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0.07.02.
- 조회수
- 6521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8)
- 담당자
- 조수빈
상명대학교의 모습
날이 갈수록 저작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동시에 '저작권 보호'를 위한 움직임들도 활발해지고 있다. 그 움직임 속에, 꿈틀 꿈틀대며 '저작권보호'의 미래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상명대학교의 '저작권보호학과' 교수와 학생들이다. "응? 저작권 보호학과라고?" 첫 반응 들은 대게 이렇다. 하지만 그 과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물음표는 자연스럽게 "아~저작권보호학과!"하고, 느낌표로 바뀔 것이다. 우리 대학생 기자단 역시 얼마 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저작권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을 받은 적이 있던 터라, 이 특이한 학과에 대한 관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성큼 성큼 종로구 홍지동에 위치한 상명대학교로 찾아가보았다. 길을 따라 올라간 곳에서 저작권보호학과의 김종원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국가적 사회적 수요 맞물려 탄생
세계 최초, 유일의 저작권보호학을 가르치는 김종원 교수 ⓒ 노영은
- 저작권보호학과가 개설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가 2000년대에 들어서,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개설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PC를 통해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손쉽게 영화나 게임 등 컨텐츠들을 사용하고 다운 받을 수 있게 되었지요. 하지만 이 편리함 속에 역기능으로 들어난 것이, 불법으로 다운로드 하거나 업로드하는 저작권에 침해되는 현상들이었습니다. 그 때, 우리학교는 이 문제들을 '학문적으로 연구하여 보호에 더욱 힘쓸 수 없을까'하고 생각했고, 또한 그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래서 2009년 3월에 '저작권보호학과'를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 학과의 교육목적 및 목표는 무엇인가요?
오늘날 문화산업에는 저작권과 저작권 보호에 관한 다양한 법과 정책, 기술들이 요구되고 있고, 그에 따라 저작권 및 저작권 보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문화산업에서 필요한 기획개발 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본 전공에서는 저작권 및 저작권 보호에 대한 폭넒은 지식을 바탕으로 이를 창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아울러 문화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법, 정책, 기술에 대한 국제적 수준의 전문능력을 갖추는 것을 교육목적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IT·법·경영 어우러진 커리큘럼
- 어떤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나요?
본 전공은 '융복합특성화대학'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로 IT 기술이라는 것이 발전하면서 저작권에 관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본 전공에서는 IT 기술을 알아야 합니다. 둘째, 저작권은 법으로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그래서 '저작권 법'을 배우구요. 사실 법과 IT 기술이라는 것은 굉장히 이질적인 학문이라고 할 수 있죠. 법은 문과계열이라면, IT는 이공계계열이니까요. 더해, '경영'이라는 학문도 배웁니다. 이러한 세가지 IT기술, 법, 경영이 융합 된 학과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나는 문과니까, 문과계열 공부만 해야지" 하는 어떤 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보다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 본 학과 졸업 후, 진로는 어떻게 되나요? 저작권 보호를 벗어나는 다른 분야에 취업은 어렵나요? 예를 들어, 경영학과 같은 경우는 다분야에 취업의 문이 열려 있는 것 처럼요.
본 과의 이름 때문에 다른 과보다는 좁은 취업의 문(?)이라는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유관된 기업에 취업이나, 파생된 산업에 취업 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진출 기회가 있습니다. 유관된 기업이라고 하면,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장 관계가 가깝겠지요. 문화부 산하 기관들이나, 사단법인 저작권 단체 등을 고려해 볼 수 있겠구요. 파생된 사업분야의 취업이라고 하면, 네이버나 다음(Daum)과 같은 포털사이트에서도 저작권 관련 문제가 많이 일어나고 있거든요. 큰 업체부터 작은 업체까지 우리나라에 현재 300개 정도 있는 온라인서비스프로바이드(On-line Service Provide) OSP에서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 와, 생각보다 굉장히 많네요. 그렇다면, 교수님은 어떤 이유로 본 학과를 맡게 되셨는지요?
