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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큰 인기를 끌었다. 제목만 보아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집’은 주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공공 임대 주택, 행복 주택, 월세 지원 정책 등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 제도들은 무엇일까? 국가는 왜 많은 세금을 들여 이런 정책을 마련하는 걸까? <내 집이 꼭 있어야 할까?>는 이러한 질문을 출발점으로, 주거 문제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 문제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내 집 마련’에 집착할까? 저자는 우리가 집을 노후 보장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복지 제도만으로는 은퇴 이후의 삶이 불안하다고 느끼는 상황에서, 집 한 채는 주택연금을 받거나 필요할 때 현금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과연 우리나라에만 나타나는 현상일까? 더불어 임대 주택으로 인한 계층 양극화와 사회적 낙인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 저자는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여러 나라의 주택 복지 정책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의 제도와 비교한다. 공공임대주택과 자가 소유 비율이 동시에 낮음에도 불구하고 주거 안정성이 높은 독일의 사례, 공공임대주택을 늘리기보다 저소득층에게 임대료를 지원하는 미국의 정책 등 다양한 사례를 통해 주거 불평등과 계층 간 양극화를 완화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을 보여준다. 수능, 대학, 취업, 결혼, 그리고 내 집 마련까지. 주거 문제는 어느새 미래 세대가 인생에서 반드시 넘어야 할 허들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청소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공공임대주택의 장단점과 한계를 이해하고, 정부가 왜 이러한 주거 복지 제도를 시행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내 집이 꼭 있어야 할까?>는 미래 세대 청소년들에게 현실을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설계하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소설은 이민 2세대 청소년이 겪는 정체성 혼란과 차별, 그리고 일상 속에 스며든 소외의 감각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한국인 아버지와 스리랑카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현은 자신을 완벽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사회는 주현을 끊임없이 '이주 배경 청소년'이라는 틀 안에 분류하고 규정하려 한다. 입시를 앞두고 대치동 학원의 주말 강의를 들으러 간 주현은 그곳에서 “이 동네 애들은 모두 ‘진짜’ 한국인”이라는 말로 요약되는 ‘낯선 감각’과 마주한다. 한국 사회 특유의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주현은 자신의 배경을 전략으로 활용하라는 조언을 듣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짜 나'와 '세상 사람들이 상상하고 바라는 나‘ 사이에서 깊은 혼란을 느낀다. 이 책은 인물의 특징을 과장해 드러내는 ‘캐리커처’라는 개념을 중심 장치로 삼아, 서로를 얼마나 쉽게 단순화하고 왜곡된 이미지로 이해하는지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다문화'와 '입시'라는 한국 사회의 민감한 현실을 배경으로 주현의 일상을 따라가다 보면 미묘한 권력 관계와 과거의 사건들이 마지막까지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 누군가를 쉽게 규정해 버린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익숙하다고 믿어온 시선이 낯설게 뒤집히는 경험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어느날 아침 평범했던 마을 밀타운에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부모님, 할머니, 선생님, 친구들까지 나를 제외한 모든 마을 사람들이 평소와 다르게 과장된 행동을 한다. 돈, 공부, 건강, 새로운 물건 등 다들 무언가에 하나씩 집착하며 극단적으로 행동하고, 심지어 행복을 파는 상점까지 마을에 생긴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정상인 나는 밀타운이 뭐든 과장하는 마을이 되어버린 이유를 찾으려 한다. 지저분한 일 처리부서에서 파견 나온 조사관 테브픽 형과 함께 이상하게 변해버린 마을을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한 조사를 시작한다. 과장되게 행동하는 마을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어딘가 낯설지 않다. 잠시도 쉬지 않고 공부하는 친구들,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에 과하게 꽂힌 엄마, 숙소 고객들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할머니, 자식들을 너무 사랑해서 아무것도 못 하게 과보호하는 마을 아주머니 등. 이들의 모습을 보면 밀타운이 마치 우리가 현재 살아가는 세상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을 조금 과장되지만 유쾌하게 풍자하며 문제의 원인을 생각하게 만든다. 아이들에게 삶에서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

누군가를 위해 마음속으로 정해 둔 ‘선’을 넘어본 경험이 있을까. 이미 친숙한 관계가 형성된 공간에 새롭게 들어가 적응하고 어울리는 일은 쉽지 않다. 전학생을 둘러싼 호기심 어린 시선과 묘한 분위기를 느껴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전학생 ‘하도’를 중심으로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도는 눈에 띄는 외모로 아이들의 관심을 받지만, 어딘가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로 인해 오해를 사고 곧 외톨이가 된다. 한편 아현은 우연히 학교 밖에서 하도를 만나 고양이를 매개로 친해지지만 두려움 때문에 학교에서는 철저히 하도를 외면한다. 아현은 하도의 비밀까지 주변에 전해 버리고 만다. 그렇게 교실 안에 스며든 은밀한 따돌림은 점차 노골적이고 물리적인 폭력으로 이어진다. 심해지는 괴롭힘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아이들은 얼마나 더 해야 하도가 움직이기 시작할지 궁금해한다. 하도는 왜 반 아이들의 폭력에 맞서지 않고 아무 말 없이 감당하는 것일까. 이 책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괴롭힘을 묵묵히 견뎌 온 하도의 서사가 서서히 드러나면서다. 아이들이 친구를 위해 스스로 정해 놓았던 ‘선’을 넘어서는 과정은 극적이면서도 섬세하다. 자신의 아픔을 털어놓는 용기, 친구를 위해 손을 내미는 용기는 때론 아프지만 아이들을 한 뼘 더 성장하게 한다. 그런 용기를 통해 아이들이 만들어 갈, 결국은 행복한 미래를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만든다.

