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미래상 2024: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ACC 미래상 2024: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분야
전시
기간
2024.08.30.~2025.02.16.
시간
화-일 10:00-18:00 / 수,토 10:00-20:00 / 월요일 휴관
장소
광주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문화창조원 복합 1관
요금
무료
문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 1899-5566
바로가기
https://www.acc.go.kr/main/exhibition.do?PID=0204&action=Read&bnkey=EM_0000007596

전시소개

《ACC 미래상》은 혁신적인 미래가치와 가능성을 확장시킨 창조적 예술가를 발굴하기 위한 융·복합 예술 수상 제도로, 이번 전시는 ACC 미래상의 첫 번째 수상자인 김아영의 새로운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김아영은 광범위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과 허구, 기록과 재현, 역사적 사건에서 비롯된 동시대의 문제와 그 관계에 대해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탐구해 왔다. 특히 2017년 이후 이주, 자본주의, 국가 이데올로기와 같은 거시적 서사를 고고학, 미래주의, SF적 상상력이 지배하는 혼성적이고도 중첩적인 사변서사로 재구성하는 독특한 작업 세계를 구축하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아영은 서구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진 수많은 전통적 역법과 시간관에 주목한다. 각 문화권에는 그들의 역사와 철학이 반영된 다양한 시간관과 달력이 존재했지만, 오늘날 전 세계는 그레고리력을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간과 역법의 공용화는 근대화와 글로벌화 과정에서 발생한 제국주의와 정치권력의 상호작용과 관계한다. 작품은 서구 근대화 이후 사라져가는 여러 문화권의 전통적 우주론과 시간 체계를 소환하며, 이를 현대미술의 내러티브로 복원하려는 작가의 시도를 담고 있다.


전편인 <딜리버리 댄서의 구>에서 가상 세계 속 서울을 질주하며 시간 지연 현상과 내비게이션의 미로에 빠졌던 두 주인공, 에른스트 모와 엔 스톰은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가상 도시에 놓인다. 에른스트 모는 우연히 소멸된 것으로 알려진 과거의 시간관이 담긴 유물들을 배달하게 되면서, 서로 다른 시간관과 세계 사이를 오가는 사회의 충돌과 갈등을 파고든다. 전시 제목에서 ‘선(Arc)’은 해시계와 작품 속 달력 판의 곡선, 호의 형태를 차용한 것으로 시간선을 상기함과 동시에 시간과 공간, 인간과 역사, 탈주하는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를 연상시킨다. ‘인버스(Inverse)’는 반비례의 관계를 뜻하거나 물리학에서 속도의 역수로서 시간을 암시하는데, 긴박한 속도의 경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또 다른 시공간과 그 간극에 수많은 세계가 서로 공존하고 있음을 함의한다. 또한, 〈딜리버리 댄서〉 연작 속에서 늘 자기동일성을 유지하면서도 변화무쌍한 주인공들의 모습과, 연작의 중심에 놓인 질문이기도 한 휘고, 접히고, 굽이굽이 도는 ‘이야기’처럼 변형 가능한 속성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시간의 ‘변환’은 시공간을 ‘연결’하고, 그 과정에서 탈락되고 소멸되어가는 토착적 세계관으로 하여금 전통과 현대 사이의 복잡한 관계와 시간의 의미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


‘ACC 미래상’이 김아영의 이번 작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근대화와 제국주의, 전통과 토착, 역사와 미래로 연결되는 작가의 시간성과 근대성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근대성의 충돌과 파괴를 이해하고, 비서구적 시각과 아시아의 미래성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또한, 김아영은 인공지능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에 대한 시제를 적극적으로 작동시킨다. 작가의 사변서사에서 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의 연산 결과는 미래에 대한 상상일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계산되는 미래를 포함한다. 고대로부터 출발한 역법의 표식은 전시에서 미래의 상향된 지표로 나타나며, 미래주의적 수사법을 취하는 탈영토화 된 가상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작가는 우주적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전통과 현대성을 결합하고 수많은 근대성이 충돌하고 부서지며, 다시 전유하는 상상된 미래를 펼쳐낸다. 이것은 새로운 삶의 가능성으로 나아가는 동시대 인간의 삶과 현재에 대한 질문이자 그 해답을 찾아가는 광활한 여정이다.


이번 전시는 시공간을 초월해 서로 무관해 보이는 존재들을 연결하는 가능성의 영역에 접근한다. 또한 탈구된 시공간에 대한 상상과 근대화를 둘러싼 국가, 정치, 종교 간의 문화적·역사적 권력 관계에 대해 재고해 보기를 권유한다.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를 통해 무한히 확장하는 시공간의 미로를 산책하면서 새로운 경험과 낯선 감각의 지평을 넓힐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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