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산이 울렸다

그리고 산이 울렸다

저/역자
할레드 호세이니/왕은철
출판사
현대문학
출판일
2013.07.15
총페이지
584쪽
추천자
정이현(소설가)

도서안내

태초에 남매가 있었다. 의젓한 오빠와 어린 여동생. 오빠는 여동생을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공작 깃털을 안겨 주기 위해 난생처음 가져본 신발을 아낌없이 포기할 정도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세 번째 장편 <그리고 산이 울렸다>(AND THE MOUNTAINS ECHOED)>의 이야기는 1952년의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된다. 압둘라는 가난한 마을에 사는 일곱 살 소년이다. 엄마는 삼년 전 동생 파리를 낳다 죽었고, 아버지는 노새처럼 늘 일만 한다. 새 엄마는 나쁜 여자가 아니지만 삶에 지쳐있다. 새엄마를 ‘엄마’라고 지칭하는 아버지를 향해 소년은 속엣 말을 한다. ‘그 분은 아버지의 아내잖아요. 우리 어머니는 우리가 땅 속에 묻었잖아요.’ 압둘라가 파리를 그토록 끔찍이 아끼는 이유는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제 모습을 파리가 그대로 닮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사랑의 본질이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멈출 수 없는 소설이 있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그리고 산이 울렸다>는 작가의 전작인 <연을 쫓는 아이>, <천 개의 찬란한 태양>에 뒤지지 않는 엄청난 흡인력으로 독자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작가는 가난으로 인한 어린 남매의 생이별을 서사의 중심에 놓고, 그 주변 인간군상의 다양한 생애를 넓게 펼쳐 보인다. 하나의 인물이 타인의 삶에 접촉함으로써 작은 파문이 일어나고 그 물결의 무늬는 점점 더 크게 번져나간다. 그 모습은 무심코 뱉은 한 마디 감탄사가 먼 산으로부터의 메아리로 먹먹하게 되울려 돌아오는 풍경을 연상시킨다. 압둘라와 파리 사이에 가로놓인 60여년의 시간은 개개인의 역사이자 한 가족의 역사인 동시에 아프가니스탄 전체의 역사를 아우르는 것이다. 그 고통의 역사 한 복판에서 사금파리조각보다 작고 눈부신 사랑을 발견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훌륭한 소설의 힘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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