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05.26.
- 조회수
- 5489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풀잎의 진한 향기가 바람에 스치며 코끝을 상쾌하게 만드는 요즘. 서서히 여름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가만히 있으면 몸서리치게 만드는 뜨거운 열기를 우리는 아주 잘 알기에. 이쯤에서 어디론가 떠날 계획을 짜기 시작하는데요. 동네 뒷산이나 집 앞 계곡 이외에 아직 별다른 풍경이 떠오르지 않는 분들을 위해 즐거운 소개를 해볼까 합니다.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는 선정위원회 뿐만 아니라 국민 온라인 투표를 거쳐 ‘꼭 가보아야 할 한국 관광의 으뜸명소 8곳’을 선정하였는데요. 여기엔 창녕의 우포늪, 경주 남산·월성 유적지, 안동 하회마을, 수원 화성, 순천만-여수 엑스포, 성산 일출봉, 전주 한옥마을, 북촌·삼청동·인사동 전통문화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적인 매력이 넘치는 8대 으뜸명소 중 무려 세 곳이 경상도에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어렵지 않게 여행 할 수 있는 경상도의 대한민국 3대 으뜸 명소를 대학생 기자가 직접 탐방해보았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시크릿 가든, 창녕 우포늪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습지입니다. 강물이 흐르다 고이는 오랜 과정을 통해 서서히 생겨난 우포늪. 이렇게 1억 4천만년 동안 완벽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갖춘 생태계를 유지해왔기에 1998년부터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보호받는 세계인의 자연 유산입니다.직접 목격하는 우포늪은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신비스러운 공간입니다. 안개 속에 둘러싸여 절대로 한 번 에 모든 걸 보여주지 않는 우포늪은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매력적인 여행지인데요. 고요한 듯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습지에는 평소에 절대로 만날 수 없는 다양한 철새들과 셀 수 없는 야생 동식물들이 북적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단 7마리만 있다는 멸종위기의 따오기도 우포늪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여름의 우포늪은 더욱 화려합니다. 그동안 모습을 감추고 있던 마름, 자라 풀, 생이 가래와 개구리밥과 같은 수생식물들이 늪 전체를 뒤덮어 마치 녹색의 융단을 깔아놓은 것 같은 아름다움을 연출한다고 하네요. 우리 주위에선 생태계 파괴는 일상이 되어버렸지만, 우포늪만큼은 여전히 생명들을 감싸 안고 있습니다. 아득바득 애쓰며 살아가고 있지만 결국 우리 또한 위대한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만드는 우포늪의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 이번 여름, 우포늪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을 것 같네요.
전통문화가 S라인으로 휘감아 흐르는 곳, 안동 하회마을
작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하회마을은 풍산 류 씨가 조선시대 이후 수백 년간 유교문화를 고수하며 옛 모습을 지켜온 한옥마을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양반 마을이라지만 하회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다름 아닌 서민놀이 탈춤에 등장하는 하회탈이죠. 따라서 하회마을의 가장 큰 특징은 조선시대의 양반문화와 서민 문화가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어 흥미로운 풍경을 연출한다는 것입니다. 소박한 초가집과 웅장한 기와집이 보기 좋게 뒤섞여 마치 수백 년전 전으로 돌아간 듯 한 착각에 빠지게 만들죠.
게다가 하회마을만이 지닌 자연 경관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이름 그대로 마을을 S라인으로 휘감은 낙동강, 마을 반대편 기암절벽의 부용대, 병풍처럼 둘러 싼 3개의 산, 울창한 만송정 소나무 숲과 그 뒤로 끝없이 펼쳐진 하얀 모래사장은 하회마을을 더욱 돋보이게 하죠. 실감나게 잘 보존된 하회마을의 전통가옥에서 옛 정취에 흠뻑 젖어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하룻밤 묵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아참, 잠들기 전에 달빛을 벗 삼아 하회마을의 여름밤을 산책해보세요. 초가집 지붕에서 풍겨 나오는 짚 내음과 전통가옥의 나무기둥에서 나는 오래된 향기가 안동마을에서의 하룻밤을 더욱 은은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
천년을 이어온 신라의 달밤, 경주 남산·월성 역사유적지
여러분 혹시 수학여행 어디로 가셨는지 기억나세요? 단지 내 인생의 첫 공식 외박이란 짜릿함에 사로잡혀 무엇을 보던지 별 감흥을 못 느끼던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분명히 무려 2박3일이나 수학여행을 했지만 아직도 경주를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죠. 이러한 무의식적 편견 때문인지 수학여행 필수코스였던 경주로 따로 시간을 내서 여행을 떠나는 분들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하지만! 경주는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문화를 간직해 생각보다 훨씬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입니다. 흔히들 ‘경주’하면 석굴암과 불국사만 떠올리는데요. 하지만 경주 사람들은 “남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경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남산은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입니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가 탄생한 나정에서부터 신라의 종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포석정지에 이르기까지 남산에는 신라 역사의 시작과 끝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요즘엔 특히 남산에서 소나무 숲이 가장 인기가 좋은데요. 배병우 사진작가의 세계적인 작품 <소나무>가 바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고 하기 때문이죠. 남산은 산세가 가파르지 않고 비교적 오르기가 쉬워서 산을 타며 여기저기에 숨겨진 유적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꾀나 쏠쏠합니다. 실내 박물관에서 눈으로만 유물을 관람하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고들 해요.
경주 시내의 월성을 중심으로 안압지, 첨성대, 계림, 분황사, 대릉원과 같은 유적들로 이루어진 월성 역사유적지는 이미 2000년 세계문화유산에 올라 세계적인 가치를 증명했다고 하네요. 특히 신라의 달밤이 어떠한지 궁금하신 분들께 안압지의 야경을 적극 추천해요. 알록달록한 불빛과 어우러진 안압지의 모습에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만큼의 황홀함을 느낄 수 있죠. 이러한 월성 유적지들은 따로 떨어져 있지만 마치 하나의 공원과 같이 잘 연결되어 있어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며 돌아볼 수 있어요. 특히 커플들에게 유익한 데이트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이번 여름은 <으뜸명소>로 여행가세요
각각의 으뜸명소들은 서로 다른 색깔을 지녔지만 우리나라 대표 명소들답게 음식, 숙박, 교통 등 관광 인프라가 아주 잘 갖추어진 곳들입니다. 더욱 많은 분들이 어렵지 않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를 즐길 수 있도록 문화부는 앞으로도 꾸준히 으뜸명소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올해 여름엔 습관적으로 피서지를 찾아 헤매는 대신에 으뜸명소로 여행을 떠나보세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덟 가지 풍경들은 그대들의 가슴속에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 줄 테니까요. 이제 한 달 뒤에 여름방학 <내일로 기차여행>을 떠날 대학생이라면 으뜸명소 한곳쯤은 꼭 코스로 넣어주는 센스를 발휘해보세요. 더욱 알찬 여행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