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칠판에 딱 붙은 아이들

저/역자
최은옥 글, 서현 그림
출판사
비룡소
출판일
2015.04.17.
총페이지
136쪽
추천자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수석교사)

도서안내

원래 찰떡처럼 붙어 다니는, 같은 박 씨의 세 친구 박기웅, 박동훈, 박민수는 마음도 서로 잘 통해서 ‘세 박자’로 불린다. 하지만 사소한 오해로 서로 얼굴도 안 쳐다보는 사이가 되고 어느 날 거짓말처럼 세 아이의 손이 교실 칠판에 딱 붙어버린다. 친구들은 간지럼을 태워보기도 하고 세제를 손에 묻혀보기도 하지만 속수무책이다. 놀라서 달려온 교장 선생님은 “애들을 어떻게 가르쳤기에 제멋대로 칠판에 붙느냐”고 하고, 아이의 어머니는 “문제집은 다 풀고 칠판에 붙은 거냐”고 묻는다. 구급대 아저씨도, 칠판을 만든 아저씨도, 건물회사를 대변하는 변호사 아저씨도 모두 자기들 탓이 아니라고 할 뿐 아이들을 칠판에서 떼어 놓지 못한다. 결국 밤이 깊어지고 달빛 비치는 교실에서 세 아이는 각자의 고민과 진심을 털어놓게 되고 기적처럼 칠판에서 손이 떨어진다. 그런데 며칠 뒤, 다른 사람들이 여기 저기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지고 평소 다투기를 잘 하는 기웅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이 거실 벽에 붙는 사건이 발생한다. 서로의 마음이 통해야 손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아는 기웅이는 부모님께 편히 앉을 의자를 가져다 드리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며 해죽 웃는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지하철 안의 진풍경, 함께 있는 식당에서 앞에 앉은 가족과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소셜 네트워크 속의 더 멀리 있는 사람과 접속하는 세태 속에서 진정한 소통의 부재를 목격한다. 저 사람들이 각자 접속해 있는 세상의 끝은 어디로 연결되어 있을까? 눈빛과 몸짓과 따뜻한 온기가 부재하는 가상의 공간에서 주고받는 이야기와 자랑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신의 귀는 틀어막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우리의 모습은 다른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는 외톨이들만 사는 세상을 만들고 있는 건 아닐까? 진정한 소통은 대화의 내용이 아니라 마주보는 눈빛, 공감하는 몸짓, 따뜻한 목소리의 나눔이다. 아무리 바빠도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마주앉아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소통해 보자. 손이 어딘가에 딱 붙기 전에.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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