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교실

철학의 교실

저/역자
오가와 히토시/ 안소현
출판사
파이카
출판일
2011.4.1.
총페이지
363쪽
추천자
김형철

도서안내

철학은 과학이 아니다. 요즘 세상에선 과학이 아니라면 우선 진리로 인정받을 수가 없다. 진리를 추구하는 학문으로 인정받지 못하면 아무도 그 활동에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 한편 종교는 과학에 정면으로 맞설 만한 조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이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다. 그런데 도대체 철학은 무슨 생각으로 과학이기를 거부하는가? 철학은 근본적으로 메타 학문이다. 학문이 학문됨을 연구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그래서 철학자들은 과학의 과학됨이 무엇인지, 종교가 종교로서 성립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본다. 플라톤은 “철학이 죽음을 연습하는 학문이다”라고 말한다. 몽테뉴는 “철학은 죽는 방법을 연습하는 학문이다”라고 한다. 플라톤은 다시 “죽음의 의미는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하이데거에서 환생한다. “어차피 죽을 것인데 살아서 뭐하나?” “세상에 기준을 두지 말고 자기답게 살아라!” “인생은 유한하므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유한한 존재라는 사실이 우리에게 절망을 안기는가? 무한한 존재가 된다는 것이 과연 우리를 희망으로 인도하는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유한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존재는 인간 이외에도 많다. 무한한 존재만이 존재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은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는가? 어차피 죽을 것인데 왜 빨리 죽으려고 하는가? 죽음의 필연성은 우리에게 생을 일찍 마감해야 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 단순히 현재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통속적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전부가 아니다. 죽음이란 생이 유한함을 깨우쳐 주는 근원적 시간임을 생각하면 오히려 희망이 느껴진다. “결혼을 꼭 해야 하나요?”라는 독신주의자에게 플라톤은 사랑의 필연성을 강의한다. 인간은 원래 머리가 둘이고, 팔다리가 넷인 존재였다. 그러나 등을 중심으로 반쪽으로 쪼개지고 나서 다른 반쪽을 영원히 찾아나서는 존재가 되었다. 결핍을 느끼고 있는 존재가 갖고 있는 욕망보다 더 강렬한 것이 이 세상에 있을까? 누가 뭐래도 끝까지 자신의 반쪽을 찾아 나서게 마련이다. 이것이 에로스다. 에로스는 결국 상대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필리아는 자신과 상대방을 동등하게 사랑하는 친구간의 사랑이다. 아가페는 상대방을 자신보다 더욱 사랑하는 가족 간의 사랑이다. 사랑의 구분을 통해서 우리는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저자는 고전철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일반인에게 쉽게 철학적 사고의 전개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철학적 고전에 대한 확실한 이해에 기초하면서 쉽게 풀어나가는 필력이 힘있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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