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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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49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여러분은 국악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나요? 보통의 대답은 “어렵다.” “고루하다. 나이든 사람들만 좋아하는 음악이다.”와 같은 반응이 나오죠. 하지만 이 콘서트를 한 번이라도 관람하게 된다면 그런 생각은 아마 ‘싹!’하고 사라지고 말 겁니다. 바로 젊은 국악인들의 톡톡 튀는 무대들로 구성된 ‘천차만별 콘서트’입니다. 2008년 첫 공연 이후 국악계에 새로운 반향을 일으키며 젊은 전통 예술가를 발굴하고 있는 이 콘서트의 뜨거운 경연현장으로 함께 가보시죠.
국악계에도 ‘슈퍼스타 K'가 있다?
▲ 창덕궁 옆에 위치한 북촌창우극장에서 ‘천차만별 콘서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박미래
신진국악인들의 실험무대인 ‘천차만별 콘서트’는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하였는데요. 국악계 최초 소극장 장기공연, 2008년 최우수 국악공연 선정에 힘입어 날로 그 유명세를 더하고 있습니다. 팀마다 이틀간의 단독공연을 갖고 난 뒤, 최종적으로 대상을 받는 팀에겐 문화체육관광부 상장과 함께 단독음반 제작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더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후문인데요. 올해 각기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17팀이 2차례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하여 다양하고 신선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천차만별 콘서트’가 국악계를 넘어 문화계 전체에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별콘지기 하윤정 예술감독과의 인터뷰
Q. 어떻게 콘서트를 기획하게 되셨나요?
저희 극장이 2007년부터 전통음악 전용극장으로 지정이 됐어요. 그 후 ‘국악계에서 지금 제일 필요한 부분이 어떤 부분일까? 내가 연주자로 활동을 하면서 제일 필요한 부분이 뭐였지?’를 생각해봤죠. 음악가로 처음 사회에 발을 내딛은 후 계속해서 음악을 하며 살아가기 위해선 발판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렇다면 실력 있는 젊은이들을 새로 발굴하고, 그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해보자.”해서 이 신진국악 실험무대를 만들게 됐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신진 국악인들을 지원하는 기금도 마련돼 있어서 협의 후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Q. 공연명을 '천차만별 콘서트'라고 정한 이유는?
이 공연을 시작할 때 한창 퓨전국악이 대중들에게 알려지고 퍼지던 시기였어요. 많은 퓨전국악 팀들이 등장하고 사라지면서, 사람들이 국악의 어떤 한 흐름으로 퓨전국악을 인식하기도 했죠.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봤을 때 그 때의 퓨전국악 팀들은 획일적인 스타일의 음악을 가지고 우후죽순 생겨났어요. 이 팀이 저 팀인지 음악적으로 전혀 구분이 안 되는 거죠. 이제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이 필요하겠다고 느껴서 천차만별 콘서트의 콘셉트를 잡게 되었어요. 다양성과 독창성에 주안점을 두고 그에 어울리는 이름을 찾다보니까 천차만별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거기에 별이라는 게 저한테는 다르다는 이름보다 스타라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이제 국악계에도 스타가 나와야겠다는 의미로 이렇게 지었어요.
Q. 사실 국악이 비인기 음악이라 처음엔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을 것 같아요.
걱정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많이들 궁금해 하고 기대를 많이 하셨어요. 국악이 일반인들에게 다가갈 때 전통적인 느낌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으니까요.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했고, 그 중 하나가 퓨전국악이었던 거죠. 그런데 ‘천차만별 콘서트’는 퓨전국악을 위한 무대라기보다는 젊은 연주자를 발굴해내는 무대이기 때문에, ‘도대체 젊은 애들이 하는 국악은 뭘까?’라는 기대감이 있었죠. 그리고 딱히 국악계 내에서 ‘젊다’라는 이슈를 가지고 공연을 묶어내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거의 두 달 반을 신진들로만 무대를 꾸민다는 것은 당시에는 획기적이었죠. 공연 후 반응이요? 말할 필요도 없이 뜨거웠죠.(웃음)
Q. '천차만별 콘서트‘에서 대상을 받으려면?
두 가지가 상반되는 의미인 것 같지만, 독창성과 전통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독창성이라는 것이 나 혼자 잘났다는 나만의 독창성이 아닌 전통음악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서 오는 새로움이에요. 단순히 독창적이고 참신하기만 한 것을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얼마든지 있어요. 하지만 천차만별에서 원하는 독창성은 전통에 뿌리를 둔 독창성이라 거기에 부합하기가 굉장히 어렵죠.
천덕꾸러기 피리가 재즈라는 날개를 달다, '진윤경 밴드'
월드뮤직을 지향하는 '진윤경 밴드'는 리더 진윤경 씨가 전곡의 작곡과 구성을 맡아 눈길을 끌었는데요. 이 팀은 재즈와 한국전통음악을 접목시켜 익숙하지만 새로운 느낌의 연주를 선보였습니다.
