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7.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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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당자
- 이성은
보이는 것, 그 이상의 ‘에셔’
▲ⓒ윤지연
‘그림의 마술사’로 불리는 작가 <에셔>, 그의 단독 전시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린다. 10월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그래픽 아티스트’, ‘초현실주의 작가’ 그리고 ‘판화가’ 등의 칭호를 얻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던 ‘에셔’의 다채로운 작품 130점과 함께한다.
▲<그림의 마술사 : 에셔展> 입구 ⓒ윤지연
에셔, 그는 누구인가?
20세기 대표적인 아티스트 에셔, 그의 치밀하고도 환상적인 작품세계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다음은 영화 <인셉션>과 <라비린스>의 한 장면이다. 어쩐지 낯익은 구도의 그림이 두 장면 위에 그려진다.
▲ (좌) <인셉션>,(우) <라비린스> ⓒ출처: 인셉션, 라비린스
각각의 장면에서는 에셔의 작품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그리고 <상대성>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에셔의 마술같은 그림은 수많은 작품들 속에서 인용·‘오마주’돼 꾸준하게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오마주 :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의 주요 장면이나 대사를 인용하는 것을 이르는 용어 (출처 : 두산백과)
▲ (좌) <올라가기와 내려가기>, (우) <상대성> ⓒ세종문화회관
<그림의 마술사 : 에셔展>에서는 에셔의 작품들을 2개의 층에 걸쳐 풍부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시간과 공간’, ‘풍경과 정물’, ‘대칭과 균형’, ‘그래픽’까지 크게 4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관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던 대표적인 작품들과 함께 <그림의 마술사 : 에셔展>을 살펴보자.
틀을 벗어나다, 한계를 초월하다.
첫 번째로 만나 볼 작품은 <또 다른 세상>이다. 1947년에 제작된 이 목판화는 하나의 장면에서 세 가지의 다른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의 중앙에 위치한 창문으로는 달 표면과 그 너머의 지평선이 보인다. 이번에는 위쪽과 아래의 창문을 바라보자.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장면들이 보인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 보이는 달의 표면, 아래서 위를 올려다볼 때 보이는 달 위의 우주까지.
▲ <또 다른 세상> ⓒ세종문화회관
하늘과 지평선 그리고 땅, 에셔는 시점의 변화를 통해 각각의 분리돼 있는 공간들을 하나의 그림 위에 공존시켰다. 이 밖에도 에셔는 다양한 작품들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절대적인 경계를 넘나들었다. 한계를 초월해 더없이 풍부해진 그의 작품세계는 이를 감상하는 관객들의 상상력까지도 유연하게 만들고 또 넓게 확장시킨다.
그림 속, 치밀한 마술을 설계하다
두 번째로 살펴볼 작품은 앞서 <인셉션>과 함께 소개했던 <오르내리기>다. 이 작품은 중세 수도원과 수도사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열심히 오르내리고 있는 계단의 형태다. 일반적인 계단과 달리 위와 아래를 구분하기 어렵다.
▲ <오르내리기> ⓒ세종문화회관
에셔는 차원을 넘나드는 풍경과 정물을 그리고자 했다. 그때 활용한 이론이 바로 물리·수학학자인 로저 펜로즈의 ‘펜로즈의 삼각형’이다. 평면 위에 그려진 이 도형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를 3차원의 공간에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뚜렷한 명암의 대비와 신비로운 구조 덕분에 이 착시도형의 입체감은 2차원의 종이 위에서 뚜렷한 입체감을 얻는다.
▲ 펜로즈의 삼각형 ⓒ픽사베이(pixabay)
이제 다시 한 번 그림을 살펴보자. 펜로즈의 이론에 따라 지어진 계단은 위, 아래는 물론 그 시작과 끝마저 불분명해 보인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도사들의 수행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막연하면서도 신비롭게 느껴진다.
질서와 혼돈, 낙관과 비관
“우리는 질서를 만들고 싶기 때문에 혼돈을 사랑한다.” -M.C. 에셔
테셀레이션은 동일한 모양을 빈틈없이 반복하여 평면이나 공간을 정연하게 채워 넣는 것을 의미한다. 아래의 두 작품을 비롯해 에셔의 작품 다수에는 이 기법이 사용됐다.
▲ 에셔의 테셀레이션 작품들 <Eight heads>, <sky and water>ⓒ세종문화회관
마지막으로 소개할 작품 <만남> 역시 테셀레이션 작품이다. 배경 위에서는 다소 흐릿하게 보였던 형상들이, 한 곳에 내려앉아 원을 따라 돌기 시작하며 점점 뚜렷해진다. 하얀 남자와 검은 남자, 흥겨워 보이는 몸짓들이 축제의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이들은 원의 가장 앞쪽에서 서로를 조우하고 악수를 나눈다.
이 둘의 악수가 조화로우면서도 상충돼 보이는 이유는 까만 남자가 비관을, 하얀 남자가 낙관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에셔는 이 둘이 ‘동전 한 면’과 같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차원까지, 뚜렷한 경계를 허무는 에셔의 마술은 이렇게 인간에 대한 고찰과 심리학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한다.
보이는 것, 그 이상의 의미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가진 그의 작품은 처음 마주한 관객에게 묘한 긴장감을 준다.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드러나는 환상적인 세계와 흥미로운 메시지들은 그의 작품 앞에 관객들을 머무르게 한다.
▲ <반사 공을 든 손> ⓒ세종문화회관
하지만 에셔는 ‘고전적인 예술’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당대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에셔는 그의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물론, 그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탄생한 새로운 창작물들로 더 많은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 에셔 특별전 개막사진 ⓒ세종문화회관
그림을 감상해보고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아보자. 누군가는 올라간다고 말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내려간다고 답할 것이다. 에셔는 그의 마술이 보여주는 눈의 착시 속에서 관객들에게 ‘보이는 것’에 대한 착각과 진실을 이야기한다.
- 전시기간 : 2017년 7월 17일(월) ~ 10월 15일(일) 10:30~20:00 *휴관 없음
- 전시장소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2관
- 관람요금 : 성인 13,000원, 청소년(만13세~18세) 9,000원, 어린이(만3세~12세) 7,000원
- 프로그램 : 도슨트 평일 11시, 3시, 6시 *오디오 가이드 3,000원
* 원문 : 도란도란 문화놀이터(http://blog.naver.com/mcstkorea/221078706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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