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11.29.
- 조회수
- 5438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우리 엄마, 아빠는요. 초등학교 생활이 얼마나 힘든 줄도 모르면서 “성적은 왜 이렇게 낮니?” “달리기는 빨리 달리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단소랑 장구는 그냥 불고 치면 되는데 왜 못해?” 라고 저를 혼내기만 하세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랑 아빠께 “한 번 불어보세요!” 라고 말하고 싶어요. 모든 게 쉽다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이 답답하거든요.
우리 꼬마 친구들이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엄마와 아빠는 국악기 중에 단소가 가장 다루기 어려운 악기라는 걸 알긴 하실까요? 이러한 오해와 분란(?)을 막기 위해 국립국악원에서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가족국악강좌를 마련했답니다. 현장으로 한 번 찾아가 볼까요?
웃음으로 허물어지는 부모와 자녀의 벽
국립국악원에서는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주말에 가족국악강좌를 마련했습니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걸쳐 각각 10주간의 강좌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전에 여러 기관에서 진행된 단기 체험과는 달리 국립국악원에서는 무려 10회 수업으로 구성했답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국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국립국악원에서 마련한 가족국악강좌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가족국악강좌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강좌라는 점인데요. 한창 가요와 아이돌에게 관심을 가질 아이들에게 우리나라 전통 국악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직접 악기를 다뤄볼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한답니다. 게다가 악기의 난이도에 따라 수강할 수 있는 학년을 분류해서 눈높이 교육이 가능합니다. ‘장구와 전래동요’ ‘사물북 난타’는 초등학교 1학년에서 3학년, ‘가야금’과 ‘단소’는 초등학교 3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까지 강좌를 수강할 수 있어요. 또한 어렵기로 유명한 ‘해금’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들을 수 있답니다. 여기에 특별 강좌로 5-7세 유아를 위한 ‘놀이와 전래동요’ 반도 마련되어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님들도 국악강좌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덩 기덕 쿵덕, 얼쑤! 신나는 장구놀이
문 밖에서부터 신나는 장단이 들려오는 이 반에서는 무엇을 배우는 걸까요? 바로 장구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양손에 채를 들고 선생님의 박자에 맞춰 장구를 신명나게 치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수업에서 배운 악보를 복습한 후 우리나라의 굿거리장단, 자진모리장단 등 이론에 대한 수업도 함께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우리 꼬마 친구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장구 수업과는 또 다르게 엄마, 아빠와 함께 배울 수 있고 10주라는 시간동안 여유 있게 배울 수 있어 장구에 흥미를 더 갖게 되었다고 소감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도 사랑하는 우리의 가야금, 꼭 배우고 싶었어요!
신나는 장단의 장구소리와는 사뭇 다르게 옆 강의실에서는 아름다운 선율의 아리랑이 울려 퍼지고 있었는데요. 바로 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한국의 악기, 가야금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엄마와 아빠, 누나, 동생이 나란히 앉아 가야금 줄을 뜯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누나의 손을 곁눈질 하는 동생의 모습이 선생님께 발견되어 가야금반의 웃음꽃이 피기도 했습니다. 이미 몇 번의 수업을 들어서인지 가야금 줄을 뜯는 자세도 예사롭지 않았고요. 또한 모두가 연주하는 가야금 소리도 프로라고 할 만큼 아름다웠고요. 평소 까불까불할 것 같은 아이들이 악기 앞에서 만큼은 사뭇 진지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퓨전국악 ‘난타’와 국악계의 독보적인 녀석 ‘해금’의 세계로!
1997년 첫 공연 시작을 이래로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난타> 모두들 보셨나요? 까칠한 지배인의 명을 받고 4명의 요리사가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요리를 준비하는 것이 주된 줄거리인데요. 일상의 사물을 이용해 ‘타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이 공연은 모든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답니다.
이 뮤지컬의 여파인지 <사물북 난타> 강좌는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다른 반에 비해 사물북반은 아버지의 참가율이 높았는데요. 북을 두드릴 때마다 해소되는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아빠와 아들이 함께 두드리는 북소리는 뮤지컬 <난타>를 능가할 만큼 우렁차고 힘찼습니다.
