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제주민속의해' 제주 마을 민속지,민속문화 시리즈 발간
게시일
2007.09.06.
조회수
3601
담당부서
국립민속박물관(3704-3221+)
담당자
강권영
본문파일
붙임파일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지역 민속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 확산을 위하여 국립민속박물관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지역 민속문화의 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 민속문화의 해” 사업은 도시화·산업화 및 농어촌 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지역별·문화권별로 다양한 민속문화가 급격이 사라지고 있어 국립민속박물관이 지역 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역 민속문화 유산의 재정립과 보호에 앞장서고자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다. 한 지역 당 2년에 걸쳐 실시되는 사업으로 사업 추진 첫해는 민속문화 전반에 걸친 학술 조사 등이 실시되며 2차 년도는 학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고서 발간, 특별전시, 교육 및 공연, 문화상품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된다. 그 사업의 첫 출발인 “제주 민속문화의 해” 조사·연구 사업의 결과물인 민속조사보고서가 이번에 발간된 것이다.

민속문화의 보고(寶庫) 제주도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될 정도로 아름답고 독특한 자연환경을 지닌 섬이다.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대표되는 제주도의 자연은 제주민의 생활 또한 뭍과는 다른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게 하였다. 화산섬이란 지질 적 특성으로 많은 비가 와도 바다로 흘러가버려 논농사를 제대로 할 수 없어 대부분 밭농사를 지으며 힘들게 살아야 했으며 바람이 조금 불어도 배가 뜨지 못해 고립되기 일쑤였다.
제주도민은 이런 자연적 한계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이겨내는 법을 터득했으니 그것들이 현재 제주도를 고유하면서도 독특한 문화의 보고(寶庫)로 만들었다. 뭍사람들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중세 국어인 ‘제주어’는 제주 정신문화의 대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신구간’으로 시작되는 독특한 세시풍속과 ‘궨당’으로 불리는 친족관계 등은 제주 공동체를 유지하는 기틀이 되고 있으며 거친 파도와 싸우는 ‘녀’들의 자맥질은 거친 제주인의 삶의 현장이다.
1만 8천신이 있다고 믿는 제주 사람들은 돌담 하나를 옮기는 데도 아무 때나 하지 않는다. 그것에도 신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렇게 작고 하찮은 것도 함부로 하지 않는 제주인들은 거친 자연을 이겨내고자 하면서도 순응해야할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맘으로 꿋꿋이 지켜낸 제주의 민속문화가 위기를 맞고 있다.

농어촌 지역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남아있던 제주의 민속문화는 근래 들어 관광화 및 미디어의 영향으로 커다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제주인구의 10배에 달하는 연간 500만 명이 찾아드는 제주도는 중요 관광지뿐만 아니라 제주도 전역이 관광지로 변하고 있다.
1970년도만 해도 제주도 전체 인구 35만여 명 중 읍면 인구가 25만 여명을 차지하여 제주도 전체 인구의 71%를 차지하였다. 하지만 2006년 현재 제주도 인구는 55만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으나 그 중 읍면지역에 사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29%인 16만여 명에 불과하여 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심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65세 이상 인구 중 농어촌에 거주하는 사람이 2만7천여 명으로 전체 제주 인구의 약 5%대를 차지하고 있어 지금의 변화 속도로 나간다면 제주 민속문화를 지속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할 지도 모를 일이다.

하도리·덕수리를 통째로 기록한 마을 민속지

따라서 2006-2007년에 진행되고 있는 “2007 제주 민속문화의 해” 사업은 제주의 민속문화 연구·보존을 통해 제주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하며 지역민속의 보존과 연구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코자 하는 것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은 제주특별자치도(도지사 김태환)와 함께 2006년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와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에 대한 민속조사를 수행하였으며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에서 제주의 고유한 6가지 민속문화에 대한 연구용역을 시행케 하였다. 이 민속조사의 성과를 ꡔ제주민속조사보고서ꡕ(전9권)로 엮어내었다. 이번 제주 민속조사는 현지 연구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지역 현장은 현지 연구자들이 가장 많이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된 두 마을을 보면 하도리는 제주의 북동쪽에 위치한 해안가 마을로 아직도 해녀들이 물질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전형적인 바닷가 마을이다. 이곳의 해녀 수는 400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대부분이 60세 이상의 노년층이다. 1년에 120일 정도 바다에 들어가 소라, 오분자기, 해삼, 성게 등의 어패류와 톳, 우뭇가사리 등의 해조류를 채취한다. 마을에 해녀박물관이 위치하고 있어 해녀문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덕수리는 제주의 남서쪽에 위치한 중산간 마을로 1968년 일본묘목을 수입하여 감귤 재배를 시작한 이래 현재 대부분의 농가에서 감귤 재배를 하고 있는 농촌 마을이다. 이곳에는 연자매의 웃돌과 알돌을 산이나 바닷가 등지에서 제작한 다음 끌고 오는 ‘방앗돌 굴리는 노래’와 보습, 솥 등을 제작하는 주물공예인 ‘불미 공예’가 시도문화재로 지정 전승되고 있다.
그리고 이 마을에 사는 김성원 씨의 6,000여 점에 이르는 생활물품을 기록하였는데 일제 강점기, 광복,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참전, 새마을 운동 등 제주 현대사와 관련된 물품들이 조사되고 있어 가치가 크다 할 수 있다.

제주도에만 있는 독특한 민속문화 6개 주제 기록

제주도의 독특한 민속문화 중 제주어/무덤/옹기/곶자왈/음식문화/제주인의 일생 등 6가지를 기록하였다. 이것들은 제주인의 생활을 가장 잘 말 해주는 것들이다. 중세 국어의 특징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제주어는 지방방언을 떠나 우리나라 언어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제주의 무덤은 ‘산’이라 부른다. 그리고 무덤을 둘러 싼 돌담을 ‘산담’이라 부르며 음력 8월 1일이 되면 ‘모듬벌초’라 하여 육지로 떠난 후손들도 명절 때 내려오지 못하더라도 이 때에는 내려와 벌초를 하는 진풍경을 보인다. 제주의 옹기 즉 허벅은 화산섬이 낳은 산물이다.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 몇 시간을 걸어 식수를 길어 와야 했던 제주 여인들의 한이 서린 생활도구이다. 곶자왈은 제주의 허파이다. 이곳은 원시림이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으며 제주 지하수의 대부분이 이곳을 통해 정화된다. 제주의 음식문화는 가공하지 않은 자연의 맛을 살린 그대로를 내놓는 것이다. 그리고 계속되는 노동으로 조리를 할 수 없는 현실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제주인의 일생은 육지의 그것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유교의례 속에 숨은 제주만의 무속의식이 깃들어 있다. 이 6개의 주제를 엮은 이 책을 통해 제주 민속문화 연구의 전기가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민속조사 마을 표지석 설치

하도리·덕수리 주민들이 전통문화를 바르게 계승하고 아름답게 가꾸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2007년 9월 4일 마을입구에 민속조사마을 표지석을 세웠다. 표지석은 화산섬인 제주도의 특징을 나타내기 위하여 현무암으로 제작되었다. 하도리는 해녀마을임을 나타내기 위하여 해녀들이 물질을 할 때 사용하는 테왁을 상징화하였고 덕수리는 ‘방앗돌 굴리는 노래’와 ‘불미공예’가 지정 전승되는 마을임을 말하기 위하여 방앗돌과 보습 거푸집을 상징화하였다. 제막식은 마을주민들과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여 민속조사 마을로써의 자긍심을 나타내는 자리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