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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의태(mimicry)는 동물이 다른 동물이나 주변 환경을 흉내 내어 환경에 적응하는 방식이다. 이는 먹이를 성공적으로 포획하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피식자들은 적과의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직접적인 대면보다 적의 시선과 관심에서 벗어나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생존 확률을 높인다.

문채원은 불편한 상황과 관습 안에서 의태와 같은 전략을 떠올린다. 예측 가능한 경로와 목표를 기대하는 세계에 맞춰 행동과 말을 고르고, 삐딱함을 알아채지 못하도록 명랑한 태도를 보이며, 원하지 않는 호의를 사양하기 위해 어색한 웃음을 짓는다. 《Mesh Passer》에서 그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위계와 불문율에 대응하는 방법을 퍼즐 같은 도식으로 구성한다. 그는 개인과 세계 사이에서 ‘문제없이’ 일어나는 크고 작은 압력에 주목하고, 이를 통과하고 우회하는 과정을 본문과 각주의 형식을 빌려 안내한다.

해당 공연·전시 프로그램은 주최자·공연자 등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1688-2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