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왜냐면...

저/역자
안녕달
출판사
책읽는곰
출판일
2017.4.17
총페이지
52쪽
추천자
김서정(동화작가, 아동문학평론가)

도서안내

자라는 아이는 어느 때가 되면 ‘왜요?’라는 질문을 쏟아낸다. 그 질문의 폭풍우는, 안 맞아본 어른은 모른다. 온 몸의 기가 다 빠져나가는 것 같다. 나중에는 입술 한 번 달싹일 수도 없어진다. 린제이 캠프와 토니 로스라는 영국의 작가들은 ‘왜요?’라는 그림책에서 그런 아이와 어른을 그린다. 아이의 ‘왜요?’는 어른은 물론이거니와 지구를 침략하러 온 외계인까지 넉 아웃시킨다. 쏟아지는 질문에 넌덜머리가 난 외계인이 지구 접수는 다시 신중히 생각해야겠다면서 달아나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외계인도 물리치는 이 질문 폭탄을 너끈히 받아내는 엄마가 한국에 등장했다! 받아내다 뿐인가. 이 엄마는 자신만의 발전소를 가지고 있어서 그 폭탄을 가지고 어떤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 같다. 환상과 유머와 놀이정신에서 나오는 경쾌하고 신선한 에너지를.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은 아이라기보다는 엄마로 보인다. 아이의 천진한 질문에 대한 엄마의 즐거운 대답이 이 책을 살려낸다. ‘엄마 비가 왜 와요?’하는 아이의 물음에 ‘하늘에서 새들이 울어서 그래.’하는 대답은 나옴 직하기도 하지만, 이어 나오는 ‘왜요?’에 ‘물고기들이 더럽다고 놀려서 그래.’가 나오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엄마의 대답은 더욱 더 맥락 없이 엉뚱하고, 짓궂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렇게 말이 안 되는 정보나 친구 놀리기 등의 올바르지 않은 태도를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이 책이 결국 도달한 지점은 ‘모든 것 감싸 안기’이기 때문이다. 아이와 어른, 비와 무지개, 놀리기와 울기, 하늘의 새와 바다의 물고기, 현실과 상상, 실수와 배려, 이 모든 것들이 서로에게 녹아들어 모난 데 하나 없이 둥글둥글한 세상을 보여준다. 표지 그림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엄마와 아이는 자신의 눈높이를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의 눈을 보며 시선을 맞춘다. 그 둘을 감싸고 있는 건 부드러운 물풀과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들이다. 부드럽고 자유롭게 세계를 넓히면서 자신에게도 아이에게도 따뜻한 에너지를 선물하는 이 엄마가 참 사랑스럽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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