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문득, 한낮의 그림자 위로》
- 분야
- 전시
- 기간
- 2025.05.23.~2025.06.20.
- 시간
- 화-일 09:30-18:00 / 월요일 휴관
- 장소
- 충북 | 청주시립도서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 요금
- 무료
- 문의
-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043-201-4057~8
- 바로가기
- https://cmoa.cheongju.go.kr/cjas/speclExbiView.do?key=107&exbiNo=809&pageUnit=10&searchCnd=all&searchKrwd=&pageIndex=1&kindExhi=
전시소개
2025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초대전
《문득, 한낮의 그림자 위로》
어떤 순간들은 지나가면서 비로소 흔적을 남긴다. 이번 전시는 대구예술발전소 15기 입주작가 12인이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라는 타지의 공간에서 펼쳐 보이는 창작의 한 장면이자, 남겨질 또 하나의 기록이다.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세계를 밀고 나가는 여정의 중간에서 잠시 새롭게 마주한 장면을 열어낸다.
12인의 작가—구지은, 권효정, 김상덕, 김제원, 모유진, 손진희, 손혜경, 신건우, 신도성, 원선금, 원예찬, 전영현—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구축해온 작업의 언어는, 초대라는 형식 너머에서 각자의 작업 세계가 도달한 한 시점을 공존하게 한다.
구지은은 도시와 자연, 인간과 비인간 사이의 감각적 공명을 기록하며, 집이라는 기억의 장소를 생태적 감수성으로 확장하고, 권효정은 식물의 변모와 향에서 감각의 흐름을 포착하며, 변화와 정지, 부분과 전체가 공존하는 삶의 리듬을 회화와 조각의 언어로 조직한다. 김상덕은 부조화와 이질감이 중첩된 장면을 통해 현실의 복제이자 일탈인 가짜 세계를 구성하며, 기묘한 감각과 불안을 자극의 언어로 전환한다. 김제원은 사라진 노동과 잊힌 장소의 흔적을 고고학적 시선으로 더듬으며, 시간에 침식된 기억과 물성을 드로잉과 설치로 되살려낸다. 손진희는 익숙한 사물의 용도를 해체하고, 조형성과 혼종적 상상력을 결합해 새롭게 바라봄으로써 일상과 비일상, 기능과 상상을 유연히 넘나드는 시선을 제시한다. 모유진은 관계의 여운과 감정의 층위를 얇고 단단한 화면 위에 포개며, 익명의 순간들이 공유의 풍경으로 바뀌는 그 사이의 밀도를 기록한다.
손혜경은 자본주의 사회 속 상품의 물리적 속성과 추상적 관계가 공존하는 이중성을 드러내며, 오브제를 통해 대립과 균형,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시각화한다. 신건우는 자연처럼 가장된 인공의 감각을 해체하며, 타인의 시선과 시대의 잔류 이미지가 빚는 불확실한 정체성을 탐색한다. 신도성은 스쳐간 장면과 망각된 감각을 환상의 언어로 되살리며, 현실의 가장자리에서 자신만의 감각적 시간을 구축한다. 원선금은 일상 속 무의식의 영역까지 침범해 있는 일회성 소비재들을 기능 너머의 시각적 특징들로 재구성하며 질문을 던진다. 원예찬은 멸종한 생명을 말할 수 없는 존재로 호명하며, 인간 중심의 진리 바깥에서 존재의 윤리를 탐색한다. 사라진 생명의 시선에서 인간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며, 당연했던 진리를 뒤집는 사유를 펼친다. 전영현은 생산체계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기능화되고 연료화되는지를 고찰하며, 비가시적 구조가 인간에게 남기는 잔류 감각을 시각적으로 환기한다.
2025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초대전 《문득, 한낮의 그림자 위로》는 각자가 품은 창작세계의 한낮을 향해 나아가는 궤적 속에 남겨질 감각의 단면이자, 여정의 밀도와 방향을 증명하는 흔적이다. 문득 멈추어 기록한 이 순간이 각자의 여정을 향한 다음 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