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관점으로 만나는 핀란드 디자인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 - 핀란드 디자인 10 000년>
게시일
2020.01.31.
조회수
1297
담당부서
디지털소통팀(044-203-2053)
담당자
정수림

다양한 관점으로 만나는 핀란드 디자인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 - 핀란드 디자인 10 000년>



북유럽 국가 핀란드는 우리나라와 물리적 거리도 멀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큰 공통점을 찾기 어려워 비교적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핀란드를 조금 가까이 들여다보면 금세 친숙해진다. 산타클로스의 나라, 자일리톨… 대표적인 예로는 ‘사우나’가 있다. 사우나는 핀란드어로 목욕을 뜻하는데, 핀란드에는 약 250만 개의 사우나가 있다.

포스터
[▲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 - 핀란드 디자인 10 000년>전 포스터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 - 핀란드 디자인 10 000년>은 이처럼 멀고도 가까운 나라 핀란드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볼 수 있는 전시다.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북유럽 디자인, 그중에서도 핀란드 디자인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볼 수 있다. 2018년 말부터 2019년 2월까지 핀란드 국립박물관이 개최했던 <디자인의 만 년>전의 세계 첫 순회 전시로, 국립중앙박물관과 핀란드 국립박물관이 협업하여 전시 내용을 재구성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최초로 열리는 북유럽 문화 역사 전시이기도 하다.

시간과 물질의 연속성

 

전시실 입구의 프롤로그 디지털 존
[▲ 전시실 입구의 프롤로그 디지털 존 ⓒ이정은]


전시실 입구로 들어서면 숫자 0과 1이 가득한 벽면과 다양한 소리를 마주하게 된다. 선사시대의 돌도끼부터 컴퓨터까지, 인간이 만들어낸 다양한 도구들이 숫자들 사이로 계속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전시실 입구의 프롤로그 디지털 존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도구들을 보여주며 시간과 물질의 연속성을 나타낸다. 숫자 0과 1은 현대 기술의 근간이 되는 이진법 숫자로, 이들은 무작위 하게 나열된 것이 아니라 ‘시작의 이야기’를 이진법으로 변환한 것이다. 다양한 소리는 벽면에 나타나는 도구들의 소리로, 관람객들은 천장에 매달린 스피커 아래에서 어느 곳에 서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일렁이는 영상은 마치 바닥이 솟아오르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시대를 구분하지 않는 색다른 전시 구성

전시는 크게 여섯 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일반적인 전시가 취하는 과거-현재-미래 순의 연대기적 구성 방식을 따르지 않는다. 대신 각각의 섹션은 인간과 물질의 관계, 물질의 가치, 인간과 자연의 공생 등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고유한 주제를 가지며 핀란드 디자인과 물질문화의 역사를 조명한다.

핀란드의 벌목용 도끼와 노키아 휴대전화
[▲ 핀란드의 벌목용 도끼와 노키아 휴대전화 ⓒ이정은]

핀란드는 고위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추운 겨울과 밤이 상대적으로 길다. 또한 대한민국 면적의 세 배인 넓은 땅 중 65%가 숲으로 뒤덮여있으며, 실제 경작지는 8%에 불과하다. 이러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벌목용 도끼가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도끼 바로 옆에는 노키아 휴대전화가 있다. 핀란드의 기업 노키아는 문자를 보내는 기능이 탑재된 최초의 휴대전화를 출시했다. 벌목용 도끼가 필수품이었던 핀란드인들은 어느새 통신기기를 만들어냈고, 이는 결국 현대인의 ‘생존을 위한 도구’가 되었다. 휴대전화의 발명은 소통의 방법과 속도를 뒤바꿨다. 인간은 사물을 만들고, 사물이 다시 인간을 만든 것이다.

