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산읍지 편찬약사

병산읍지 편찬약사

저/역자
조갑상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17.7.10
총페이지
220쪽
추천자
이근미(소설가)

도서안내

소설은 또 다른 역사 기록이다. 작가는 자신이 사는 시대를 기록하면서, 궁극의 목표점을 놓치면 안 된다. 조갑상 작가는‘지금 여기’를 그리면서 역사의 한 점을 꾸준히 환기시켜왔다. 이 책에 담긴 8편의 단편소설은 가볍고 발랄하여 금방 휘발되어버리는 수많은 이야기들 사이에 버티고 서서 결코 지나치면 안 되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중이다. 우리의 현대사는 사실을 사실 그대로 조명하기보다 각자의 잣대로 재단하는 동안 일그러지고 묻히기 일쑤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실체가 드러나는 사건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국민보도연맹’이다. 1949년에 촉발해 수많은 사람의 운명을 바꾼 이 일은 2009년이 되어서야 조사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조갑상 작가는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소재로 꾸준히 작품을 발표해왔다. 그가 여전히 현역작가이기에 또다시 <병산읍지 편찬약사>를 쓸 수 있었다. 1980년대 전후에 출생한 작가들이 포진한 문단에서 새롭게 밝혀지는 아픈 역사를 그릴 노련한 전사戰士가 칼을 벼리고 있었다는 건 여러모로 행운이다. <병산읍지 편찬약사>는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작성되고 있는 기록물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권력의 입맛에 맞춰 변형시킨다 해도 진실은 결국 드러난다는 준엄한 사실을. 고희古稀를 바라보는 조갑상 작가가 조명하는 또 다른 중요한 소재는 좀처럼 조명받기 힘든 장년 이상의 사람들이다. 노인은 ‘문제’라는 단어와 묶여 뉴스에 등장하기 일쑤인데 조 작가가 <패가 뭔지는 몰라도>를 통해 보여주는 노년은 ‘여전히 진행 중인 삶’이다. 자녀에게 목숨 거는 부모를 탓했던 천편일률적인 시각을 확대해 기생과 안주를 택한 젊은 세대까지 조명하는 <목구멍 너머>는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조갑상 작가의 작품은 후배들에게 ‘오래, 그리고 소신있게’ 작업하라는 당부를 담고 있는 듯하다.

국립중앙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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