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시베리아의 위대한 영혼

저/역자
박수용
출판사
김영사
출판일
null.
총페이지
435쪽쪽
추천자
추천자 : 손수호(국민일보 논설위원)

도서안내

“이 책을 카플라노프와 우수리 원주민, 그리고 사라져가는 블러디 메리의 후손에게 바칩니다.” 저자가 책 머리에 적은 헌정사다. 우수리는 시베리아 대륙의 한 지역임을 알겠는데, 카플라노프와 블러디 메리는 누구인가. 이 둘을 알면 책을 다 읽은 거다. 카플라노프는 시베리아 호랑이 보존운동을 펴던 와중에 밀렵꾼의 총에 맞아 서른둘의 나이로 숨진 러시아 학자다. 블러디 메리(Bloody Mary)는 사슴이나 멧돼지를 사냥할 때 주변을 온통 피투성이로 만든다고 해서 붙여진 시베리아 호랑이다. 16세기 수많은 신교도를 처형한 영국 여왕의 별명을 따다 붙였다. 이 책은 쥘 베른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시베리아 호랑이-3대의 죽음>의 바탕글이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목장의 소처럼 어슬렁거리는 열대 호랑이와 달리 철저히 자신을 숨기고 사는 맹수이자 아시아인들이 신령스럽게 받드는 동물이다. 저자는 우수리 일대에서 사는 블러디 메리 가족 3대의 삶을 집요하게 추적했다. 천지백, 설백, 월백이라는 이름의 새끼 3마리가 자라는 동안 어미 블러디 메리는 산마루를 내려오다 엽총에 맞아 숨을 거둔다. 이어 아들 천지백은 밀렵용 와이어에 걸려 죽고, 설백의 새끼 둘은 먹이다툼 끝에 오빠가 동생을 잡아먹는 비극을 맞았다. 월백은 헨젤과 그레텔이라는 아들딸과 함께 멸종 위기 속에서 힘겹게 생존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카플라노프나 블러디 메리가 아니라 저자 박수용이라고 해야겠다. 20년 동안 다큐멘터리 프로를 제작해 온 그는 죽음의 공포와 격리의 고독을 이겨가며 깊은 산중에서 호랑이를 기다리며 살아왔다. ‘메리 크리스마스, 블러디 메리’ 편을 읽으면 시베리아 호랑이의 뻣뻣한 수염이 저자의 손등을 스치는 전율의 장면을 읽을 수 있다. “자연은 연출이 아니라 관찰의 대상”이라고 믿는 한 사나이의 장쾌한 기록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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