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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애는 조형의 근본 단위인 점, 선, 면에 대한 질문을 바탕으로 형태를 ‘사건’으로 바라본다. 작가는 디지털 머티리얼과 무늬목이라는 서로 다른 물성을 병치하며, 정보와 감각, 물질과 비물질이 교차하는 구조적 사건을 구성한다. 이는 감각되지 않는 구조를 감각 가능한 실재로 전환하는 투영의 예술적 방법론으로 확장된다.

김수연은 ‘존재했지만 사라진 것’,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것’에 주목해 날씨라는 비물질적 요소를 회화적 언어로 전환한다. 그는 매일의 하늘색을 수집하고, 온도와 습도에 반응하는 미디엄의 성질을 통해 자연의 개입과 우연성을 시각화한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매일의 감각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감각과 시간, 자연과 인간의 교류를 섬세하게 드러낸다.

박형진은 변화하는 자연의 색을 주관적 감각과 경험에 따라 기록하며, 일상의 풍경을 시간의 흐름 속에 투영한다. ‘색점 연작’은 자연의 상태를 시각적 지표로 환원하는 동시에, 감각을 구조화된 그리드 안에서 기록하려는 시도다. 이는 전통적인 투영의 개념을 넘어 사회적·생태적 감각을 포함하는 확장된 투영 방식으로 읽힌다.

세 작가 모두는 감각과 정보, 시간과 환경, 물질과 비물질이 교차하는 경계 위에서 투영이라는 예술적 방법론을 실험한다. 이들은 세계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감각하고 구성하며, 다시 그것을 예술이라는 언어로 환원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을 새롭게 직조해낸다.

《감각의 투영법》은 감각과 투영의 교차 지점에서 출발하여, 예술이 어떻게 세계를 새롭게 인식하고 구성하는지를 탐구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관람자에게도 감각을 통해 현실을 구성하는 존재로서의 자각을 일깨우고, 각자의 방식으로 세계를 투영하는 존재임을 인식하게 한다. 감각, 예술, 세계, 주체가 유기적으로 순환하며 상호작용하는 사유의 장이 될 본 전시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