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국가대표 선수들의 플레이그라운드,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을 가다
게시일
2012.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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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국가대표 선수들의 플레이그라운드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을 가다 - 대한장애인체육회|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

 

런던 올림픽을 목전에 앞두고 국민의 관심은 국가대표들의 훈련 현황, 기대목표, 훈련장소 등 선수들의 모습에 쏠려있다. 그런데 런던 올림픽이 7월 27일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만, 런던 장애인 올림픽인 패럴림픽이 8월 29일에 시작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뉴스에는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과 그들의 훈련 환경에 대해 하루걸러 기사가 보도되고 있지만 그들과 똑같이, 혹은 그 이상으로 훈련에 매진하는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렇게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빛내기 위해 매일 고된 연습을 마다치 않는 선수들은 또 다른 기사에서 만나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그들의 모든 의식주와 훈련장, 지도, 체력을 관리하고 책임지는 ‘이천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이하 이천훈련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로 했다.

 

국내최초이자 유일의 장애인체육종합훈련원

 

이천훈련원을 돌아보기 전 선수들과의 인터뷰에서 훈련원에 대한 만족도와 소감을 물어보자 모두 공통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훈련원 시설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선수들에게 맞춰져 있어 편리하고 훈련장소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 좋다는 것이었다. 특히 탁구의 문성혜 선수는 “처음 이천훈련원이 개설되었을 때 정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웃음) 그전에는 여관을 전전하며 생활해야 했고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 생활면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정말 좋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이천훈련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설 적은 것 하나하나에 장애인 선수들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천훈련원 시설

 

동시훈련 가능한 14개 종목 경기장 시설

 

2009년 개원한 이천훈련원은 현재 수영, 보치아, 탁구 등을 포함한 14개 종목을 동시 훈련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4개 종목이 추가 증축되고 있다. 조향현 원장은 훈련원에 대해 “국내최초로 장애인 국가대표선수를 위한 훈련원이 마련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국내최초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두 번째이다. 첫 번째는 중국이고 다음이 여기 이천이다. 유럽 국가들에도 이곳에 와서 전지훈련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이천훈련원의 발전 단계에 대해서 묻자 “지금 현재도 양궁장과 육상 필드 훈련시설, 휠체어 농구, 휠체어 럭비장을 증축 공사하고 있어 완공되면 18개 동시 훈련할 수 있는 장소가 마련된다. 선수들의 편리가 우선시 되는 ‘요람’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이다.”라고 말했다.

 

이천훈련원 훈련시설

 

먼저 찾아간 곳은 보치아장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 선수들은 연습에 박차를 가했다. 보치아는 표적구를 바닥에 먼저 던진 후 적색 공과 청색 공을 규칙에 따라 표적구에 가까이 던진 후 점수를 계산하여 겨루는 게임인데 선수의 위치선정은 물론 바닥 상태까지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질 좋은 바닥은 필수이다. 이천훈련원은 실제 경기장과 마찬가지인 독일에서 들여온 바닥재를 이용하고 있다. 선수들은 실전과 마찬가지인 환경에서 연습하기 때문에 런던 올림픽에서도 연습할 때와 같이 실력발휘를 할 수 있다. 이미 올림픽 6연승이라는 쾌거를 이루어낸 금메달 효자종목 보치아는 전보다 훨씬 나아진 환경 안에서 200일간의 강화훈련을 지속하고 있으며 지도자와 선수 모두 최상의 컨디션으로 7연승을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탁구장은 10여 개의 탁구대로 가득 메워져 있다. 탁구대마다 혼자 연습하는 선수와 단식, 복식 게임을 하는 선수들로 나누어져 있었다. 떨어진 볼을 그물망으로 담아주는 직원들이 따로 있으며 감독과 코치진이 선수들을 지켜보다가 한 명씩 찾아가 지도해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탁구대 위를 튀는 경쾌한 탁구공 소리가 울리며 손에서 탁구 채를 놓지 않는 선수들의 열정이 느껴졌다.