저는 IT쪽에서 저작권보호기술(기술적보호조치)를 15년 정도 연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상명대에서 '저작권보호학과'를 개설했고,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와 매우 상응해서 맡게 되었습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 주위에서 '저작권, 저작권 보호'라고들 말은 많이하지만,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작권이란 무엇이며, 그 저작권을 보호해야하는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겠어요?
저작권이라고 하면, 무채재산권 또는 무영재산권이라고 합니다. 또 저작권법에서 정의한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표현한 것'이라는 말인데요, 우리가 사상이나 감정을 갖고만 있다고해서 그것이 저작권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거죠. 표현한 것이라는 것은 예를 들면, 미술이나 음악, 글로 쓴 시 수필 소설 등이 있겠습니다. 그래서 저작권이라는 것은 만드는 순간, 창조하는 순간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죄책감이 덜해 쉽게 저지르는 저작권 침해
불법저작물 추척 시스템 ICOP
'저작권 보호'에 관해 쉽게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김 교수는 탈무드의 황금사과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무엇이든 볼 수 있는 망원경, 어디로든 날아갈 수 있는 양탄자, 어떤 병이든 고칠 수 있는 황금사과를 각각 가진 삼형제의 이야기를 알고 있을 겁니다. 어느 날 첫째는 망원경을 통해 이웃나라의 공주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왕은 공주의 병을 고치는 자를 사위로 삼겠다고 했습니다. 삼형제는 둘째의 양탄자를 타고 공주를 찾아가 막내의 황금사과로 공주의 병을 고치죠. 결국 누가 공주와 결혼하게 될까요? 바로 막내가 공주와 결혼합니다. 망원경과 양탄자는 그대로 남아 있지만 황금사과는 공주가 먹음으로써 없어졌기 때문이죠. 눈에 보이는 황금사과를 잃은 막내는 공주와의 결혼으로 보상을 받았지만, 두 형은 망원경과 양탄자가 그대로 남아있단 이유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합니다."
이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이용의 가치와 침해를 보상해주기 위한 것이 저작권 보호이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졌을 땐 범죄임이 드러나 죄책감을 가지는데 반해, 불법 파일 다운로드는 복사한 뒤에도 원본이 없어지지 않고 본 주인에게 남아 있으니 상대적으로 죄책감이 적은 것이다.
그렇다면, 기자가 쓰고 있는 이 기사도 저작권의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김 교수의 대답은 "당근!"이었다. 대신 단순 사실만을 나열한 기사는 그럴 수 없지만, 기자의 생각이나 감정, 사상이 담겨있는 글이라면 저작권을 가지고, 보호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유일·최초의 '저작권보호학과'
- '다른 학과에는 없다, 이 점은 우리 학과만의 특성이다'라고 할 만한 점은 무엇인가요?
우리 과는 전 세계 통틀어 하나 밖에 없습니다. 또 글로벌 인재를 키워낸다는 목표와 법을 공부한다는 점에서 영어와 한문, 두 가지를 학생들에게 요구합니다. 그래서 저희 과는 1학년 때 부터 매일 아침 8시에 영어단어 시험을 봅니다. 일정 점수가 넘지 못하는 학생은 남아서 꼭 외우고 가게 시킵니다. 1학년 28명, 2학년 25명이 정원이다보니까 애들을 강하게 키우고 있습니다(웃음).
또 김 교수는 "2002년에 우리나라가 월드컵 4강에 진출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인 줄 아십니까? 히딩크 감독의 '멀티플레이어'를 만들어 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저작권보호학과가 바로 IT, 법, 경영의 '멀티플레이어'를 키워내는 학과 입니다.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굉장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학과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온, 오프상의 저작권 침해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었지만, 민법이나 상법이 아닌 저작권에 관련된 전문가가 없었다. 그동안 저작권 보호에 관련된 학문적 체계화가 부족했던 만큼 앞으로 저작권 보호학과 졸업생에 대한 사회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해 본다.
'저작권 보호학과' 그 이름 만큼이나 특별한 느낌으로 기억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 이런 특성 학과가 개설 되었다는 점이 매우 자랑스럽고, 앞으로 더 높은 관심들이 모여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유능한 저작권보호 전문가가 탄생하길 바란다.
글/노영은(문화체육관광부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