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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어른들과 친구들에게 한창 관심받고 싶은 나이! 사춘기 청소년의 복잡한 심리를 새빨간 색깔로 솔직하게 표현한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눈에 빨간 실핏줄이 터져 안대를 쓰고 학교에 간 주인공 '나'에게 이전과 전혀 다른 관심이 쏟아진다. '무서운 언니' 같다는 친한 친구의 말부터 같은 반 친구들의 질문과 선배와 싸워서 이겼다는 소문까지. 평소 존재감 없이 살아가던 주인공은 눈이 나은 후에도 낫지 않았다는 거짓말까지 하며 안대에 집착한다. 청소년 시기, 누구나 한 번쯤 관심을 받기 위해 사소한 거짓말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한때 맞벌이를 하셨던 부모님의 관심을 받고자 가벼운 감기에도 엄살을 부렸고 부러진 팔에 처음으로 깁스했던 것을 유난히 자랑스럽게 여긴 기억도 있다. 이 책을 읽는 청소년은 복잡한 주인공 심리에 공감하는 동시에 안대에서 자유로워진 ‘나’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객관화해 볼 수 있다. 또한 사춘기 아이를 둔 부모는 내성적인 아이의 관점에서 학교생활을 간접적으로 바라보며 아이와 필요한 대화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다. 회색빛이 주를 이루는 그림책 속 선생님의 관심으로 빨개져버린 주인공의 귀, 반 친구와 싸운 ‘나’로 인해 붉어진 엄마의 얼굴 등 구석구석 숨겨진 작가의 의도를 상상해 보는 재미는 덤이다.
백일장 표절시비로 인터넷 공론장 속 논란에 휘말린 고등학생들의 일상이 펼쳐진다. 작가는 '정아'와 '하윰' 열일곱 살 두 아이가 맞닥뜨린 사건을 각각의 교차 시점으로 전개하며 논란을 선동하는 사람, 논란을 믿지 않는 사람, 논란에 더 큰 논란을 덧씌우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을 보여준다. 가면을 쓴 채 스마트폰에 열중한 표지의 인물은 작품을 잘 표현하고 있다. 진실을 알려고 하기 보다는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으며 타인을 너무 쉽게 평가하는 ‘친절하고 가혹한 심판자’가 넘쳐나는 사회의 모습 그대로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요즘 10대들이 관계 맺는 방식, 변화하는 가족 형태, 무의식적 편견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 등 오늘의 청소년들이 통과하는 사회의 면면을 보여준다. 특히, 온라인 세계에서의 경험이 더 중요해진 청소년들이 현실에서 진지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소문, 폭로, 가짜뉴스, 성급한 믿음 등으로 가득한 혼란스러운 온라인 환경에서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누군가를 향한 심판자가 되기보다 진실에 다가서기 위한 용기와 기다림, 조금의 솔직함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온라인 세상에서 흔들리고 싶지 않은 청소년들에게 추천한다.
‘시간을 사고 팔 수 있다면?’ 한 번쯤 상상했던 순간이 현실이 되었다. 유전자 연구로 시간 유전자가 발견되었고, 사람들은 타임 스토어에서 시간 유전자 이동 기술을 통해 시간을 사고 팔 수 있게 되었다. 가난한 사람은 자신의 시간 유전자를 팔아 돈을 벌고, 돈 많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시간 유전자를 사서 더 오래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영재 학교 입학을 꿈꾸며 엄마의 철저한 시간 관리 아래 살아가던 지후의 유일한 기쁨은 아빠 가게에서 일하는 세랑 누나를 만나는 것이다. 하지만 세랑 누나는 미성년자의 시간을 사고 파는 불법 거래 수술을 받아 기억을 잃어버린, 지후가 미워하던 친구 예나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지후는 충격을 받지만, 또다시 불법 거래소 이용으로 위험에 처하게 된 예나를 구하고자 한다. 나라면 타임 스토어를 이용할지, 내가 예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지, 지후 엄마와 아빠 중 누구의 생각에 동의하는지 등 책을 읽다 보면 의미 있는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매일 정해진 일정대로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자신이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느끼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내 눈에 보이고,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이 과연 전부일까? 나쁘게 보이는 일은 모두 다 나쁘기만 하고, 좋게 보이는 일은 모두 다 좋기만 할까? 그게 아니라면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 좋을까? <우리는 두 눈으로 세상을 봅니다>에는 눈동자가 한쪽 씩 별과 달 모양으로 달라진 아이가 등장한다. 초승달 모양의 눈은 세상의 기쁜 일, 좋은 일, 즐거운 일을 보지만, 성게처럼 뾰족한 별 모양 눈은 슬픈 일, 나쁜 일, 잔인한 일을 본다. 예컨대 할머니를 보며 별 모양 눈은 병듦과 죽음을 보지만, 달 모양 눈은 가족과 남은 시간을 보내는 지금의 행복한 모습을 본다. 나를 데리러 온 아빠를 볼 때, 별 모양의 눈은 가장의 무게와 예민함을 보지만 달 모양의 눈은 자라나는 딸을 사랑스럽게 보는 눈길을 본다. 반려견이 죽었을 때, 별 모양 눈은 텅 빈 집을 보고 허전함과 슬픔을 느끼지만, 달 모양 눈은 함께 했던 따뜻하고 다정했던 순간들을 떠올린다. 이 책은 그래도 세상은 희망찬 곳이니 어떤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삶은 기쁨과 슬픔, 풍요와 가난, 죽음과 탄생, 행복과 절망처럼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입체적으로 공존함을 알려주며, 애써 부정하거나 긍정하지 않고 어떠한 일에도 양면이 있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자세가 삶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눈’으로 본 세상을 나는 어떤 태도로 살아갈지, 별 눈과 달 눈을 가진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보면 어떨까?
