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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버블이나 알고리즘의 세계에 빠져 ‘좋아하는 것’이 일치하는 사람들과만 교류하고 ‘싫어하는 것’을 공유하며 다른 의견을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누군가 나와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 그것을 공격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가? <왜 우리는 가짜 뉴스에 더 끌릴까>는 거짓말, 도발, 조롱, 혐오, 조작 등 쉽지 않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다양한 사고실험과 여러 관점을 제시해 독자의 흥미를 끈다. ‘세상을 바꾼 거짓말’, ‘거짓말이 정신 발달에 필요하다는 주장’과 같은 흥미로운 주제는 가짜 뉴스 문제와 언론 윤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또한 극우와 극좌의 비교, ‘두 명의 철학자 두 개의 견해’, ‘정치적 올바름(PC)에 대한 찬반 논쟁’ 등 다양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독자가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책 곳곳에서 던지는 질문들은 답을 원한다기보다 생각을 유도한다. 다양한 입장과 관점을 살펴보고 더욱 깊이 사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책을 언론계로 진로를 정한 청소년들 뿐만이 아니라 모든 청소년에게 추천한다. ‘나는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나는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가?’와 같은 질문을 통해 모호한 상황을 판단하고 자신의 생각 틀과 기준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우리는 유쾌하고 열린 자세로 자기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존중한다. 다만 그들의 의견이 우리와 같을 때만 뒤돌아보지 않는가?
아슬아슬 간질간질, 자꾸만 생각나고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그 친구.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좋아해 보기도, 깊은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도 한다. 이제 막 이러한 감정을 처음으로 느끼는 청소년들에게 ‘이 감정이 도대체 무엇일까?’, ‘스킨십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와 같은 질문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하지만 이런 고민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손 잡아도 될까>는 바로 이러한 고민을 가진 청소년들이 올바른 성적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길잡이가 되어 준다. 이 책은 단순히 스킨십의 허용 범위나 2차 성징에 관해 논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의 관점에서 타인과 관계 맺기에 초점을 둔다. 건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소통이 필수적이며 원치 않는 스킨십을 거부할 권리가 있음을 강조한다. 또한, SNS의 발달로 새롭게 문제 되고 있는 디지털 성폭력, 소셜미디어 만남 등 청소년들이 마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다룬다. 성과 관련하여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사회적 통념을 되짚어 보는 점도 인상적이다. 성적 농담이나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인식 등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차별적이거나 왜곡된 시각일 수 있음을 알려한다. 바비인형이나 아이돌처럼 마른 몸을 이상적인 기준으로 삼아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이 책을 통해 청소년들은 자신의 감정과 상대를 존중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나아가 스스로를 존중하는 법을 익혀 건강하고 행복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깨달을 수 있다.
‘별점 받는 반장이 있다면?’ 평범한 학생 우주는 부모님과 친구들에게 인정받고자 반장이 되기로 결심한다. 부모님이 운영하는 ‘우주피자’의 배달 앱에 손님들이 별점과 리뷰를 남기는 것을 보고, 우주는 학급 홈페이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친구들로부터 별점을 받겠다는 기발한 공약을 걸어 반장이 된다. 별점 반장으로 불리게 된 우주는 별점 만점을 받기 위해 학급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친구들이 겪고 있는 힘든 일도 앞장서서 해결한다. 하지만 모든 친구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렵고,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는 친구들이 생겨난다. 별 다섯 개의 별점만 있던 게시판에는 점차 낮은 별점도 등장하더니 결국 빵점 반장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만다. ‘우주피자’ 역시 손님들의 별점으로 어려움을 겪게 되고, 우주와 부모님은 별점 때문에 걱정이 늘고 속상해지는 날들이 많아진다. 우주가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별점과 리뷰가 일상이 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함께 되돌아볼 수 있다. 온라인 세상에서 타인에게 보여지고 평가받는 것이 익숙한 시대를 살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별 다섯 개 만점이 아니더라도, 그 이상의 소중한 가치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인류가 처음 물품을 돈 대신 사용한 수천 년 전부터 금속화폐, 종이화폐, 그리고 가상화폐에 이르기까지 화폐의 모습은 시대에 맞춰 바뀌었다. 돈은 우리 생활과 뗄 수도 없고, 결코 관심을 놓아서도 안된다. 하지만 막연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돈이 어떤 속성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경제를 흐르게 만드는지 ‘돈’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 이 책은 용돈을 규모에 맞춰 사용하고 경제에 대해 배우면서 우리가 한 번쯤은 궁금증을 가졌을 법한 돈과 경제 현상에 관한 의문점들에 답해준다. ‘중앙은행’, ‘금 본위제’, ‘인플레이션’ 등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전문용어들을 다루면서도 친숙한 사례를 예로 자세한 설명을 덧붙이고 있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또한 경제 이론은 물론 지폐를 처음으로 사용한 나라가 어느 곳인지, 대한민국에서 5만 원권 한 장을 제조할 때 드는 비용이 얼마인지 등 돈과 관련된 흥미로운 정보도 알려준다. 