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05.23.
- 조회수
- 4436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지난 14일(토) 하루만큼은 축구 선수가 되는 꿈을 꾸는 아이들이 200여명이 늘었을 것이다. 전국에서 올라온 축구 꿈나무들이 잔디 위에서 맛깔 나게 공을 찰 수 있는 축구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5월 10일 예선전을 거쳐 14일 결승전을 마친 ‘제1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지역아동센터 축구대회’ 부산, 강원도 정선, 전북 전주 등 지방에서 올라온 어린이 선수들의 결연한 표정아래 킥오프 호루라기가 우렁차게 울렸다.
제2의 박지성을 꿈꾸는 지역아동센터 선수들
“패스!” “헤딩!” 운동장에서 뛰는 선수들은 서로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서로에게 작전을 지시도 하면서 승리를 향해 땀 흘리고 있었다. 패스와 헤딩은 분명 영어지만 이날 운동장 한복판에서 쏟아진 패스와 헤딩에는 부산 사투리와 전라도 사투리, 강원도 사투리가 각각 섞여 있었다. 140cm도 못 미치는 어린이들의 지역색이 짙게 묻은 사투리는 관중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유니폼도 맞춰 입고 나오니 더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물론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은 전문 축구팀이 아니다. 20여개의 지역아동센터는 센터를 다니는 아이들을 주축으로 팀을 꾸려 이번 대회에 나섰다. 14일의 경기는 치열했던 예선전을 거쳐 실력을 검증받은 결승 진출팀의 손에 땀을 쥐는 한판 승부가 있었다. 중등부, 초등부, 여자팀 결승경기와 초청팀 경기가 있었다.
▲ 중등부 우승을 한 부산지역팀. 경기 직후 골세레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출전 가능한 중등부 경기에는 진지한 분위기가 흘렀다. 스페인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부산팀과 네덜란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서울강남팀은 경기 초반부터 팽팽하게 맞붙었다. 전후반 25분씩 정해진 시간이 지나도록 양 팀의 득점이 없어 결국 승패는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선수와 지켜보는 관중들의 피를 말리던 승부차기에서 부산팀은 4:3으로 서울강남팀을 꺾었다. 준우승을 한 서울강남팀의 이민규선수는(서울강남, 중2) “열심히 뛰었지만 준우승에 그쳐 너무 아쉽지만 이런 전국에 있는 같은 또래 친구들과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며 내년 대회를 기약했다. 이번 1회 축구대회에서는 중등팀 우승은 부산, 초등팀 우승은 대전, 여자축구 우승은 춘천이 차지했다.
▲ 결승전 양팀의 응원하는 모습
지역아동센터란?
지역아동센터란 지역사회에 저소득층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건복지부 승인 하에 설립된다. 지역아동센터는 형편이 어려워 과외나 학원등 사교육을 받을 수 없는 학생들에게 교육 받을 기회를 제공하고 급식지원, 영화·연극 관람 등 문화생활도 지원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종교단체와 시민단체 등에서 맡아 운영하고 있다.
interview
"나이는 달라도 축구 하나로 친한 우리들!“ 부산지역 팀 주장, 강건주 고1
결승전 직전 부산지역 팀 주장을 인터뷰 했다. 애써 여유로운 표정을 보였지만 틈만 나면 연습을 하며 긴장감을 풀고 있었다. 긴장 때문인지 부끄러움 때문인지 몰라도 인터뷰를 거부하다가 결국 말문을 열었다.
부산지역팀 소개를 부탁한다. 가덕도에서 왔다. 가덕도에 학교가 한 군데 있다. 그 학교에서 축구를 통해 친한 애들끼리 모여서 팀이 됐다. 이번 부산지역 팀은 가덕도 출신 10명과 부산 반송에 있는 새소망 교회 5명이 모였다. 평소 축구를 좋아했고 나이는 달라고 축구하나로 친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쉽게 뭉쳐서 나왔다.
