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저/역자
스티븐 존슨/강주헌
출판사
프런티어
출판일
2015.06.19.
총페이지
323쪽
추천자
이한음(과학 전문 저술 및 번역가)

도서안내

인류 문명의 경로를 획기적으로 바꾼 발명이나 기술의 역사를 읽다보면, 왠지 한 방향으로 줄달음친 듯한 인상을 받기 마련이다. 나침반 덕분에 머나먼 항해가 가능해지고, 트랜지스터의 발명이 오늘날의 온갖 전자 기기로 이어지는 식으로 한눈에 발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서술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좀 더 색다른 관점에 서 보고자 한다. 어떤 발명품이 자신의 관점에서 역사를 기술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는 렌즈라는 발명품이 갈릴레이의 망원경과 레이우엔훅의 현미경을 낳았고, 그 결과 천문학과 생물학에 혁명이 일어났음을 잘 안다. 저자는 이제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어서 재미가 없는 그 단선적인 역사 대신에, 유리의 관점에서 역사를 기술한다. 유리의 관점에서 보면 망원경과 현미경이 발명된 것은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덕분이었다. 구텐베르크의 발명 덕분에 책이 대량으로 인쇄되었고, 독서 인구가 급증했다. 그러자 깨알 같은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이들이 늘어났고, 덕분에 안경 산업이 호황을 느렸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렌즈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망원경과 현미경이 탄생했다. 유리의 역사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유리는 거울과 자기 인식과 광섬유와 LCD에도 기여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스마트폰 때문에 독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인쇄술의 자업자득이다. 구텐베르크의 발명품이 오늘날 사람들이 늘 들여다보고 있는 화면을 낳은 셈이니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저자는 얼음, 소리, 물, 시간, 빛의 입장에서 흥미진진하게 세계를 바꾼 혁신과 발명의 역사를 풀어나간다. 에어컨의 발명이 세계의 인구 분포를 바꾸고, 진공관의 발명이 루이 암스트롱을 낳았다는 등의 이야기처럼, 언뜻 들을 때는 엉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찬찬히 따져보면 일리가 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덕분에 이리저리 망처럼 연결된 역사를 읽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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