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미안해

나무야 미안해

저/역자
임준수
출판사
해누리
출판일
2012.4.2
총페이지
328쪽
추천자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올해 4월 8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 자리한 천리포수목원에서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이 수목원을 만들고 일군 민병갈(1921~2002, 본명 Carl Ferris Miller)의 수목장을 치른 것이다. 그는 임종 전에 “육신이 썩어 나무의 거름이 되고 싶다”고 밝혔으나 양자(養子)의 뜻에 따라 태안 앞바다를 보는 언덕에 매장됐다가 이번 10주기에 무덤의 유해를 화장해 나무들 곁에 뿌려졌다. 이 책은 죽음까지 나무를 위해 바친 한 귀화 미국인의 나무사랑을 정리하고 있다. 1945년 미군을 따라 한국에 온 민병갈은 전국의 산야를 여행하다가 “내 전생(前生)은 한국인”이라는 인식에 이르자 귀화를 한 뒤 숲 조성을 평생의 과업으로 삼는다. 이후 57년 동안 사재 500억 원을 들여 19만 평의 땅에 나무의 천국을 일궜다. 동백과 목련, 호랑가시 등 3개 분야는 세계 정상급이다. 이같은 공로에 힘입어 그는 영국왕립원예협회가 수여하는 영예의 비치 메달을 받았고, 사후에는 ‘숲의 명예전당’에 헌정되기에 이른다. 민병갈의 공로는 나무 한 그루 자체가 존엄한 생명체라는 철학, 그리고 자연은 있는 그대로 사랑해야 한다는 정신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심은 것이다. 책의 장점은 또 있다. 인물평전의 약점인 주인공 미화를 자제하는 대신 동성애주의자처럼 금기시되는 생의 비밀까지 포함시켜 삶의 온전한 모습을 복원한 부분이다. "나무는 생산자, 동물은 소비자, 인간은 파괴자"라는 강박관념이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기술도 있다. 주인공의 10주기에 맞춰야 한다는 일정에 쫓긴 탓이겠지만, 출판물로서의 완결성에 흠이 더러 보이는 것은 판을 거듭하면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립중앙도서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문화체육관광부 "나무야 미안해" 저작물은 "공공누리 4유형(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