▲ 타악기에 관심을 불러일으킨 뮤지컬 <난타>와 해금을 연주하는 초등생
신나는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강의실 옆에서는 애절한 소리가 잔잔하게 들려오고 있었는데요. 바로 세계 어느 나라의 악기에서도 들을 수 없는 독특한 선율의 소유자 ‘해금’이었습니다. 해금은 줄을 손으로 누르고 활로 줄을 문질러 내는 악기인데요. 줄을 누르는 정도에 따라 소리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굉장히 고난이도의 기술을 요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꼬마친구들과 어머님들이 잘 배우실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는데요. 하지만 저의 이러한 걱정은 강의실에 들어가자마자 훌훌 날아가 버렸답니다.
해금반은 독특하게도 외국곡인 <문 리버>를 연주하고 있었는데요. ‘잘 어울릴까?’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예상외로 피아노와 플롯 못지않게 원곡과 잘 어우러졌답니다. 지루할 법도 한데 맨 앞에서 꿋꿋이 자리를 지키는 남자 어린이부터, 이날만큼은 손에 주방도구 대신 활을 쥔 어머니까지 모두가 한 몸이 된 듯 소리를 맞추었습니다. 이런 도전과 시도가 퓨전 국악, 창작 국악의 세계화로 나아가는 발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쉬워보인다고? “나를 물로 보지마”
생각보다 어려운 국악기 단소
중학교 음악 시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단소! 기억을 잘 되짚어 보면 단순하게 생긴 단소가 생각보다 불기 힘든 악기라는 걸 아실 겁니다. 지금 학교에서 배우고 있는 단소를 더 훌륭하게 연주하기 위해 우리 아이들의 고충을 이해하기 위해 국립국악원에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단소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선생님께서 단소 외에 우리가 쉽게 보지 못한 국악기에 대해 설명도 해주셨는데요. “ㄱ자 모양으로 만든 16개의 경돌을 음높이의 순서대로 위, 아래 두 단에 8개씩 끈으로 매어단 저 악기가 편경”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편경은 돌의 두께에 따라 음높이가 다른데 경이 두꺼우면 소리가 높고 얇으면 그 소리가 낮다고 합니다. 또한 편종은 약 16개의 종을 두 단으로 된 나무틀에 매달아 놓고 쇠뿔로 된 망치로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로 종묘제례악과 문묘제례악에 사용되는 악기라고 합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악기를 실제로 본 아이들은 신기함을 감추지 못했답니다.
단소반 담당 강사 최상희 선생님은 “단소는 국악기 중 유일한 관악기 이자 연주하기 가장 어려운 악기”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사물북이나 장구 등 다른 국악기는 비교적 연주자의 실력이 크게 요하지는 않지만 단소는 직접 불어 소리를 내야하는 악기이기 때문에 더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온 가족이 함께하는 국악강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국악원에서 열리기 때문에 국악의 발전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현재 단소는 중학교 교과과정에도 들어있는 수업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대현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윤현우 어린이는 “주변 분들이 이 체험 프로그램을 추천해주셔서 신청”하게 되었다고 전하며 “바쁜 아버지와 함께하는 시간이 부족했는데 이 기회를 통해 아빠와 함께 주말을 보내고 국악도 재미있게 배울 수 있어 좋다”고 소감을 말했는데요. 아버지 윤성식 씨 또한 “공부가 아닌 음악을 아이와 함께 배울 수 있어 부담 없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을 나갈 기회가 많은 이 시대에 우리나라의 문화를 직접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이제 보고 듣기만 했던 국악은 가라! 직접 손으로 만지고 소리를 내는 국악 체험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에 한 발짝 다가서고 소중함을 알게 해준 국립국악원의 가족국악강좌! 10주간의 교육을 통해 12월 3일에는 발표회까지 갖는다고 하는데요.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국악사랑, 여러분도 내년에 도전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자세한 사항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