2012년 안데르센 상 수상자인 파브리지오 실레이의 작품이다. 악어 코코 바로코는 다른 악어들과 달리 먹는 것에 집착하지 않고 문학과 예술을 사랑한다. 코코 바로코는 수줍음이 많고 긴장하면 말을 더듬는 버릇이 있어 다른 악어 동료들로부터 놀림을 받는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자기 뜻대로 하며 나름 특별하고 만족하며 잘 살고 있다. 모두와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야만 행복한 건 아니니까. 그런 그에게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긴다. 바로 국제 악어 모임에서 연설을 해야 하는 것! 심지어 남은 시간은 4일 뿐이다. 코코 바로코는 이틀 동안 고열에 시달리며 이 상황을 피할 생각도 하지만 다른 동물들에게 도움을 구하기로 한다. 많은 청중 앞에서 말하는 방법과 긴장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지만 답변은 모두 실망스럽기만 하다. 단상 앞에 서서 해보는 게 낫겠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코코 바로코의 모습은 뭉클하고, 별 쓸모없어 보였던 다른 동물들의 조언이 아이러니하게 맞아떨어지는 장면은 유쾌하다. 연설의 마지막 순간, 먹는 것밖에 모르던 악어 청중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그 곤경을 헤쳐낸 것처럼 뿌듯하다. 마주하기 어려운 문제를 맞닥뜨려 겁을 내는 당신에게 악어 코코 바로코의 이야기가 단단한 응원이 되길 바란다.
지구에 넘쳐나는 쓰레기 문제는 우리 모두의 걱정거리다. 지구 쓰레기를 우주로 보내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해 본 적 있을까? 우주는 넓고 계속 팽창하고 있으니 우주에 쓰레기가 생겨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는 우주에 대해 잘 모르기에 하는 생각이다. 스스로를 ‘우주 쓰레기’라고 소개하는 장갑은 우주 비행사가 실수로 놓쳐 버린 뒤 우주 떠돌이 신세가 되었다. 지구와 가까운 저궤도 우주에 날아다니는 쓰레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할 일을 다한 인공위성, 고장 난 발사체의 몸체, 우주 비행사가 놓친 공구들. 우주를 떠도는 쓰레기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총알보다 8배 빠르고 부딪힐 때 에너지는 64배다. 우주 쓰레기가 인공위성과 부딪치면 고장을 일으켜 지구에 통신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또 무거운 우주 쓰레기는 지구로 떨어져 해를 입히기도 한다. 우주 과학이 발전하는 만큼 우주 쓰레기는 더 많아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 책은 우주 산업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에게 우주 쓰레기 문제를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드넓은 우주 역시 우리가 지켜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우주 환경을 어떻게 유지하고 지켜나가야 할지 모두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린 시절, 나도 양치가 정말 싫은 어린이었다. 칫솔을 들고 쫒아 오는 부모님을 피해 숨고, 이 닦는 척만 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조금만 더 놀고 닦을게요!”하며 미루다가 자주 혼났기에<황금 이빨 토끼>를 읽으며 내 어린 시절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여기 양치가 너무너무 싫은 토끼가 있다. 친구들은 매일 뽀득뽀득 이빨을 닦지만 토끼는 먹기만 할 뿐 이 닦는 법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토끼의 어금니가 아프기 시작한다. 할아버지 토끼가 썩은 이를 뽑아야 한다며 집게를 꺼내자 놀란 토끼는 도망치고 만다. 황금은 절대 썩지 않는다는 까마귀의 말을 듣고 토끼는 달님에게 소원을 빌어 황금 이빨을 얻는다. 매일 닦을 필요도 없고 웃을 때마다 번쩍번쩍 빛나는 이빨이 토끼는 맘에 쏙 든다. 그러나 번쩍이는 황금 이빨로 인해 어디서든 눈에 띄어 늑대에게 자주 쫓기고 친구들도 다가오지 않아 외톨이가 되어버린다. 이제 토끼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주제를 귀여운 토끼 캐릭터와 포근하고 다양한 색감으로 풀어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웃음과 대화를 나누기 좋은 책이다.
진흙투성이가 된 채 머리엔 붕대를 감고, 불쌍한 표정을 짓고 있는 곰의 모습이 딱 제목 그대로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저렇게 다치고 진흙투성이가 됐을까? 곰은 오늘 하루 되는 일이 없다. 숲에서 친구들과 파티를 하기로 한 날, 기분 좋게 동굴 밖을 나왔는데 땔감을 구하려다 가시에 찔리고, 커다란 나무가 머리 위로 떨어지고, 진흙탕에 철퍼덕 넘어지기까지 한다. 좋지 않은 일이 겹친 곰은 결국 ‘오늘은 엉망진창!’이라며 울부짖고 만다. 속상한 마음에 개구리 친구를 만나 하소연을 하던 곰은 뜻밖의 깨달음을 얻는다. 곰을 아프게 했던 가시는 생각보다 더 작았고, 머리에 생긴 혹도 시간이 지나니 훨씬 작아졌다. 다시 생각하니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었음을 깨달은 곰은 이내 마음이 누그러지고, 기분도 점차 풀린다. 곰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개구리의 역할이 매우 인상 깊다. 숲속 파티도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곰과 친구들은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고 행복을 느낀다.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가 우리 삶을 얼마나 풍요롭고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