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도쿄

아트, 도쿄

저/역자
최재혁, 박현정
출판사
북하우스
출판일
null.
총페이지
461쪽
추천자
이주은(성신여대 교육대학원 교수)

도서안내

여행과 예술은 친하다. 그래서인지 여행과 예술을 묶는 책들이 종종 눈에 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이지만, 여행 가방에 툭 쑤셔 넣기엔 분량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펼쳐보니 처음 가보는 곳에 설레는 마음으로 이곳저곳을 맛보듯 다니는 여행서가 결코 아니다. 오래도록 유학생활을 하는 거주자가 어느 정도 호기심이 사라진 눈으로 바라보는 도쿄의 모습이라고 할까. 살면서 조금씩 붙인 잔잔한 애정과 두고두고 찾은 크고 작은 발견들이 사진과 글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새롭다. 캔 커피 또는 캔 맥주 하나 사들고 일본인들 사이에 파묻혀 두리번거리는 기분으로 도쿄를 탐색해 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책이다. 우리에게 우리만의 미감이 있듯, 일본에는 일본만의 그것이 있다. 이를테면 한꺼번에 확 피었다가 순식간에 져버리는 벚꽃처럼 다른 생각이 끼어들 여지도 없이 화면을 아이리스만으로 한 가득 채운 병풍이라든가, 화려하게 장식한 커다란 접시 중앙에 단 한 점 올려져 있는 스시에서 무언가 지극히 일본적인 미감을 경험하게 되는 것 같다. 저자는 이런 미감을 말하면서 ‘앗쌀하다’는 표현을 뽑아 쓴다. 산뜻하고 시원스럽게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 부사 ‘앗사리’가 변형된 말이다. 책 속에서 우리는 혀를 내두를 바람둥이였지만 언제나 사랑하는 그 순간만큼은 진실하고자 했던 겐지를 만날 수도 있고, 모던 걸 모던보이의 시대를 풍미했던, 갸름한 얼굴에 약간 울적해 보이는 멋쟁이 예술가 유메지도 알게 된다. 일본의 예술적 분위기에 한 번쯤 흠씬 젖어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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