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여행자의 책

음악 여행자의 책

저/역자
엑토르 베를리오즈/어은정 외
출판사
봄아필
출판일
null.
총페이지
416쪽
추천자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도서안내

19세기의 프랑스는 미술과 사진, 영화, 그리고 음식과 향기에 이르기까지 오감 문화의 선두주자였으나 청각예술은 상대적으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시각적 세계에서의 지나친 찬란함이 프랑스인들로 하여금 청각적 세계에 심취하는 것을 오히려 방해했던 것은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만일 프랑스에 베를리오즈(1803-1869)라는 음악가가 없었다면 그런 가설은 성립했을지도 모른다. 『음악 여행자의 책』은 프랑스 음악의 독보적인 자부심, 베를리오즈의 음악과 생애를 다룬다. 내용의 반은 회고록이고, 나머지 반은 이탈리아와 독일을 여행하면서 쓴 여행기인데, 음악가가 직접 쓴 글이어서 더욱 관심이 간다. 우리에게 ‘환상 교향곡’으로 잘 알려진 베를리오즈는 글재주가 많아 음악 비평가로도 활약했다. 하루 종일 꼼짝없이 의자에 앉아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일이라고 투덜대고 있는 것을 보면 베를리오즈가 글쓰기를 그다지 즐겼던 것 같지는 않다. 이 책은 비평문이나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일기에 가깝다. 저자 자신의 느낌이 위주가 되기 때문이다. 누구나의 인생이 그렇듯, 베를리오즈의 음악 인생에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머물다 지나갔다. 셰익스피어, 괴테, 베토벤은 그에게 감동과 영감을 주어 구체적인 음악적 모티프를 남기게 했다. 개인적으로 반드시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목적과 그 음악을 초연으로 바치고 싶었던 흠모하는 여인도 있었다. 베를리오즈는 만난 사람의 이야기만을 다룰 뿐, 떠난 사람에 대해서는 약간의 암시만 할 뿐 일일이 언급하지 않는다. 수많은 만남들이 있어 삶도 음악도 풍요로웠다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 어쩌면 그는 어떤 환상에서 깨어나길 두려워했던 사람이었는지도 모른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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