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저/역자
베아트리스 퐁타넬/심영아
출판사
이봄
출판일
2012.09.20
총페이지
258쪽
추천자
이주은(성신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도서안내

몇 백 년 전에 그려진 그림들을 볼 때면, 이 시절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했을까 궁금해지곤 한다.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은 그런 궁금증에 대해 속속들이 말해주는 책이다. 미술의 역사가 아니라 미술작품을 통해 보는 생활의 역사인 셈인데, 미술작품도 감상하고 그 안에 있는 집안용품들의 숨은 이야기까지 캐내어 듣게 되니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가 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동굴에서 생활하던 인간이 집을 짓기 시작하고, 그 집들은 점차 많은 물건으로 꾸며지고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게 되었다. 천장이 높아지고 창문이 커지며, 통풍이 개선되고 채광의 중요성이 커지는 등, 몇 십 년 사이 집은 철저하게 변모했다. 사람들의 요구에 따라 집의 형태가 조금씩 바뀌고, 집의 모양에 따라 사람들의 생각도 달라졌다. 가령 17세기 초까지는 각 개인의 일상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 시절엔 누구도 혼자 지내지 않아서, 혼자 있는 사람은 무언가 수상쩍고 이상해보이기까지 했다. 침실이라는 곳이 잠을 자거나 혼자 있고 싶을 때만 쓰이는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당연시된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었다. 요리하는 일은 재투성이가 되어 화덕 옆에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야 하는 힘겨운 노동이었고, 목욕을 하는 일 역시 멀리 가서 무거운 물통에 몇 번이고 물을 날라 오는 누군가의 수고를 필요로 했다. 요리와 목욕을 남녀와 계층구분 없이 모두가 취미처럼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집안에 부엌이 들어서고 수도꼭지에서 물이 콸콸 쏟아지면서부터였을 것이다. 이 책을 읽어보면 할머니와 어머니 세대만 해도 집이 어마어마한 노동의 공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휴식’의 기호가 되기까지 집이 이런 일들을 겪었다니 흥미롭다.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