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또

또또

저/역자
조은
출판사
로도스출판사
출판일
2013.10.31
총페이지
180쪽
추천자
정이현(소설가)

도서안내

어떤 책은 한 줄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한 시인이 17년의 시간을 같이 한 반려견을 추억하며 쓴 책이다. 또한 각각 다른 두 생명이 함께 보낸 17년이라는 긴 시간에 대한 특별한 기록이기도 하다. 둘의 첫 만남을 작가는 이렇게 회상한다. ‘갈색 실꾸리 같은 것이 흩날리는 나뭇잎 사이에 끼어 내 쪽으로 굴러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곧 그것이 둥글게 오므라들며 마른 큼직한 플라타너스 잎이라고 생각했다. (...) 깜짝 놀랐다. (...) 너무도 예쁘게 생긴 작은 강아지였다. 나는 그때껏 그렇게 예쁘게 생긴 강아지를 본 적 없었다. 강아지는 상냥하고, 명랑하고, 예쁘고, 포근하고, 사교적이었다.’ 그러나 시인은 외면하려고 애쓴다. 그 외면은 덤덤해 보이지만 실은 필사적이다. 시인에게는 열 살 무렵 애지중지 키우던 강아지가 아버지에 의해 식용이 되어버린 끔찍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약한 존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사랑하는 대상을 불시에 잃어버린 고통은 그가 어른이 되도록 사라지지 않고 내면을 짓누르고 있다. 그렇지만 주인의 폭력과 학대에 시달리던 또또는 차츰차츰 시인의 방으로 스며들고, 둘은 천천히 친구가 되어간다. 시인은 또또를 ‘극도의 예민함과 개로서는 가져선 안 될 자존심을 가졌던 개’라고 표현한다. 그런 또또는 학대 받는 동안 생긴 깊은 정신의 상처에서 오래도록 벗어나지 못하고 시인의 곁에 머무는 내내 아팠다. 그 모습을 연민과 애정으로 지켜보며 시인은 한결 같이 헌신한다.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일상이 점점 고단해지는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내 식구에게 누구나 그러하듯이. 이 책은 인간과 반려동물이 같이 하는 삶에 대한 아름다운 기록인 동시에, 인간이 다른 생명과의 동반적 삶을 통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새롭게 이해해가는 하나의 성장담이다. ‘내 뿌리의 본질이 무엇이든 이젠 어디로 옮겨가도 삶을 향유할 수 있다. 그걸 인식하자 미래가 너무도 명쾌하다.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있다!’ 작년 여름 또또의 임종을 지켜보았던 시인, 이제 오랫동안 붙박여 살아온 사직동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그가 마침내 이렇게 말할 때 독자는 그만 먹먹해지고 만다. 하나의 생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같이 생활하고 이별해 본 사람에게, 이 한 권의 책을 권한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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