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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 작가노트 >

어린 시절, 만화로 접한 [오즈의 마법사]는 나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사기꾼 오즈의 마법사에게 속아 목숨을 건 모험을 펼친 도로시와 친구들이 결국 그의 비겁한 해결책에 만족하는 결말은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는 오늘날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무책임한 조언을 던지며 '공부만 하면 행복할 거야', '좋은 대학을 나와야 훌륭한 사람이 돼'와 같은 말도 안 되는 해결책을 제시하는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이러한 생각 끝에, 나는 과학자의 입장에서 [오즈의 마법사]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했고, 전시 제목을 [오즈의 과학자]로 정하게 되었다. 다시금 원작을 정독하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보고자 했다.

만약 사기꾼 오즈의 마법사가 아닌 [오즈의 과학자]가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어떨까? 과학자이자 교육자로서 아이들의 성장과 발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들에게 진짜 답을 주고 싶었다. 

그들이 가진 [결핍]이란 사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것임을 알려주고 싶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즐겨 보는 영화, 드라마, 만화, 소설들은 주인공이 여행을 통해 다양한 인물과 모험을 만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오즈의 마법사]에서도 도로시, 허수아비, 양철나무꾼, 사자는 자신의 결핍을 깨닫고 이를 채우기 위해 험난한 모험을 거듭하며 

성장한다. 이미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깨닫기 위해 험난한 여행이 필요하며, 지금도 그러한 여정 중에 있는 것이다.

과학을 기반으로 한 문명의 발전은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결핍을 느끼며 더 나은 것을 추구한다. 

이번 [오즈의 과학자] 전시에서는 현대인의 결핍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오즈의 마법사]의 결말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조차 결핍으로 여긴다. 이미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도로시, 뇌가 없어도 지혜로운 허수아비, 어떤 존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마음을 가진 양철나무꾼, 그리고 동료들을 지키려는 용기를 지닌 사자는 우리의 결핍의 실체를 명확히 보여준다. 

나는 현실 속에서도 충분함을 느끼지 못하고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갈구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또한, 어려운 수식과 공식으로 과학을 특정 부류만의 영역으로 만드는 오늘날의 과학자들에게 [오즈의 과학자]만의 과학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과학이 모든 이에게 이해될 수 있는 친근한 존재임을 보여주고 싶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688-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