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7.09.20.
- 조회수
- 3595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44-203-2050)
- 담당자
- 이성은
빛과 소리로 물든 역사의 풍경 –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노효주]
[▲중화궁 뒷면 ⓒ노효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둥근 보름달이 뜬 밤이었다.
쏟아지는 달빛 아래 펼쳐진 궁궐을 따라 걷다보니
빛과 소리로 물든 역사의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빚·소리·풍경>은 대한제국 선포(1897년) 1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관리소가 공동주최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무대인 덕수궁은 임진왜란 직후 선조가 머물면서 왕궁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며,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해 조선이 자주 독립국임을 대외에 알리려는 의지가 담긴 역사적 장소다.
강애란, 권민호, 김진희, 오재우, 이인준, 임수식, 장민승, 정연두, 양방언 등 예술 분야에서 저마다의 작업방식을 구축하고 있는 9명의 예술가들은 지난 수개월 간 한국근대사와 대한제국기를 공부하고 덕수궁을 드나들며 느꼈던 역사적, 공간적 영감을 사진, 드로잉, 설치, 영상, 사운드 등 9점의 현대미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석조전 전경 ©노효주]
[▲프리즘 효과 ©노효주]
석조전 서쪽 계단 - <딥 다운-부용> 김진희
<딥 다운-부용>은 “덕수궁이 유구한 시간을 겪으며 목격했을 다양한 사건들을 분절하고 재조립해 색점필터 방식을 통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 덕수궁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작품 해설집 -
*색점필터 방식 : 작가 본인과 외부 사이에 시각적으로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가상의 필터를 형상화한 미술 기법
관객은 작품이 설치돼 있는 석조전 서쪽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위 또는 아래, 사방으로 작품과 대면한다. 또한 플라스틱 케이스 밖으로 나온 스피커는 공중에 흘러다니는 라디오 주파수를 잡아내거나 그 옛날에도 덕수궁을 적셨을 빗소리 등 자연의 소리와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잡음도 함께 송출한다.
[▲석조전 서쪽 계단 아래에서 바라본 <딥 다운-부용> ©노효주]
[▲석조전 정면 복도에서 바라본 <딥 다운-부용> ©노효주]
석조전 복도각 – <프리즘 효과> 정연두
<프리즘 효과>는 “한 줄기의 빛을 받은 프리즘이 굴절돼 여러 가지 색의 빛으로 발하듯이, 하나의 역사적 순간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는 관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 덕수궁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작품 해설집 -
정연두 작가는 석조전 2층 테라스에 서 있는 고종황제와 덕혜옹주의 모습을 동서남북 각 방향으로 표현해 대한제국 말기의 역사를 바라보는 네 가지 시선을 나누어 보여준다. 이 작품을 위해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황실 평상복을 제작해 모델에게 입혔고, 기록으로 남아있는 두 인물의 사진을 참고로 분장해 촬영을 진행했다.
[▲ 중화전 전경 ©노효주]
[▲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노효주]
[▲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중 일부 ©노효주]
덕홍전 -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강애란
석조전을 뒤로하고 석어당에서 몇 개의 계단을 내려오면 덕홍전의 전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빛을 발산하는 100여 권의 디지털 북과 실제 서책, 오래된 가구, 영상 등으로 구성된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은 조선왕조의 왕들에 대한 사료집과 조선왕조실록, 고종황제가 즐겨 읽던 서적 및 외교문서 그리고 대한제국 시대의 황실 문화 전반에 대한 자료를 재현한 가상의 황실 서고다.”
- 덕수궁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작품 해설집 -
강애란 작가는 고종황제가 자신의 서재에 어떤 책과 물건을 두었을까 하는 질문을 시작으로, 황실로부터의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현대적 발상으로 구현했다.
[▲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불꽃놀이 ©노효주]
[▲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불면증 ©노효주]
함녕전 -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시리즈 – 불면증 & 불꽃놀이> 이진준
<‘어디에나 있는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시리즈 – 불면증 & 불꽃놀이>는 이진준 작가가 한국에서 5년 만에 발표하는 신작이다. “이 작품은 고종황제가 승하하셨던 장소인 함녕전에 작가의 주관적인 관점을 영상과 사운드로 드러낸 작업이다.”
- 덕수궁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작품 해설집 -
작가는 작품을 통해 황제라는 이름 뒤에 감춰진 인간으로서의 본연의 감정을, 더욱 악화되고 있는 세계의 폭력성을 시사하는 작품의 서사로 풀어냈다.
[▲ 몽중몽(夢中夢) ©노효주]
[▲ 몽중몽(夢中夢)을 관람하는 관람객 ©노효주]
함녕전 행각 - <몽중몽(夢中夢)> 오재우
“ ‘꿈 속의 꿈’이라는 뜻의 <몽중몽>은 덕수궁 일대를 무대로 한 오재우 작가의 가상현실(VR)과 영상작품이다.”
- 덕수궁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작품 해설집 -
작가는 조선후기 기존 체제를 옹호하는 학자들의 입장과 미래에 대한 의지가 돋보이는 개혁파의 입장, 더 이상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왕들의 입장을 엮어 전통과 현대를 잇고자 한다. 전시장에 준비된 가상현실 기기를 머리에 쓰는 순간 작품은 기억 한편에 진한 잔상으로 남는다.
[▲덕수궁 프로젝트를 관람하는 관람객 ©노효주]
[▲덕수궁 프로젝트를 관람하는 관람객 ©노효주]
빛과 소리로 물든 풍경으로 채워진 옛 궁궐의 모습은 전통과 현대를 담기에 충분하다. 궁 내부의 이곳저곳에 시시각각변하는 빛을 감상하고 그 너머 들리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오직 그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덕수궁’의 세월을 바라볼 수 있다. 높은 빌딩, 빠르게 달리는 차와 공존하는 공간이지만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 덕수궁에 담긴 우리 땅의 역사를 나누는 시간은 성큼 다가온 가을밤을 훨씬 더 풍부하게 할 것이다.
위에 소개된 작품 외에도 중화전 동행각에서 장민승, 양방언의 사진·음악 공동작품을, 석어당에서 권민호의 대형 드로잉 작품과 덕홍전 내부에서 임수식의 혼합매체 설치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빛이 사용되는 작품이 많으므로 해가 지고 난 후, 저녁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 참여 작가를 초청한 릴레이 아티스트 & 큐레이터 토크가 진행되며, 대한제국기의 문화, 예술, 건축과 관련된 전문가 강연도 개최될 예정이다. 전시연계프로그램은 사전예약제로 진행되며 사전예약의 자세한 내용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시간
화-일요일: 오전 9시 – 저녁 9시
휴관일: 매주 월요일
발권시간: 관람종료 1시간 전까지 가능
입장료
전시 무료관람
(단, 덕수궁 입장료 1,000원 소지자에 한하여 입장 가능)
주차
덕수궁은 주차장이 없으므로 대중교통 이용 권장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TEL 02 2022 0600
*원문 : 도란도란 문화놀이터(http://blog.naver.com/mcstkorea/221099671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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