 루즈의 여러 주인공들을 생생하게 만날 수 있으니 전시 관람 후 감상해보길 추천한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는 <툴루즈 로트렉전>은 전시의 기획자가 직접 툴루즈 로트렉의 고향에 방문하여 수집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 전시이다. 그만큼 정확하고 의미 있는 기록들이 담긴 전시이기 때문에 남은 전시 기간 동안 방문하여 로트렉의 작품들과 그 속에 담긴 로트렉의 삶에 주목해보면 좋겠다.

※ 현재 툴루즈 로트렉 전시는 정상 운영 중으로, 관람객은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해야합니다. (마스크 미착용시 입장 제한)

더불어 시설내 방역과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을 상시 배치하고, 입출입시 손소독 및 발열 감시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예술의전당 <툴루즈 로트렉전> 안내

■ 기간 : 2020년 1월 14일 ~ 2020년 5월 3일 (※ 매주 월요일 휴관)

■ 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

■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7시 (입장 마감 오후 6시) /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0시 ~ 오후 9시(입장 마감 오후 8시) / 도슨트 : 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3시·5시

■ 관람료 :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10,000원

■ 문의 : ☎070-4104-1800

 

순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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