최근 들어 뉴스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비트코인 관련 기사를 보고 생소했던 경험이 있다면? 물가는 왜 계속 오르기만 하는지 궁금하다면? 아직은 경제가 낯선 친구들은 물론, 평소 돈에 관심은 있지만 경제라는 큰 틀이 어렵게 느껴져 공부를 시도하기 힘들었던 부모도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나도 초등학교 때 반장 선거에 나가본 경험이 있다. 내가 반장 선거에 나가지 않더라도 매해 반장을 뽑았다. 그런데 반장을 뽑는 선거가 어떤 의미인지, 왜 우리는 투표를 해야 하는지 혹은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을 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실은 단순히 누군가를 뽑는 행위 보다 선거와 정치참여의 의미에 대해 아는 것이 더 중요했을 터인데 말이다. 여기, 그것에 대해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 있다. 딱딱한 설명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학교에서 모두 경험할 만한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주인공 하진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반장 선거에 도전한다. 인기 많은 다른 후보를 이기려면 선거 공약은 무엇으로 할지, 포스터는 어떻게 만들지 머리가 복잡하다. 그런 와중에 반장 선거 하루 전 선거 벽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하진이네 반 분위기는 뒤숭숭해진다. 이 과정에서 결국 누가 반장이 되는지보다 하진이와 반 친구들이 무엇을 경험하고 배우게 되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흥미롭다. 어린이들이 이 책을 통해 선거와 정치참여의 의미와 결과와 함께 과정도 중요함을, 실패를 통해 이전의 나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음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아이들이 한글을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받침소리라고 한다. 받침소리를 좀 더 즐겁게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 책은 한글교육연구회 선생님들이 모여 오랜 시간 한글수업을 구상하고 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어느 날 쌍둥이 산이와 나래가 아침에 깨어났는데 엄마가 사라졌다. TV뉴스에 나오는 글자도 이상하고 가게 간판도 이상하다. 그래서 마을 참나무 할아버지에게 물으러 갔더니 땅속 괴물이 엄마와 받침을 가져갔다는 것이다. 두 남매는 용기를 내어 엄마를 찾아 땅속으로 향한다. 황금 감자를 이용해 미음(ㅁ)글자를 되찾고, 집게 괴물과 싸우며 비읍(ㅂ)을 찾아낸다. 이 과정에서 지렁이 가족, 쥐 가족, 그리고 거인, 두더지를 만나 서로 도우며 받침 글자들을 찾는다. 과연 쌍둥이 남매는 엄마를 구하고 받침을 모두 찾을 수 있을까. 책 속에 나오는 주문 같은 받침 없는 문장을 큰소리로 반복하여 읽으면 박자를 느낄 수 있다. 또한 주문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한글의 모양과 받침의 역할을 동시에 깨달아 퀴즈를 푸는 재미가 있다. 독자는 모험 이야기를 따라가며 받침 학습에 대한 흥미를 얻고, 스스로 책을 읽고 즐기는 습관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2살부터 숫자를 익히기 시작한다. 손가락을 접으며 하나를 배우기 시작 해 “우리 집에 의자가 몇 개일까?” 처럼 생활에서 숫자를 찾는 놀이로 나아간다. 「숫자 넘어 숫자 이야기」 는 이러한 발견의 즐거움을 담아낸 그림책으로 일상에서 만나는 숫자를 이야기로 풀어내어 숫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엄마와 아이가 외출하며 만난 ‘하나’에서 ‘둘’이 된 자전거, ‘셋’이기도 ‘하나’이기도 한 친구들, ‘넷’이 ‘하나’를 구해 ‘다섯’이 된 풍경 등 책은 ‘하나’에서 ‘열’까지의 숫자를 생활 속 장면과 연결한다. 단순한 숫자의 더하기와 빼기가 아닌 감정을 더해, ‘여섯’인데 곧 가까워질 ‘여섯’, ‘일곱’이지만 보이지 않아도 함께하는 ‘하나’가 있어 ‘여덟’인 경우도 있다. 하나에서 열까지의 숫자를 따라가며 주변에서 발견하는 이야기와 섬세한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그림체의 각 페이지는 마치 한편의 짧은 동화처럼 느껴진다.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인물들의 모습과 따뜻한 색감은 책을 읽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숫자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다 보면 어린 시절 손가락을 접으며 숫자를 배우던 설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경우는 많지만, 나 스스로를 칭찬하는 경우는 드물다. 남에게 관대한 사람도 자신에게는 엄격한 기준을 내세우거나, 오히려 더 인색하게 굴기도 한다. 긍정적인 자아상을 형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존감은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나를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런 점에서 이숙현 작가의 <나에게 주는 상>은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형형색색, 모습도 제각각인 애벌레들은 나만의 장점에 대해 ‘나에게 주는 상’을 수여한다. 사각사각 풀잎을 갉아먹어 모양내길 좋아하는 사각사각 애벌레는 ‘그리고 싶은 것을 신나게 그려서’ 상을 주고, 무늬가 꼭 뱀처럼 보이는 메롱 애벌레는 ‘뱀인 척을 잘해 스스로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서’ 상을 준다. 비록 남의 시선에서 대단한 일이 아닐지라도, 스스로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애벌레들이 대견하다. 특히 빨강, 노랑, 초록의 원색과 부드러운 크레용의 질감으로 귀엽게 표현된 애벌레들과 직접 만든 듯한 삐뚤빼뚤 상장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한 마리 나비가 되기 위해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변화하는 모습은 매일매일 도전하고 성장하는 아이들이 연상된다. 애벌레들이 스스로를 진심으로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처럼 매일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도 작은 성취에 마음껏 뿌듯해하고 기뻐하기를, 누구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