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다원예술 2025: 숲

MMCA 다원예술 2025: 숲

분야
전시
기간
2025.05.23.~2026.01.15.
시간
월, 화, 목, 금, 일 10:00~18:00 / 수, 토 10:00~21:00 / ※1월 1일, 설날, 추석 당일 휴관
장소
서울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요금
개별 프로그램 별 상이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02-3701-9500
바로가기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2&exhId=202501060001890

전시소개

국립현대미술관의 다원예술«숲»은 인류세 시대에 미술관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질문을 던지고, 사람과 숲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지금의 숲들은 과연 과거의 숲과 어떻게 다르며, 우리는 과거에 어떻게 숲과의 관계를 맺어왔을 것인가를 생각해 봤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 숲은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해보면서 시작했지만, 오히려 숲에 있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반대의 질문이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2025년 5월부터 2026년 1월까지 매월 다른 프로그램으로 진행됩니다. 올해 다원예술은 기존 다원예술의 문제의식을 변주하고 확장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2022년 «미술관-탄소-프로젝트»에서 언급된 미술관의 탄소배출량을 상쇄하기 위한 '숲 조성'이라는 접근이 가지는 논쟁 지점이 중요한 문제의식 중 하나일 것입니다. 탄소흡수량을 높이는 것과 같은 "기능적 숲"은 우리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숲의 개념과는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렇듯 숲을 둘러싼 다른 관점이 시작점입니다. 2023년 «전자적 숲; 소진된 인간»에서는 피곤한 현대인이 마음의 평정을 구하기 위해 현대적 숲에 들어가는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올해는 명상조차 소셜 미디어나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는 동시대 삶에서, "고전적 숲"은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현재는 어떠한지를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빽빽한 숲"에서 시작합니다. 다원예술 2024가 '우주'였다면, 2025는 '숲'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빽빽한 숲은 우주와 같은 다양성에 대한 제안이기도 합니다. 현상, 세계, 우주 등 모든 것을 의미하는 삼라만상(森羅萬象)에서 '삼(森)'은 나무 목(木) 세 개가 모여 이루어진 한자로,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을 의미합니다. 이는 동아시아 사유 전통에서 숲이 가진 존재론적 중요성을 보여줍니다. 숲은 수많은 종류의 생물과 미생물이 공존하고, 생물과 비생물의 경계가 흐려지는 혼종적 공간입니다. 빽빽한 숲은 단순히 나무가 많은 공간이 아니라 무수한 존재들이 서로 얽히고 끊임없이 전환하는 다양성과 역동성을 말합니다. 숲과 우주는 인간의 인식을 초월한 실재이자,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 그리고 다원성의 공간일 것입니다.


숲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깊은 정서적 영향을 주는 교감의 장소였습니다. "정동의 숲"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동(affect)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이 아닌, 몸과 환경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회적이고 집단적인 정서의 흐름을 의미합니다. 올해 다원예술은 숲과의 깊은 교감에서 나아가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정서의 움직임에 주목하고자 했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Henry David Thoreau)는 자연과 고독 속에서의 삶에 관한 철학적 에세이 『월든』에서 "여러 차례의 눈보라를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맞았다. 밖에는 눈이 미친 듯이 휘날리고 올빼미의 울음소리마저 멈춰버렸지만 벽난로 앞에 앉아 있는 나에게는 마냥 즐거운 겨울밤이었다"라고 적었습니다. 소로가 추구했던 것은 단순한 고독이 아닌 '세계와의 새로운 관계'였습니다. 이에 영향 받은 작가들은 소로의 내밀한 세계를 자신의 작업으로 변환시키며, 현대인의 단절된 자연 경험을 몸과 감각으로 재연결하는 사색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는 개인의 경계를 넘어 우리 모두의 정서와 감각과 공명합니다.


"공생의 숲"은 인간중심주의의 해체를 제안합니다. "우리는 흙이지, 인간이 아니다; 우리는 퇴비이지, 포스트휴먼이 아니다"라는 도나 해러웨이(Donna Jeanne Haraway)의 선언처럼, 숲은 여러 존재들의 역동적인 연결망의 공간이자, 위계적인 지배를 넘어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하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숲은 "보살피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식물학자이자 작가인 로빈 월 키머러(Robin Wall Kimmerer)는 "일부 원주민 언어에서는 식물을 가리키는 단어가 '우리를 보살피는 이들'로 번역된다"고 적었습니다. 큐레이팅의 어원인 라틴어 'cūrō'도 '돌보다'라는 뜻으로, 식물과 숲을 돌보는 것은 삶의 회복을 의미합니다. 이는 미술관의 오래된 역할과도 연결됩니다. 다원예술에서 소개하는 작업들은 숲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숲, 땅, 나무와의 관계를 신체적 경험으로 변환시켜 돌봄의 방향성을 재고합니다. 인간이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비인간 존재가 인간을 돌보는 상호적 관계를 발견하고 공생의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며, 보살핌이 지닌 동시대적 의미와 역할의 전환을 관객들과 함께 탐색합니다.


다원예술 «숲»의 일련의 작업들은 연극, 무용, 퍼포먼스, 음악, 워크샵, 강연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매체와 장르 사이, 미술관과 숲 사이의 경계를 흐립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체험은 여러 형식과 존재 그리고 문화 사이의 교류를 촉진하려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12월에는 다학제간 연구 프로젝트인 <다가오는 숲>이 진행되며,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가 참여해 숲을 여러 방식으로 탐구하는 실천적 연구를 기반으로 합니다. 또한 '다원예술 쇼케이스'가 3회째를 맞이하여 계속됩니다. 올해는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축제인 '교토실험축제(Kyoto Experiment)'와 협력하여 9월 서울에서, 내년 10월 교토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교토 실험 축제는 실험적인 공연예술을 소개하며, 사회 속에서 새로운 대화와 가치를 탐구해왔습니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다원예술은 앞으로도 신진 작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장려하고 예술의 경계 확장과 통섭의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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