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기자단
- 게시일
- 2011.10.15.
- 조회수
- 4965
- 담당부서
- 홍보담당관(02-3704-9044)
- 담당자
- 이유진
여러분은 커뮤니티 댄스란 용어를 들어본 적 있나요? 저에게도 이 단어는 굉장히 생소한 단어였는데요. 전국 청소년시설들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의기투합해서 지난 3개월 간 커뮤니티 댄스를 맹연습했다고 합니다. 바로 지난 9일 호암아트홀에서 그 결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데요. 10대만의 넘치는 에너지로 가득 찼던 공연 현장으로 함께 가 볼까요?
청소년들이여, 꿈을 향해 거침없이 하이킥!
사실 이번 행사는 청소년 감성키움 프로젝트인 ‘상상학교’의 일환으로 마련된 자리인데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가 공동으로 청소년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무용, 연극, 음악, 국악뮤지컬 등의 분야에 대한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진행했답니다. 이번 사업은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특히 무용의 경우 전문 예술단체와 예술가그룹이 참여하여 공연화교육의 수준을 더욱 끌어올렸다는 평이 지배적이죠. 이들은 일상생활의 신체 움직임에서 비롯된 ‘커뮤니티 댄스’를 가지고 청소년들에게 몸을 이용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친구들과 소통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커뮤니티 댄스란?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댄스 중 하나인데요. 커뮤니티 댄스는 실생활 속에 녹아 있는 움직임을 바탕으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 회복, 아픔과 상처 치료 같은 것들이 춤을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입니다. |
‘상상학교’ 중 처음으로 무대에 오른 이번 공연은 비전공자들의 무용 공연이 제14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의 공식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자아냈습니다.
어색해도 괜찮아, 어설퍼도 괜찮아. 우린 10대니까!
오후 6시가 되자 텅 비어 있던 관객석이 어느새 꽉 차있었는데요. 이 공연에 참석한 학생들은 진작부터 모여서 리허설을 하고 공연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 관객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려고 꽃단장도 하고 맹연습 중이랍니다 ⓒ박미래
공연의 시작을 맡은 팀은 서울 시립 망우 청소년수련관이었습니다. 봉산탈춤 기본무를 비롯한 전통 춤사위를 혼합, 인용하여 탈춤 군무를 선보였는데요. 자진모리와 타령 장단을 중심으로 한 쇠, 북, 장구, 징의 기본 사물놀이 연주를 참가 청소년들이 직접 연주하여 더욱 흥겨운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관객들도 학생들과 함께 “얼쑤”를 외치며 공연에 빠져들었답니다. 공연 도중 나이가 어린 친구가 한삼(탈춤을 출 때 소맷부리에 끼우는 흰 천)을 떨어뜨리는 실수에 다들 실망하기보단 당황하는 아이의 순수함에 더욱 즐거워하며 격려의 박수를 쳐주었죠.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뜨거웠던 공연은 서울 시립 중랑 청소년수련관의 <놀이의 발견>이었는데요. 이 공연은 10대 남학생 특유의 괴성과 고성, 몸싸움과 뜀박질로 가득한 교실의 모습을 무대 위에 그대로 옮겨 놓았답니다. 통통 뛰면서 “돈~ 가스”, “돈~ 가스, 가스”, “돈~가스, 가스, 가스”를 순서대로 외치다가 다같이 “돈가스 먹고 싶다!”를 외치며 무대를 뛰어다니는 부분에서 관객들 모두 웃음이 크게 터져버리고 말았죠. 이 외에도 많은 팀의 청소년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10대들의 고민과 꿈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어설프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답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과 함께여서 더 즐거웠어요.” 신주아 예술강사
Q. 이번에 어떤 팀들을 맡았나요?
서울 시립 중랑 청소년수련관과 시립 서울 청소년수련관을 맡았습니다.
Q. 어떻게 해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무브먼트 담당이라는 팀에서 김민정 멘토 안무가 선생님이랑 같이 작업을 하는 배우에요. 이번 작업은 김민정 선생님 소개로 참여하게 되었고요. 커뮤니티 댄스라는 분야를 잘 몰랐는데 이번 워크숍을 통해서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청소년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공연을 목표로 준비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좀 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할 수 있었던 것 같고요.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방송 댄스가 아니라 커뮤니티 댄스를 비롯한 현대무용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아서 더욱 좋았습니다.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강서 청소년회관의 <그러고 보니 내 안에>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인상 깊었던 공연들 중 하나였는데요. 동화 ‘미운오리새끼’를 모티브로 진정한 나를 발견해가는 과정을 보여준 공연이었습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를 가야금 연주와 재즈 버전으로 편곡해 섬세하고 느린 동작부터 역동적이며 에너지 넘치는 장면까지 다양한 테마로 구성돼 있었답니다. 특히 프로 현대 무용가들의 고난도 동작까지 척척 해내는 학생들의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죠.
“처음엔 살을 빼려고 시작하게 됐지만 어느새 춤동작에 푹 빠져버렸답니다.”
공연을 선보인 시립 서울 청소년수련관
Q. 언제부터 공연을 준비하기 시작했나요?
7월부터 네 달에 거쳐 준비했어요.
Q. 각기 다른 학교 출신의 학생들이 모여서 교육이 진행됐을 텐데 처음에 많이 어색했겠어요.
네. 처음에는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얘기하고 그랬어요. 근데 점차 수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을 부딪치고 장난을 치다 보니까 금방 친해졌어요. (한 명이 “김고은이란 친구가 가장 장난 많이 쳤대요.”라 하자, 김고은이란 친구가 “내가 뭐. 너도 마찬가지거든?”이라며 티격태격하였답니다.)
Q. 연습하면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수업 중에 ‘공간 체육’ 시간이 있어요. 제일 먼저 한 명의 포즈를 취하면 다른 친구들이 하나씩 와서 주위를 채우는 것이죠. 한 친구가 중앙에 자리를 잡고 앉자 다른 친구가 그 친구의 무릎을 베고 누웠어요. 그러자 나머지 친구들이 이 두 친구들을 공원의 커플로 설정해서 커플을 꾸짖는 아줌마, 그들을 흘깃 보며 까르륵 웃어대는 학생들을 연기했죠. 저희들끼린 굉장히 재밌었던 시간이에요.
Q. 이번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은?
아무래도 저희가 1명 빼고 다 여학생들이라 살 빼는 데 관심이 많아요. 그 이유로 하게 된 학생들도 있고. 근데 막상 일주일에 2번씩 수업을 들으며 스트레칭을 하는데 처음엔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하지만 점차 이런 것들도 익숙해지니까 살도 좀 빠지는 것 같고(웃음) 몸동작이 춤으로 바뀌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었어요. 이 춤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우리가 된 것 같아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진 청소년들의 유쾌한 반란
이번 공연을 관람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왜 내가 10대일 때 이런 게 활성화되지 않았을까?’였어요. 공부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춤을 추며 친구들과 해맑게 웃는 학생들을 보니 내심 부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동시에 이런 교육 프로그램들이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 당시 청소년들의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거든요. 앞으로 이 문화예술교육이 자리를 잡아 청소년들에게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많은 친구들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면서 동작으로 다른 이와 소통하는 새로운 경험을 했을 텐데요. 그들이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자신들의 재능과 잠재력을 계속해서 키워나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