▲스페셜 게스트 전영랑 씨와 무대를 꾸미는 ‘진윤경 밴드’ ⓒ박미래
스페셜 게스트인 전영랑 씨가 아리랑을 재구성한 곡 ‘HOPE'를 구성지게 부르자 관객석에선 “얼씨구”, “잘한다”라는 추임새를 곁들어 흥을 더욱 돋웠답니다. 사실 관객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연주는 ‘조선탱고’라는 곡이었는데요. 도입부의 생황 독주는 모든 좌중을 압도시키기 충분했답니다. 생황과 기타, 베이스, 신디, 드럼과의 만남은 재즈와 국악 사이의 중간 지점에서 교묘한 줄타기를 하며 신선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본 공연이 끝나고 ‘관객과의 대화’시간이 이어졌는데요. 한 여자관객 분께서 “오늘 공연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앨범 발매가 된다면 꼭 사고 싶습니다.”고 말하자 진윤경 씨를 포함한 모든 팀원들이 굉장히 뿌듯해 했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진윤경 밴드'와의 만남
Q. 국악과 재즈를 접목시킨 계기는?
저희 팀은 재즈 쿼텟(4인조)와 저로 구성돼 있는데요. 베이스, 기타, 신디, 드럼 이렇게 4종류의 악기가 재즈할 때 많이 쓰이는 악기들이에요. 근데 메인 자리에 색소폰 대신 생황, 피리, 태평소를 넣어 함께 공연하게 된 거죠. 국악과 재즈 둘 다 즉흥성이 큰 음악이라, 두 음악 사이에 분명히 융합지점이 있을 것 같아 계속 작업하다 재밌어서 지금까지 왔고요. 곡들 모두 실제로 즉흥적으로 연주해보면서 정리한 결과물이라 보면 되요.
Q. 팀원들은 어떻게 구성하게 되셨나요?
다 친한 사람들이고요. 저와 함께 생황을 연주하는 친구는 제 친한 후배에요. ‘조선탱고’라는 곡을 연주할 때 생황 두 대가 나오면 더욱 강렬한 곡조를 만들어낼 수 있더라고요. 공연 흐름상 필요할 것 같아 같이 하게 됐어요. 피리 보조 연주자로 나섰던 친구는 제 제자에요.(웃음) 10년 뒤 저 친구 역시 이런 작업을 할 테고, 이번 기회에 좋은 추억 남겼으면 좋겠어서 이런 기회를 마련하게 됐어요.
Q. 어떻게 해서 ‘천차만별 콘서트’에 참가하게 되셨나요?
실험하는 것은 저희끼리 얼마든지 해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음악이란 게 사람들 사이에서 소통할 때 더 의미가 있잖아요. 그리고 저희가 연습한 결과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기도 하고.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무대가 바로 ‘천차만별 콘서트’ 무대에요.
유쾌한 여섯 남자들이 나타났다, '연희 컴퍼니 유희'
이 팀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 출신 동갑내기들로 구성된 팀인데요. 팀 이름 ‘유희’는 놀이라는 뜻도 있지만 YOU+喜(기쁠 희)가 합쳐져 ‘당신을 기쁘게 해드리겠습니다.’라는 이중적인 뜻을 지니고 있답니다. 이 팀은 관객석 조명이 꺼지자마자 그 뒤로 북 소리를 ‘쿵’하고 내며 깜짝 등장했는데요. 구음을 통해 원시인들의 축제를 재현한 작품 ‘고인돌’은 팀원들의 우스꽝스러운 연기와 동작들로 관객석에선 웃음이 끊이지 않았답니다. 공연 사이사이에 마련된 탈놀이는 이 공연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는데요. 리듬에 맞춰 맛깔나게 사투리를 구사하며 해학과 풍자의 재미를 살렸죠. 관객들은 마치 말뚝이와 대화하는 것처럼 “얼씨구.”, “좋다.”를 연신 덧붙였고요.
▲ “양주에서 온 민중의 재담꾼 말뚝이라 하오.” ⓒ박미래
공연 중 갑자기 한 연주자가 멈춰 서 관객들이 의아해했는데요. 상모가 벗겨져 당장 끈을 다시 매지 않으면 뒤에 이어지는 공연을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답니다. 그는 쑥스러워하며 “흥을 깨서 죄송합니다. ‘잘한다!’고 더 응원해주세요, 여러분.”이라 하자, 관객들 역시 호응과 격려의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관객과 하나 되어 무대를 만들어가는 유희 팀의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답니다.
북촌에 별콘보러 가요
저 역시 별 기대 없이 공연을 보러 갔는데요. 두 공연 모두 제가 공연시간 한 시간 반 동안 눈을 뗄 수 없는 최고의 무대였답니다. 저 또래의 친구들이 앞으로 국악계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하니 든든하기도 하고요. 2018년 평창 올림픽에 발맞춰 ‘천차만별 콘서트’ 참가팀들이 우리 음악을 세계에 더욱 알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2011 신진 국악 실험무대 ‘천차만별 콘서트 기간 : 2011.07.21-10.04, 매주 월·화·목·금 저녁 7시 30분 장소 : 북촌창우극장 (창덕궁 주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indiegugak.com)를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