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4.05.28.
- 조회수
- 5881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44-203-2053)
- 담당자
- 신소영
경주 대릉원 지구에는 신라시대 왕족의 무덤이 모여 있다. 무덤의 크기와 출토된 유물에 따라서 누구의 무덤인지 밝히고 있지만, 아직 그 내부의 비밀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었다. 신라 왕족의 마지막은 어떠했을까? 신라시대의 능묘를 대상으로 하는 국립경주박물관의 ‘천마, 다시 날다’ 특별전에서 41년 만에 그 비밀이 밝혀진다.
천마총이 바깥세상을 볼 수 있었던 계기는 다름 아닌 시험 발굴이었다. 무덤의 크기가 가장 큰 황남대총을 발굴하기 전에 그보다 작은 천마총을 먼저 발굴해보자는 취지에서 시험 발굴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천마총에서는 광복 이후 처음으로 출토된 금관을 비롯해 11,526점의 유물이 출토되었고, 그 중 현재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도 10건, 11점에 이른다.
▲ 대릉원 일대 사진 ⓒ기은혁
경주 천마총의 발굴은 1973년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41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서야 천마총의 유물들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긴 기다림의 이유는 문화재를 다시 복원하는 문화재 보존‧수복*에 있다.
(*수복 : 문화유산의 오염 등을 제거하는 것)
이번 특별전 금속품의 경우 지속적으로 10여 년에 걸쳐 보존처리를 하였고, 나머지 전시품들은 특별전을 앞두고 약 3년 정도의 보존‧수복 과정을 거쳤다. 신라 회화 자료는 표면의 안정을 찾고, 광원에 노출되는 누적시간을 고려해서 전시하고 있다.
이런 각별한 애정들을 거쳐 천마는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갖췄다.
▲ 특별전 내부모습 사진 ⓒ기은혁
‘천마, 다시 날다’ 특별전은 신라의 능묘를 대상으로 한 연속 특별전의 일환이다. 2010년 황남대총 특별전을 시작으로, 2011년 보문동 합장분 특별전 그리고 올해 ‘천마도 장니’로 잘 알려진 천마총을 선정했다. 41년 만에 경주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천마총 출토품의 대부분을 공개한다. 6세기 초 신라 왕실의 장례의식이 얼마나 위엄 있고 중요하게 치러졌는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신라의 건국설화에서도 천마는 시조인 박혁거세의 탄생과 관련된 존재로 등장하고 있다. 신라 적석목곽분* 등에서는 말모양 토기, 기마인물형 토기 등이 부장품으로 확인되고 있어, 당시 사람들이 말을 ‘무덤에 묻힌 사람을 저 세상으로 인도하는 존재’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적석목곽분 : 지하에 무덤광을 파고 상자형 나무덧널을 넣은 뒤 그 주위와 위를 돌로 덮은 다음 다시 그 바깥을 봉토로 씌운 신라 귀족의 특수무덤 - 출처 : 두산백과)
▲ 천마문 말다래의 모형이다. 발굴 직후 외부에 노출될 경우, 손상될 위험이 컸다.
복원부터 보존까지 각별한 주의를 거쳤다. 국보의 특성상 제한된 전시를 하고 있다.ⓒ기은혁
‘천마문 말다래와 장식 마구’ 전시관에서도 천마를 찾아볼 수 있다. 말다래는 말을 타는 사람에게 진흙이 튀지 않도록 막아주는 마구로, 주로 나무껍질이나 가죽 등 유기질로 된 것이 많다. 삼국시대의 말다래가 실물로 전해져오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 41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백화수피제 천마문 말다래’는 천마총의 이름을 명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말다래에 그려진 천마문은 신라시대 천마의 위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 재현 전시 ⓒ기은혁
특별전은 주제를 설정하고 그와 관련된 전시품을 구성하는 전시로, 관람객이 해당 주제를 이해하는 데 아주 용이하다.
‘천마, 다시 날다’ 특별전에서도 신라 능묘 안쪽에 있는 적석목곽분의 내부를 조사하고, 그 무덤 안의 출토품을 집대성했다. 무덤이 만들어질 당시의 맥락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 재현 전시 ⓒ기은혁
무덤에 안치된 주인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도록 재현 전시를 중요하게 활용했다. 목관과 함께 부장품궤를 실제 크기로 재현하여 설치했다. 그 외에도 무덤 형태와 관련된 구조물을 설치하고, 부장품의 전시도 실제 무덤에 놓여있던 위치대로 배치하는 등 더욱 생생한 전시를 위해 노력했다.
전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관람객들이 적석목곽분의 규모와 호화로운 부장품을 가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천마총은 대중적으로도 잘 알려진 신라 무덤이지만, 전체적인 형상, 규모, 구조 등은 일반 관람객이 거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설명 패널, 사진이나 영상자료 등 다양한 보조물을 활용하여 전시를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 전시의 목적 ⓒ기은혁
국립경주박물관의 ‘천마, 다시 날다’ 특별전은 신라왕족의 마지막 가는 길을 있는 그대로 전시했다. 우리는 귀중한 인간의 마지막 사(死)에 경건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조의를 표했고, 그 속에 녹아있는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경건함 속에 녹아있는 아름다움, 그것이 바로 41년 만에 천마를 다시 날아오르게 만들었다.
국립경주박물관의 신라능묘 특별전 세 번째 전시 ‘천마, 다시 날다’는 6월 22일까지 계속된다. 하늘로 날아오른 천마의 비밀을 경주에서 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