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얼굴

왕의 얼굴

저/역자
조선미
출판사
사회평론
출판일
2012. 6. 22
총페이지
444쪽
추천자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도서안내

초상화는 누군가의 얼굴을 그린 것이다. 그것은 앉아 있는 이의 얼굴을 옮겨 놓은 것이기도 하지만, 그리는 사람의 해석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초상화는 앉은 이의 표정과 그리는 이의 정서가 함께 만들어낸 결과이다. 왕의 초상화는 여기에 하나 더 중요한 요소가 덧붙는다. 그려진 이의 얼굴이 한 사람이라는 것을 넘어서서 그 왕조를 상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한국, 중국, 일본의 군주 초상화를 삼국의 역사 속에서 바라본다. 왕의 초상 제작은 무척 까다로운 과정과 절차를 거쳐 완성되었으며, 여러 대신들과 화가 그리고 장인들에 이르기까지 인원이 폭넓게 동원되고 세심한 배려가 소요된 거국적 사업이었다. 그러기에 왕의 초상을 그리는 화가는 당대 최고의 영예를 누렸다. 이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나라 왕의 초상이 대체로 객관적인 사실 그대로의 얼굴 묘사에 근거하고 있는 것에 반해, 중국의 황제 초상에는 다른 인물로 꾸민 분장초상화가 있어 흥미를 끈다. 때로는 세속적인 인물로 때로는 종교적인 존재로 분장한 황제의 모습에는 당시의 현실에서 중국이 대면해야 할 과제가 숨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의 천황 초상에는 개인적인 삶의 면모가 드러난다. 아마도 군사력을 근거로 하는 막부와의 대결에서 천황권이 기세를 펼치기 쉽지 않았던 탓에, 개인적으로나 위정자로서 그리 행복할 수 없었던 천황의 일생을 슬며시 드러내는 것은 아닐까. 초상화 속 주인공의 행위들과 그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이 어우러지는 이 책은 그림이라는 미술자료를 통해 읽는 역사서라고 볼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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