경기를 위해 서울까지 언제 올라왔는가? 대회 하루 전 버스 한 대 대절해서 부산지역 팀 선수들과 응원단 모두 내려왔다. 거의 5~6시간 가까이 걸렸는데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 이렇게 서울이 먼지 몰랐다. 한사람이 초과돼 3명이 끼여서 앉아 오기도 했다.
잠은? 서울에 있는 찜질방에서 잤다. 또래 친구들하고 같이 찜질방에 있으니 재밌기는 했으나 편한 잠은 못 잤다. 결승전에서 지면 찜질방 때문이다.(웃음)
서울은 자주 오는 편인가? 학교에서 수학여행으로 온 적 있다. 경복궁과 청계천, 서울대공원 갔던 것 같다. 수학여행 필수 코스다.
결승전을 앞두고 있는데 상대를 이길 자신 있나? 상대방 팀(강남서울)이 생각보다 키가 큰 것 같아서 걱정이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내가 가운데 수비수로서 다 막아주겠다.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내 포지션이 아무래도 수비수이다 보니 수비수가 좋다. 존 테리(첼시)와 에브라(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가장 좋아한다. 우리나라 선수는 당연히 박지성을 제일 좋아한다.
인터뷰에 응해주었던 강건주 선수는 결국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었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서울강남지역 팀을 이기고 우승했기 때문이다. 시상식에서 내려오면서 익살스런 표정으로 기자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 |
아름다운 세상,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세상
제1회 문화체육관광부 전국지역아동센터 축구대회는 (사)나눔과 기쁨이 주관했다. 나눔과 기쁨은 2004년 동네 안에 있는 교회, 학교, 기업 등 동네 구성원들의 도움의 손길을 모아 그 지역의 차상위계층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창립된 단체다. 이는 서경석 목사가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민간사회안전망의 기능을 하고 있다.
이번 대회의 준비위원장 이찬하 목사는 “아이들이 전국 단위로 한자리에 모여 축구경기를 하게 되니 너무 좋아한다”며 “청소년기를 힘들게 보내고 있지만 늘 씩씩하게 자라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때론 진지하게, 때론 즐겁게 웃으며 뛰는 모습이 너무 예쁘다”고 말했다. 또 국회의원 ‘빈곤 없는 나라 만드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명순의원은(보건복지위원회의원) “이 자리에 참가한 아이들 중에 나중에 세계적인 대스타운동선수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이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는 첫 번째 대회라 비교적 규모가 작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내빈으로 초청된 인사들의 규모는 이번 대회의 의미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보여줬다. 이 자리에는 대회장으로 강지원 변호사, 강명순 의원, 권택기 의원, 전혜숙 의원, 엄신형 목사 등이 참석했고 가수 민혜경씨와 탤런트 이일화씨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이번 대회는 결승전 전날인 13일 완도 노화도 지역팀 어린이 선수들을 서울로 초빙해 서울투어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전 주의 날씨가 궂은 관계로 배를 타고 나올 수 없어 노화도지역아동센터 선수들은 서울에 오지 못했다. 이찬하 목사는 “올해는 어쩔 수 없이 기회를 놓쳤지만 앞으로 계속 될 대회이기 때문에 내년에라도 기회가 되면 또 초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화도지역아동센터 대신해 서울 광진구 지역아동센터 선수들이 강원도 정선팀과 초청경기를 벌였다. 대회의 시상식이 끝나고 내빈과 선수의 서로를 향한 박수소리도 끝이 날 무렵 그 자리에 함께한 모든 사람이 같은 노래를 불렀다.
“작은 가슴 가슴 마다 고운 사랑 모아 우리 함께 만들어봐요 아름다운 세상”
- 아름다운 세상, 유리상자
▲ 강명순 의원은 각 지역팀들을 방문하며 친근하게 인사말을 건넸다. 허물없는 친근감으로 다가가 어린이들도 어리광을 피우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