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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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은
공공디자인을 묻다 <새공공디자인 2017: 안녕, 낯선 사람>
[ⓒ정혜정]
[▲ 공공디자인의 예-버스정류장(기사 내용과 무관) ⓒ세종의 소리]
개별적 도시미화 사업. 이번 전시의 총괄 디렉터인 오창섭 건국대 교수는 200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의 공공디자인을 그렇게 말했다. 지난 10년간 적지 않은 공공디자이너들이 ‘공공성이 없거나 미적으로 획일화된’ 디자인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문화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시시하고 단순하게 ‘개별적 도시미화 사업’으로 부르게 된 현실, 그리고 새로운 공공디자인 흐름의 등장은 ‘새공공디자인 2017: 안녕, 낯선 사람’ 전시의 기획 배경이 됐다.
전시장 한가운데에서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은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특별 섹션 <포스터 속 공공디자인 매니페스토*>가 바로 가운데에, 양 옆으로는 각각 섹션 1,2가 자리잡고 있다.
*섹션에 직접적인 선언문이 있다는 점과 섹션의 모든 내용이 기존의 공공디자인을 성찰하고 비판한다는 점, 그리고 그 모든 내용이 각각 하나의 선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 두 가지 뜻 모두를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1. manifesto (어떤 단체, 특히 정당의) 성명서[선언문] (옥스퍼드 사전)
2. Manifesto 후보자의 정책을 계량화 수치화해서 후보자를 평가하는 일 (한경 경제용어 사전)
[▲ 특별 섹션 <포스터 속 공공디자인 매니페스토> ⓒ정혜정]
위와 같은 특별 섹션의 위치와 생김새는 나머지 두 개 섹션을 보러가는 발걸음을 붙잡는다. 이 공간의 붙잡음에 응해도 좋을 것은, 여기서 얻을 정보가 나머지 두 섹션의 디자인 실천 사례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분명히 인식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 <새공공디자인 매니페스토> ⓒ정혜정]
이 섹션의 시작점인 위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존의 공공디자인은 권력과 경제적 이득을 좇아 정부나 공공기관에 기생했고, 이들은 공공디자인의 의미를 잃었다. 새 공공디자이너들은 주체적으로 문제를 발견해 창조적 대안을 내놓는 실천적 디자이너로, 이들은 디자인의 정치를 추구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공공성이 없거나 미적으로 획일화된’ 공공디자인 아닌 공공디자인의 추태를 참지 못한 이들의 선언, 그리고 다른 포스터들은 남은 두 섹션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디자인의 정치: 섹션1 <안녕, 낯선 사람>
특별 섹션에서 제시된 주제를 인지하고 첫 번째 섹션에 들어서면 하나의 큰 공간 안에 ‘사회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는 디자인 사례들이 곳곳에 있다.
[▲ <운동의 방식>(일상의 실천) ⓒ정혜정]
위 두 번째 사진은 왼쪽부터 순서대로 사회적 문제와 관련된 사진을 활용한 달력(7월: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투쟁 현장), 세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광화문에 세워진 작품, 그리고 1970년대부터 2017년 3월까지 서울의 다양한 군상을 담은 포스터다. 이 외에도 디자인이 어떤 방법으로 사회적 운동을 할 수 있는지 각종 디자인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봄알람) ⓒ정혜정]
여성혐오에 함께 지속적으로 대응해나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는 페미니즘 출판사 봄알람은 빨간색을 활용한 디자인 실천을 보여준다. 여남 임금격차, 고위 간부의 성비 등 문제를 준비된 도구를 통해 분명히 볼 수 있다.
디자인의 정치: 섹션2 <안녕, 낯선 존재>
두 번째 섹션은 생태, 문화, 역사적 가치를 실현하는 디자인 실천 사례들이 개별 공간에 전시돼 있다.
[▲ <connect>(OIMU) ⓒ정혜정]
[▲ <match>(OIMU) ⓒ정혜정]
윤곽선으로 보이는 향로들은 과거의 문화가 현재로 이어질 수 있는 디자인 실천 사례다. 전통 선향(線香: 향료 가루를 가늘고 긴 선 모양으로 만들어 풀로 굳힌 향 (표준국어대사전))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외형미를 강조한 화려한 향과는 다른, 호흡을 위한 향을 즐기게 하기 위한 것이다. 단순히 판매를 위한 제품 디자인을 넘어 문화의 지속성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 <안녕, 둔촌동주공아파트>(마을에 숨어) ⓒ정혜정]
손때묻은 스위치와 벽, 그리고 툭 하고 꽂혀있는 바늘은 더 이상 닿지 않을 누군가의 손을 기다리는 듯하다. 서울 강서구 둔촌동에 있는 주공아파트의 마지막을 기록한, 역사적 가치를 위한 디자인 실천 사례도 있다.
바이 투(Bye to) 옛 공공디자이너, 헬로 투(Hello to) 새 공공디자이너
전시의 부제는 ‘안녕, 낯선 사람(Hello, stranger)’이다. 여기서 우리말 ‘안녕’은 Hello로 표기됐지만, 그 ‘안녕’은 Bye로 해석해도 좋을 것 같다. 새로운 공공디자이너들을 맞이하는 인사, 그리고 공공성을 잃은 기존의 공공디자이너들과 작별하는 인사로 말이다.
[▲ 전시장 입구 ⓒ정혜정]
전시는 문화역서울284에서 11월 30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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