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는 에세이

인기 없는 에세이

저/역자
버트런드 러셀/장성주
출판사
나눔의집(함께읽는책)
출판일
2013.08.26
총페이지
376쪽
추천자
이진남(숙명여대 교양교육원 교수)

도서안내

버트런드 러셀만큼 학문적으로도 인정받으면서 동시에 현실문제에 깊숙이 관심을 가지고 자신을 던진 철학자가 얼마나 있을까? 반전, 여성해방, 자유, 평등, 진보, 민주주의, 합리성 등 인류보편의 가치를 위해 평생을 싸우고 비난과 조롱을 감수했던 지식인이 얼마나 더 있을까? 이 책은 제 1차 세계대전 때부터 격렬한 반전운동으로 해임과 투옥, 망명을 겪고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그가 1945년 이후 최고의 존경과 명성을 얻을 당시 지난했던 자신의 투쟁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쓴 글들을 모은 책이다. 여기서 그는 자신과 세계를 바라보고 살아갈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한다. 그것은 바로 의심하지 않고 덮어놓고 믿으며 자신의 신념만이 절대적이라고 고집하는 교조주의와, 이와 반대로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회의주의이다. 그는 교조주의는 해로운 반면 회의주의는 무가치하다고 말한다. 교조주의는 앎을 확신하는 반면 회의주의는 모름을 확신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양극단의 확신을 멀리해야 한다. 스스로 경험주의적 자유주의자를 표방하면서 러셀은 과학, 종교, 정치 등 인간사의 모든 분야에서 절대적 진리는 없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의견을 주장하느냐가 아니라 그 의견을 ‘어떻게’ 주장하는데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 뿐 아니라 나의 의견까지도 틀릴 수 있다는 비판적 태도를 가지면서도 진리를 찾겠다는 열정과 의지는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러셀이 말하는 철학은 자신과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실천적 의미를 가진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면서 이에 대해 가설의 형태로 대답을 해나가는 비판적 사고의 활동을 말한다. 자신과 사회, 인류라는 공간적 관계 뿐 아니라 현재의 내가 과거와 미래와도 끊임없이 대화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될 때 철학은 비로소 현재의 불안과 고뇌에 해독제를 제공하고 평안을 찾을 수 있게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의 제목을 “인기 없는” 에세이로 지으면서 러셀은 자신이 어려운 내용을 대중서로 팔아먹는다는 비평가들의 천박한 지적 수준을 조롱한다. 그러나 마지막 에세이인 <스스로 쓴 부고>에서는 자신을 그토록 핍박하게 한 제 1차 세계대전 당시의 반전운동과 관련하여 스스로를 ‘균형 잡힌 판단이 불가능한 얕은 정신적 깊이를 가진 사람’으로 비판하는 진솔한 고백을 하는 용기를 보여준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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