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시간

철학이 필요한 시간

저/역자
강신주
출판사
사계절
출판일
2011. 2. 15.
총페이지
346쪽
추천자
김형철(연세대 철학과 교수)

도서안내

책을 읽는 것은 여행하는 것과 같다. 낯선 곳으로 자신을 이끌고 가는 것은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것이다. 오죽하면 여행의 영어 단어가 고생을 의미하는 TROUBLE에 어원을 둔 TRAVEL일까! 낯선 곳에서 머물면서 그곳 사정에 익숙해지면 이제 그곳을 떠날 때가 된 것이다. 남들이 다 좋다는 그 곳에서 전혀 감응이 일어나지 않아도 떠나야 한다. 낯선 타자와의 긴장이 지속되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듯이, 책을 읽는 것도 자신을 낯선 곳으로 던지고 배우는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치열하게 독서한 48권으로부터 얻은 단상을 우리에게 평이한 말로 들려주고 있다. 객관적 독서라기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예를 찾아가며 자신이 얻은 교훈을 전달해 주고 있다. 철학자들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심오하기 때문에 짐짓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전문용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열정적으로 글을 써나가고 있는 저자의 독서폭은 상당히 넓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저자의 광범위한 관심사 또한 매력적이다. 후회하지 않는 삶은 가능한가?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영원회귀의 사상을 설파한다. 만약에 당신이 어떤 행위를 하려고 할 때, 그 행위가 십만 년 뒤에 다시 반복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함부로 행동하지는 못할 것이다. 더구나 후회할 만한 일이 십만 년마다 반복된다면 얼마나 괴로운 일일까? 우리의 모든 삶이 그냥 일과성으로 지나가고 말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중압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우리의 삶이 영원히 회귀하기 위해서 영혼불멸의 삶이 논리적으로 또 형이상학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는 없다. 니체가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뜻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유가 없으면 책임도 없다.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그 행위자가 자유의지를 행사했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복잡한 전철에서 하이힐에 밟힌 것에 대하여 전철 운전기사에게 잘못을 따지는 것이 의미가 있지, 그 아가씨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냐면 자유의지로 나에게 해를 가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유의지와 결정론 사이의 이율배반(antinomy)에 대한 칸트의 복잡한 논증과정을 거침없이 저자는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읽고나면 철학에 대하여 더욱 심층적으로 공부할 필요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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