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내려놓음을 말하다_ 전시<있는 것은 아름답다>
게시일
2017.07.25.
조회수
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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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자
이성은

죽음, 내려놓음을 말하다_전시<있는 것은 아름답다>

 

죽음, 내려놓음을 말하다 

[©김찬미]

 

고종명(考終命)은 ‘하늘로부터 받은 명대로 살다 편안하게 죽는 것’으로, 사람의 다섯 가지 복 중 하나다. 이처럼 웰다잉(Well-dying)은 웰빙(Well-being)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과 함께 임종이 임박한 환자의 편안하고 인간다운 죽음을 위해 노력하는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즉, 웰다잉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죽음’을 단순히 두려워하기보다 ‘잘’ 준비해 맞이하길 원한다.

 

충무아트센터에서 8월 6일까지 진행하는 <있는 것은 아름답다> 사진전은 삶의 끝자락에 서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그들이 남긴 메시지를 관람객에게 전한다.

 

있는 것은 아름답다 포스터 

[▲ '있는 것은 아름답다' 포스터 ©충무아트센터]

 

미국사진작가 앤드루 조지(Andrew George)는 2년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모습을 촬영하고 그들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전시에 녹여다. 특히, 이 전시는 라는 이름으로 로스엔젤레스 뮤지엄과 벨기에의 브뤼허 뮤지엄 외 다양한 지역에서 이미 개최된 바 있으며 미국과 유럽 내에서 7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매우 성공적인 전시다. 더불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여는 것이므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해외전시사진 

[▲ 해외전시사진 ©김찬미]

 

전시는 각 사람들의 사진과 그들의 인터뷰 영상, 서면으로 구성돼있다. 전시회 곳곳에는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마련있어 찬찬히 그들의 모습과 얘기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전시관 말미에는 전시회를 본 후 자신의 느낌을 남길 수 있는 곳 따로 준비 있다.

 

사진전 전체 모습 

[▲ 사진전 전체 모습 ©김찬미]

 

자신의 느낌을 적을 수 있는 곳 

[▲ 자신의 느낌을 적을 수 있는 곳 ©김찬미]

 

전시관 뒤편으로 가면 앤드류 조지가 관람객에게 던지는 37가지의 질문이 영상으로 제작돼있다. 이는 ‘당신이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말해주세요’ 등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질문들이다. 그러므로 전시회에 함께 간 사람과 서로 그 질문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보는 것을 추천한다.

 

37가지 질문영상 

[▲ 37가지 질문영상 ©김찬미]

 

37가지 질문영상 

[▲ 37가지 질문영상 ©김찬미]

 

나에게는 삶이 있다 (아이린)

 

아이린 

[▲ 아이린 ©충무아트센터]

 

아이린 인터뷰 

[▲ 아이린 인터뷰 ©김찬미]

 

아이린은 인터뷰에서 70살이 될 때까지 살아있는 것이 꿈인데 70살 생일 파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걱정한다. 또한, 그녀는 내년이 결혼 50주년이라 그것도 함께 기념할 수 있길 바란다.

이처럼 누군가에겐 당연히 찾아올 시간과 나이가 아이린에겐 꿈이자 소망이다. 이와 더불어 그녀는 매일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시간’의 소중함을 우리에게 전한다. 죽음은 불가피하며 언제 우리에게 다가올 지 알 수 없다. 따라서 그녀는 지금의 순간이 삶의 마지막 장면이 될 수 있음을 언급하며 늘 작은 것에 감사하라고 강조한다.

 

내내 행복했던 것 같은데요 (사라)

 

위의 문장은 ‘인생을 되돌아보면, 언제가 가장 행복하셨나요?’라는 앤드류 조지의 질문에 사라가 한 대답이다. 덧붙여 그녀는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할 때, 나쁜 점 보단 좋은 점이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한다.

죽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이번 전시는 타인이 살아간 이야기를 보며 과연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관람객에게 질문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죽음은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하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사라 

[▲ 사라 ©김찬미]

 

전시회의 마지막에는 자신에게 편지를 쓰는 공간이 있다. 카카오톡에 도서출판 일요일을 친구 추가하면, 일 년 후 자신이 쓴 편지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준다. 실제로 전시회가 끝난 후 사람들이 천천히 사진들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편지 쓰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편지 쓰는 공간 

[▲ 편지 쓰는 공간 © 김찬미]

 

편지 쓰는 사람들 

[▲ 편지 쓰는 사람들 © 충무아트센터]

 

뿐만 아니라 전시는 각당복지재단의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와 협력해 매주 토,일 충무아트센터 1층 갤러리에서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 내용은 크게 ‘웰다잉’ 특강과 각 분야의 전문가 아카데미로 구성된다. 진정한 웰다잉과 죽음이 우리에게 던지는 심오한 목소리를 듣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강연장소 

[▲ 강연장소 ©김찬미]

 

강연일정 

[▲ 강연일정 © 충무아트센터]

 

이 전시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치열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은 앞으로 가야할 그들의 삶을, 노년기에 접어든 사람은 지금껏 살아온 그들의 발자취를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시간이 된다. 특히, 돌아볼 삶과 나아갈 삶이 공존하는 장년층에게 이 전시는 매우 유익하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내려놓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언가로부터 성공을 쟁취하고 자신의 명예를 높이며 남이 부러워할 삶을 살아가는 것은 참 멋있어 보인다. 그러나 과도한 욕심은 우리에게 정작 중요한 건 무엇인지 잊게 만든다. 사진전 속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 가족과 함께한 시간, 사랑하는 사람과 지냈던 평범한 일상이라고 답한다. 죽음 앞에서 우리가 기억할 장면은 매우 평범한 것에 있음을 깨닫는 전시가 될 것이다.

 

대학생기자단 김찬미

원문 : 도란도란 문화놀이터(http://blog.naver.com/mcstkorea/221057238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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