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우희경 : 근화아파트
- 분야
- 전시
- 기간
- 2024.10.31.~2024.11.17.
- 시간
- 화-일 11:00-18:00 / 월요일 휴관
- 장소
- 강원 | 개나리미술관
- 요금
- 무료
- 문의
- 070-8095-3899
- 바로가기
- https://www.instagram.com/gae.na.ree
전시소개
우희경 작가의 그림은 따뜻한 색감을 지닌다. 손목의 힘을 빼고 가볍게 덧칠하며 색을 쌓아 올리는 방식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우리 마음의 빗장을 풀어준다. 캔버스에는 그의 어린 시절을 상징하는 ‘근화아파트’, ‘비디오테이프’, ‘카메라’, ‘탁상시계’, ‘연필깎이’, ‘울트라맨 장난감’ 등이 등장한다. 이러한 물건들은 동시대를 살아온 관객들에게 “이거 뭔지 알지!”라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들은 비현실적 배경인 환유적 불빛 위에 배치된다. 아파트의 불투명한 창에 비쳐 번진 불빛은 희미하면서도 강렬하며,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게 한다. <백일몽>(2024) 시리즈는 붉은 빛과 푸른 빛을 띤다. 어머니가 숫자를 적어 그리는 법을 알려주던 별, 어머니의 등에 업혀 보던 불꽃과는 다르게 그 형태는 불완전하고 색도 단순하다. 작가는 꿈과 현실이 뒤섞인 백일몽의 비형태적인 성질을 이 불빛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백일몽>은 작품 전반에 걸쳐 도드라지게 나타나며, 깜박깜박 신호를 보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건 내가 겪은 진짜 신기한 이야기야.”라며 속삭인다. 처음 집을 보던 날 창밖에 비쳤던 마녀의 실루엣, 몸이 떠오를 것만 같아 식탁을 붙잡았던 일, 어머니가 욕조에서 이불 빨래를 하던 날 거품 속에서 아끼던 장난감을 구조한 기억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문틈 사이로 보이던 입술이 빨갛던 삐에로, 까만 비닐봉지가 검은 고양이로 변해 달려들었던 일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나 역시 백일몽에 빠지는 순간이다. (김보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