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이치기는 얼음판 위에서 팽이를 채로 쳐서 돌리는 대표적인 겨울철 민속놀이다. 얼음이 어는 겨울이 오면 너나없이 팽이를 들고 밖으로 나와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겼던 놀이다. 옛날 책《역어유해(1690)》에서는 ‘팽이치기’를 ‘핑이 돌리다’로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물체가 ‘핑핑 돈다’는 뜻에서 온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팽이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720년에 쓰인 일본의 《일본서기》에 팽이가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기록이 보이므로, 삼국시대에는 이미 팽이치기를 했음을 알 수 있다.
팽이는 주위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나무와 끈을 주재료로 사용하며, 깎은 형태에 따라 말팽이·장구팽이·바가지팽이 등으로 나뉜다. 원뿔형인 말팽이나 위아래를 모두 뾰족하게 깎아서 양쪽으로 다 돌릴 수 있는 장구팽이는 박달나무나 대추나무처럼 무게감 있고 단단한 나무로 만든다. 바가지팽이는 깨진 바가지 조각을 둥글게 만든 후 그 가운데에 뾰족하게 깎은 나무를 꽂아서 만든다.
기산 김준근 ‘ᄑᆡᆼ이돌니는 모양’(프랑스 국립기메빅물관 소장,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팽이는 혼자 돌리며 놀기도 하지만, 상대방과 겨루기도 한다. 겨루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자기 팽이를 상대 팽이에 부딪쳐 넘어지게 하는 ‘팽이 싸움’, 누구 팽이가 더 오래 돌아가는지 겨루는 ‘오래 돌리기’, 그어 놓은 선에 팽이를 놓고 신호에 따라 자기 팽이를 치면서 계속 밀고 나가 누구 팽이가 더 멀리 가면서 오래 도는지를 겨루는 ‘멀리 치기’ 등이 있다.
운동량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이 놀이를 하면 전신을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신체의 균형적인 발달에 도움이 된다. 팽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 부지런히 팽이채를 치는 사이에 대근육 활동과 눈과 손, 눈과 팔의 협응력을 길러주게 된다. 그리고 팽이를 만들거나 돌리는 과정에서 여럿이 함께 어울리며 사회성 및 언어발달에 도움을 준다.
전통놀이 현대화 콘텐츠로 개발된 팽이는 내가 원하는 전통 패턴과 기하학 패턴을 자유롭게 꽂아 돌릴 수 있어 나만의 팽이를 만들 수 있다. 팽이에 전통 문양을 끼우고 돌리면 또 다른 새로운 문양이 탄생하게 된다. 나무 팽이에 각자 취향대로 종이 무늬판을 끼워 자신의 팽이를 완성하는 형식으로 팽이가 회전하며 만들어 내는 화려한 색감과 패턴이 어린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팽이 놀이를 더 흥미롭게 한다. 전통놀이 현대화 콘텐츠로 개발된 팽이는 겨울이 아니어도, 실외가 아니어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동아시아의 놀이 (김광언, 민속원, 2004)
한국민속예술사전 민속놀이(국립민속박물관,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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