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초상화

엄마의 초상화

저/역자
유지연 글, 그림
출판사
이야기꽃
출판일
2014.09.15.
총페이지
32쪽
추천자
김영찬(서울 광성중학교 수석교사)

도서안내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영정사진을 찍어드린 일이 있다. 자식들은 사진이 잘 나왔다고 했지만 무슨 이유인지 엄마는 그 사진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셨다. 몇 년 뒤 엄마의 영정사진이 필요한 날이 왔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엄마의 영정사진이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결혼식 폐백 때 우리 부부와 함께 찍은 사진 속 엄마의 모습을 확대해 영정사진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 이 그림책은 딸이 그려 준 본인의 초상화를 좋아하지 않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엄마는 꼬불꼬불한 파마머리, 펑퍼짐한 엉덩이를 받치던 울퉁불퉁한 발, 가족들에게 생선살을 다 내주고 자신은 머리만 먹는 이상한 미식가이다. 그래서 엄마는 가족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집이라고 우리는 편하게 생각해왔지 않았던가? 하지만 엄마는 라틴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는 열정, 화려한 옷을 입고 보석 반지도 끼고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은 마음, 두려움 없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은 모험심도 가지고 있는 여자. 그래서 엄마는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집이 아니고 싶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딸이 그린 초라한 모습의 초상화보다 외국 여행지에서 그린 화려한 모습의 초상화가 더 마음에 들었을 지도 모른다. 결국 우리는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로 오히려 엄마의 일방적인 희생과 베풂을 강요해 온 것은 아닐까? 가족에게 누구의 엄마로만 익숙해진 엄마의 뒷모습에 붙여진 이름을 당당한 ‘미영씨’로 되돌려 드리는 것, 그것은 엄마의 수고와 희생에 대한 우리 자식들의 보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너무 초라하게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영정사진을 감추는 엄마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아려왔다. 이 그림책을 소파에 누워계신 엄마와 함께 읽고 엄마와 팔짱을 끼고 외출하여 엄마의 가장 화려하고 멋진 모습의 사진을 찍어 드리면 어떨까?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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