다양한 의자의 형태
[▲ 다양한 의자의 형태 ⓒ이정은]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주황색 의자는 경기장이나 공연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용도 의자다. 수백만 개가 제작, 판매된 이 의자는 수천 년 전 만들어진 나무 의자와도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부적인 형태는 조금씩 변할 수 있지만, ‘편안한 의자’라는 원형이 가지는 속성은 여전히 본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특성이 되는 것이다.


한국과 핀란드의 유물로 보는 문화의 보편성


핀란드와 한국의 설피
[▲ 핀란드와 한국의 설피 ⓒ이정은]

이번 전시에서는 핀란드뿐만 아니라 한국의 유물 20여 점도 함께 전시되어, 두 국가의 유물을 비교하며 문화의 보편성을 느껴볼 수 있다. 눈이 많이 오는 핀란드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설피를 착용했다. 붉은 스티커가 붙은 것은 한국의 전시품으로, 핀란드의 설피는 나무를 사용해서 우리나라의 것보다 조금 더 단단한 형태를 띤다. 지형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핀란드와 한국의 뼈로 만든 송곳과 청동 유물
[▲ 핀란드와 한국의 뼈로 만든 송곳과 청동 유물 ⓒ이정은]

과거 시대의 유물에서 양국의 또 다른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오늘날과 달리 자원이 희소했던 시절, 사람들은 동물의 뼈도 뾰족하게 다듬어 송곳으로 재활용을 했다. 또한 청동이라는 자원은 특히 희소했기에 청동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다가 파손될 경우에는 작은 액세서리로 재가공하기도 했다. 유물 속에서 재활용의 개념을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핀란드에 온 듯한 몰입의 공간


눈 내리는 헬싱키 거리를 연출한 시벨리우스 오디오 부스
[▲ 눈 내리는 헬싱키 거리를 연출한 시벨리우스 오디오 부스 ⓒ이정은]


핀란드 사우나 체험
[▲ 핀란드 사우나 체험 ⓒ이정은]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핀란드 오로라
[▲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핀란드 오로라 ⓒ이정은]

과거와 현대를 아우르는 전시품과 더불어, 관람객들이 전시에 더욱 몰입할 수 있도록 전시실 내에는 다양한 체험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핀란드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벨리우스의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길 수도 있고, 핀란드식 사우나를 체험하며 몸과 마음을 정화할 수도 있다. 전시실 가장 안쪽에는 핀란드의 오로라를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직접 만들어가는 전시 안내 책자


안내 책자 바인더
[▲ 입구의 안내 데스크에서 받을 수 있는 안내 책자 바인더 ⓒ이정은]


각 섹션마다 마련된 전시 설명서
[▲ 각 섹션마다 마련된 전시 설명서 ⓒ이정은]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이 전시를 보면서 직접 안내 책자를 만들어갈 수 있다. 입구의 안내 데스크에서 안내 책자 바인더를 받아서 전시실에 들어가면, 각 섹션의 안내판마다 하단에 전시 설명서가 마련되어 있다. 여섯 개의 섹션을 감상하면서 종이를 하나씩 모아 바인더에 차곡차곡 모아두면 자신만의 전시 안내 책자를 만들 수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핀란드와 그들의 역사, 물질문화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 - 핀란드 디자인 10 000년>은 올해 4월 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된다. 그 후 국립김해박물관(2020년 4월 21일~2020년 8월 9일)과 국립청주박물관(2020년 8월 25일~ 2020년 10월 4일)의 순회전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핀란드 디자인을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자.

<인간, 물질 그리고 변형-핀란드 디자인 10 000년> 전시 정보

■ 기간 : 2019년 12월 21일(토)~2020년 4월 5일(일)

■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종료 후 국립김해박물관(2020년 4월 21일~2020년 8월 9일), 국립청주박물관(2020년 8월 25일~2020년 10월 4일) 순회전 예정

■ 관람료 : [개인] 성인 3000원, 어린이 및 청소년 2000원 [단체] 성인 2500원, 어린이 및 청소년 1500원 ※ 유아 및 노약자 무료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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