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광준의 신 생활명품

윤광준의 신 생활명품

저/역자
윤광준
출판사
오픈하우스
출판일
2017.3.27.
총페이지
352쪽
추천자
강옥순(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

도서안내

참 유쾌하고 재미난 책이다. 익숙하거나 낯선 물건, 혹은 기발한 물건이 올망졸망 들어앉아 눈을 즐겁게 한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책을 펼쳐 들고 차례에 나오는 물건에 대해 얼마나 아는지 맞춰 보았는데, 청년인 아들딸과 나의 숫자는 엇비슷하고, 남편은 거의 없다. 흠, 일에 파묻혀 사는 중년 남성의 비애렷다! “좋은 것만 누리기에도 인생은 짧다”라는 책의 카피를 가리키며 이렇게 살아 보자고 약속을 해 본다. 그렇다면 좋은 것이란 과연 무엇인가. 지은이가 경험하고 권하는 그 나름대로의 명품은 결코 가격표와 비례하지 않는다. 그의 기준은 쓰임새가 분명하며, 만듦새가 아름다워야 하고, 내구성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 세 가지가 충족된다면야 어떤 가격인들 합리적이지 않겠는가. 거기다 세월이 흐르며 새록새록 정이 붙으니 아무리 물건이라 해도‘명품’이라는 말만으로는 무색하다. 신선한 생선으로 빚어 쫀득한 식감을 선사하는 어묵과 지리산 바람을 품은 참숭어 알의 풍미를 자랑하는 어란과 넉넉한 인심이 묻어나는 손막걸리로 배를 불리고, 증기 기관의 원리를 살린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커피 한 잔 빼들고 작업실로 간다. 완고한 고집으로 빚은 사운드를 들려주는 오디오를 틀고, 선과 원으로만 이루어진 산뜻한 스탠드 조명을 켜고, 마법사 롤리 키보드를 두드리다 글발이 안 살면, 필기의 손맛을 살려 주는 연필로 써내려 간다. 초봄의 양광(陽光)이 작업실 안쪽까지 점령할 즈음, 밀착감이 뛰어난 스킨케어를 바르고, 두 눈을 입어 주는 파격적인 안경을 끼고, 20년을 한결같이 몸에 붙인 캐주얼 조끼를 입고, 고양이 발바닥의 감촉으로 사뿐사뿐 걷게 하는 신발을 신고, 연잎밥 먹으러 오래 된 동네를 찾아가는 소박한 호사에 한껏 느꺼워하는 만년청년 윤광준을 따라가다 보면, 새삼 일상에서 만나는 소소한 행복에 젖어들 수 있으리라.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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