 

이천훈련원 훈련시설 1.테니스장 2.휠체어 3.골볼장 4.펜싱장의 휠체어지지대

 

테니스장에는 선수들이 빠르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휠체어가 보였다. 땅과 바퀴가 수직을 이루는 일반 휠체어와 달리 공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재빠른 회전이 필요한 테니스의 특성에 맞춰 안쪽으로 바퀴가 기울여진 휠체어를 이용하는 것이다. 펜싱장에는 휠체어를 고정하는 지지대와 상대 역할을 하는 보조 기구가 갖춰져 있다. 또 골볼장에서는 직접 눈을 가리고 볼을 잡아보는 체험을 해 볼 수 있었는데 이곳 역시 실제 경기장과 비슷한 환경으로 만들어졌다.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부상예방

 

이천훈련원 물리치료실

 

물리치료실은 항상 부상의 위협에 놓여있는 선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이다. 근육통에서부터 재활치료까지 이루어지는 이곳은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언제든 찾아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백남희 물리치료사는 “선수 중 3분 2가 온다고 보면 된다. 이미 만성으로 부상을 가지고 선수촌 들어오는 경우가 많고 평소에는 운동을 하루 두세 시간씩 하다가 여기서는 하루 종일 운동을 하게 되니 근육통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치료방법을 묻자 “전기치료를 통한 통증치료나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운동치료를 병행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 테이핑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답했다. 물리치료사들은 선수 종목마다 어떤 특성이 있는지 고려하기 위해 종목별로 직접 체험해보며 다음날 어떤 근육이 어떻게 아픈지 알 수 있는지 확인하거나 선수들에게 직접 동작을 취해보게 하는 등 선수에게 적합한 치료방식을 찾기 위해 매우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운동 외 시간을 보내는 장소

 

선수들이 생활하는 생활관은 2인실, 4인실로 구성된 방과 각종 부대시설로 이루어졌다. 가구들은 전체적으로 휠체어 이용자들을 위해 낮게 배치되어 있었으며 높이 있는 옷걸이 같은 것은 손잡이를 이용해 끌어내릴 수 있게 설계되었다. 화장실에도 낮은 세면대와 앉아서 씻을 수 있는 의자 등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구성되어 있다.

 

이천훈련원 각종 부대시설

 

시내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는 이천훈련원 안에서 선수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다양한 오락시설을 구비해놓았다. 노래방과 작은 영화관, PC방, 당구장, 도서관 등 고된 훈련 후 다양한 즐길 거리를 통해 선수 간 친목 도모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선수들이 멀리까지 나가지 않아도 훈련원 안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모든 것이 ‘선수 우선’인 이천훈련원

 

이렇듯 훈련원의 모든 것이 ‘선수 우선’인 것에 대해 조향현 원장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는 장애인 체육 육성과 신인 선수가 발굴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입을 열었다. 시설, 장비, 지도자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재능이 있는 선수라도 근처에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장소나 장비가 없다면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엘리트 선수들이 좋은 환경에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천훈련원이 있는 것이라며 더 많은 장애인체육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장애인을 위한 공공시설들이 오직 장애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을 위한 것도 된다며 시설 지원 확대가 되는 것이 바라는 점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나 계단 대신 만든 경사로 등이 그것이다. 장애인뿐만 아닌 노약자, 어린이들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한 것들이다. 그는 장애인이 생활하기 편리해지는 것은 곧 모든 시민이 편리해짐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장애인시설에 대한 편견을 버려 달라고 당부했다.

 

 

이천훈련원이 지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이곳 시민은 훈련원을 혐오시설로 분류하며 반대 역시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훈련원이 완공되면서 오히려 지역이미지가 상승하고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더 커 지금은 이천의 대표 자랑거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에서 두 번째 장애인종합훈련원이라는 명성답게 좋은 시설이 뒷받침되자 선수들은 그들의 플레이 그라운드에서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개인의 운동능력 역시 중요하지만 오로지 운동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의 중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을 선수들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천훈련원에서 갈고닦은 실력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다가오는 런던 패럴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문화체육관광부 박재은 대학생기자 한양대학교 스포츠산업학과 anastasia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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