세상을 살다 보면 별일 없는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뒤늦게 깨닫는 순간이 온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는 그 가치를 쉽게 잊지만, 작은 어긋남 하나만으로도 하루의 리듬이 흔들리면 비로소 아무 일 없이 지나간 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알게 된다. 이 이야기는 그런 ‘별일 없는 하루’의 의미를 한 아이의 시선으로 차분히 되짚는다. 열 살 가영이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수요일, 잠깐 졸다 내려야 할 버스 정류장을 지나치고 만다. 사소한 실수로 시작된 이 ‘별일’ 앞에서 가영이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하루를 이어 간다. 버스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가영이를 둘러싼 사람들은 크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조용히 도움을 건네고, 눈에 띄지 않는 배려와 무심한 듯한 친절은 가영이의 귀갓길을 안전하게 도와준다. 이 책은 극적인 사건이나 큰 교훈을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틈에서 스쳐 지나가기 쉬운 순간들을 붙잡아, 평범한 하루가 사실은 결코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운다.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는 반전은 독자로 하여금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 ‘별일 없는 하루’를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연결과 신뢰를 오래 남는 여운으로 전한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낸 일에 대한 고마움을 조용히 건네는 이야기다.

뭉크의 <절규>를 연상시키는 사람과 재미난 표정을 짓고 있는 도형들로 가득한 표지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책은 행복도서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매년 12월 31일이면 행복도서관에 나타나 같은 책을 빌려 가는 아이 ‘계인’으로 인해 도서관은 큰 소동에 휩싸인다. 간판의 글자가 떨어지고 책장이 흔들리는 혼란은 질서를 사랑하는 사서 선생님에게 그야말로 악몽 같은 순간이다. 하지만 사서 선생님은 아이를 꾸짖거나 규칙을 강요하는 대신, 어떻게 아이에게 책에 빠져들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 나선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도서관 예절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흥미로운 설정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도서관의 질서와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신선한 이야기 구성은 긴장과 웃음을 동시에 선사하고, 그림은 도서관 곳곳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더한다. 작은 장면마다 책과 공간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어 여러 번 읽어도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 도서관을 단순히 조용히 있어야 하는 장소가 아니라, 책을 통해 성장하고 상상이 펼쳐지는 살아 있는 공간으로 그려 낸다. 도서관을 처음 만나는 아이에게도, 이미 도서관을 좋아하는 아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웃음 속에서 자연스럽게 책과 도서관을 가까이하면 어떨까?

샛노란 바탕 위에 초록빛 대파가 가득한 표지가 한여름의 기운을 선명하게 불러온다. <파 뽑는 날>은 화창한 어느 날 온 가족이 파를 수확하며 보낸 하루를 담은 그림책이다. 파를 “꽉!” 잡고 “쑥!” 뽑아 “탁!” 내려놓는 반복적인 동작은 의성어를 만나 리듬을 얻고, 파 뽑기라는 고된 노동은 경쾌한 놀이가 된다. 허리를 굽혀 파를 뽑는 일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지만, 주인공 아이에게 파 밭은 노동의 현장이기 전에 자연을 탐색하는 공간이다. 지렁이를 보고 화들짝 놀란 아이는 “자연의 농부”라고 일러주는 아빠의 말을 통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를 배우고, 햇살과 바람, 흙의 감촉을 온몸으로 느낀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가장 큰 기쁨은 평소에는 저녁에야 만날 수 있었던 엄마, 아빠와 하루 종일 함께 있다는 사실이다. 파란 하늘이 서서히 보랏빛으로 물들고, 초록으로 빽빽하던 파밭이 노란 맨땅을 드러낼 때까지 수확은 이어진다. 긴 시간 동안 아이는 투정 대신 열심히 손을 움직이며, 가족의 일원으로 가족을 위한 일을 끝까지 함께한다. <파 뽑는 날>은 가족을 향한 사랑을 직접 표현하지 않지만, 함께 흘린 땀과 시간 속에서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을 자연스럽게 전한다. 가족이 함께한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한 추억이 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날 약속이 있는 날이면 나는 늘 전날 밤부터 마음이 바빠진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너무 말이 없다고 보이지는 않을지 혹시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머릿속에서 걱정이 많다. 이런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아 새로운 자리에 가는 일은 설렘보다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두더지의 조금 용감한 하루>는 바로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용히 말을 건네는 책이다. 토끼에게 파티 초대장을 받은 두더지는 토끼가 좋아하는 슈크림을 만들며 파티 참석 준비를 한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두렵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 말을 걸어 보고 싶다는 마음에 두근거리기도 한다. 토끼 네로 향하는 길 내내 “집으로 돌아갈까?”, “괜히 나왔나 봐” 하다가도 “토끼가 기다릴 거야”, “나도 달라져야지”라는 생각을 반복한다. 그러다 토끼네 집 앞에서 망설이던 중,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던 스컹크를 만난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불안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더지와 스컹크는 갑자기 용감해지지도, 사교적인 성격으로 변하지도 않는다. 대신 토끼는 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각자가 편안한 방식으로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말’은 언제나 함께 있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같은 걱정을 품은 누군가가 곁에 존재한다는 의미임을 이 책은 따뜻하게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