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11.29.
- 조회수
- 3840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스포츠 현장에서 성별이 더 이상 핸디캡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당당히 증명해보인 세 명의 체육인이 모였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한국체육대학교 체육과학연구소, 한국체육대학교와 을지대학교, 한국여성스포츠회가 주관한 ‘2011 한국엘리트여성체육인 멘토링 포럼’의 개최장에서 말이다. 멘토로 나선 3人은 대한민국이 스포츠강국으로 우뚝 서기까지 여성의 저력을 보여준 임은주, 김임연, 임오경. 이들은 선수 시절 자신의 종목에서 국제적인 활약을 펼쳤고 국가대표 은퇴 후에도 후배 선수들에게 전설로 남겨졌다. 현재도 여전히 체육 발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이들 멘토가 차세대 스포츠리더가 될 후배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 전한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대화의 손길을 내민 선배들에게 후배들이 가진 궁금증에 대해서도 들어보자.
“내가 꿈을 이루면 난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된다.”
여성 선수로서의 꿈을 이룬 멘토들과 제2의 임은주, 김임연, 임오경을 꿈꾸는 많은 후배들이 서로에 대한 설렘으로 마주했다. 벅찬 기운이 가득한 강연장에는 현재 체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 및 지도들부터 다양한 체육계열 전공생들로 일찍부터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이번 포럼이 무엇보다 기대와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체육 현장에 나가 있는 여성 체육인 선배들이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후배들에게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고자 논의 끝에 직접 추진했다는 데에 있다. 멘토링 포럼의 준비위원장이자 한국체육대학교 체육과학연구소 소장인 이미숙 교수는 “이번 강연은 성공한 체육인들이 단순한 정신적 지주에 그치지 않고 롤모델로서 본질적인 삶의 정체성과 방향을 바꾸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러분, 정말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운동으로 더 큰 꿈을 펼치고 싶다면 두려워 말고 공부하고 도전하세요.” _ 임은주
강연이 시작되고 첫 번째 강연자로 무대에 오른 멘토는 임은주 교수였다. 당당한 미소로 말문을 연 임 교수는 ‘여성심판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러 번 달았던 화려한 심판 생활이 있기까지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임은주 교수는 영어 단어도 제대로 몰랐던 자신에게 실망한 후 무작정 미국행 비행기를 탔던 과거를 회상했다. 그녀는 후배들에게 “금메달은 보여 지는 잠시의 영광일 뿐이지만, 운동 이외에 영어 실력을 비롯한 공부를 통해 사회에 나가 제대로 된 경쟁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를 가지고 자신에 대해서 떳떳할 수 있는 후배들이 되길 바라는 그녀의 모습에 후배들의 눈은 빛났다.
“제가 해낼 수 있었던 건 꿈을 잃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를 보고 용기를 가지세요. 큰 꿈을 갖고 계획을 실천해나가야 해요.” _ 김인연
두 번째로는 김임연 전 장애인 사격 국가대표의 강연이 이어졌다. 4살 때 질병을 앓고 몸이 불편해졌다는 김임연 위원장은 장애를 가진 이유로 따돌림을 받았기 때문에 학교가 가기 싫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항상 꿈을 가졌던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전해 감동을 선사했다. 신체적 불편함과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선수로 활동할 수 있었던 자신을 보고 앞에 있는 후배들이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을 관리하는데 철저했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말했다. 덧붙여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시선과 태도가 바로잡히는 데에 함께 노력해주기를 당부했다. 김임연 위원장이 임은주 교수의 도움으로 무대에서 내려오며 훈훈한 모습을 자아낸 후 마지막 임오경 감독이 강연자로 나섰다.
“보이지 않는 차별의 벽을 여러분도 이겨내야 해요. 저는 나이가 들었어도 도전을 겁내지 않는답니다. 요즘은 매일 밤 11시가 되면 외국어 과외를 받아요.” _임오경
객석에서 큰 박수를 받으며 후배들의 인기를 실감한 임오경 감독 또한 여성으로서 받아야 했던 현장에서의 차별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선수시절부터 철저한 자기 관리로 완벽을 추구했던 임오경 감독은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면에서 자신을 채찍질해야 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인정을 일본 국민에게까지 인정을 받고 돌아왔지만, 한국 사정은 달랐어요. 선후배 감독들이 저를 반기지 않았죠. 결국 경기장에서만큼은 감독인 저를 남자로 봐달라고 울부짖어야 했어요.” 화려하고 대단해 보이기만 했던 선배의 젊은 시절 어려움과 치열했던 시간에 대해 들은 후배 선수들의 표정은 어느새 만감이 교차하는 듯 보였다.
소통으로 이뤄지는 진정한 멘토링
긴 시간을 할애할 수 없어 후배들을 아쉽게 했던 세 멘토의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2부에서 간단한 토론과 질문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선배들의 열정과 애정이 넘치는 강의만큼이나 객석에 있는 후배들의 질문 세례는 끊이질 않았다. “임은주 교수님의 자신감 넘치는 눈빛과 목소리는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요? 자신감이 없는 저에게 비결을 가르쳐주세요.”, “임오경 감독님, 운동과 공부를 하면서 한계에 부딪힐 때에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등의 질문으로 강연장의 분위기는 한층 밝아졌다.
쏟아지는 질문에 멘토들 또한 유쾌한 기분으로 대답을 해주었다. “나이가 들면 잠이 없어집니다.(웃음)농담이에요. 여러분 나이에 잠도 줄이고 먹는 시간도 아껴가며 운동하고 공부하라고 하고 싶지는 않아요. 오히려 잘 자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줘야 하죠. 그렇지만 계획성 있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끝나고 임오경 감독이 싸인볼을 객석에 던져 깜짝 선물을 하면서 포럼은 끝이 났다. 세 명의 멘토들은 강연이 끝난 후에도 오랫동안 무대를 떠나지 못하고 후배들과 더욱 가까이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데에 여념이 없었다.
이번 <한국엘리트여성체육인 멘토링 포럼>에서는 세 명의 성공한 여성스포츠 멘토들이 공통적으로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 여성에 대한 차별,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 그 중에서 특히 스포츠 현장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여성에 대한 차별 문제를 함께 안타까워하고 개선에 대해 고민하는 유익한 시간이 만들어진 것이다. 또 멘토들의 진심어린 조언이 객석에 전해지면서 후배들도 선배와 함께 자신의 미래, 스포츠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나갈 자신감과 사명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멘토링 포럼은 앞으로 매년 2회씩 꾸준히 개최돼 더 다양한 종목의 멘토들이 후배들을 찾게 될 것을 예고하며 마무리 지어졌다.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에서의 앞으로 이러한 멘토링 많아진다는 것은 스포츠선진국으로 나아가려는 기점에 경쾌한 신호탄으로 여겨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