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물들다

빛으로 물들다

분야
전시
기간
2025.03.26.~2025.04.08.
시간
-
장소
광주 | 자리아트갤러리
요금
무료
문의
-
바로가기
https://www.artmusee.com/view/a33185

전시소개

배유미 展

25.03.26 ~ 04.08

작가 노트


삶을 하나의 시간 여행이라고 여기면 인생이라는 책의 페이지를 온통 설렘과 행복으로 채울 수 있다. 나는 익숙한 우리의 일상을 그런 시선들로 담아내고자 했고, 평범해 보일 수 있는 풍경들은 캔버스 안에서 빛으로 가득 찬 파라다이스로 재탄생했다. 슬픔이나 아픔, 고통을 잠시 잊고 그 순간의 충만한 행복을 오롯이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나의 작품들은 그렇게 시작된 여행길의 연장선에 있다. 캔버스에는 그 길 위에서 만난 풍경이 있고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리고 그들이 지닌 소소한 사연, 이야기도 담겨있다.

도심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감성의 바탕에는 자연으로부터의 감수성이 녹아 흐르기 때문이다. 도시를 인간의 이성이 이룩한 문명의 절정이라고 부르지만 캔버스 안 도시 속에는 쓸고 어루만지는 자연의 손길이 묻어나온다. 도심을 휘감아 흐르고 있는 강물, 그 도심의 품을 향해 손 뻗고 있는 바다, 야경의 그 빛을 따스하게 품었다 반사하는 하늘이 있다. 이처럼 도심 곳곳에 온화한 자연의 모습이 살아 있다. 이는 유년 시절부터 늘 자연과 가까이하고 그로부터 전해 받은 감수성 덕분이기도 하다. 자연은 나의 고향이면서 심적인 평안을 얻는 마음의 안식처였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그 이름처럼 살아있는 모든 존재를 인정하고 포용하며 그 품에 도심을 넉넉히 끌어안고 고요히 그 안에서 함께 숨 쉬고 있다.

이와 같은 나의 시선이 마티에르 속에 응축되어 표현된다. 도시의 그 형상들이 마티에르 속에 녹아들어 점과 선의 형태로 덜어지고 지워진다. 마티에르를 통한 이미지 중첩은 일관적인 시각 개념으로부터 벗어나 변화를 창조해 내는 표현적 기법이다. 비정형적인 모습의 다소 추상적인 점과 선으로 재창조된 공간이 우리에게 새로운 의미를 열어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마티에르 속에 창조된 도시는 더 이상 인간을 소외하는 세계가 아니다. 캔버스 위의 도시는 우리의 묵직한 긴장과 겉옷을 한켠에 벗어두고 본연의 나를 찾게 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 속에서 우리는 누구나 다양한 감성을 풀어내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다. 얽매고 옥죄는 대신 이 도시는 우리에게 해방감을 주고 자유를 허락한다.

마티에르의 표현은 동시에 작가인 나 자신의 해방이기도 하다. 마티에르의 표현 속에는 그 순간의 즉흥적 감성, 우연성이 개입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의식과 내면을 비우며 무의식에서 비롯된 잠재적 표현인 순수한 몸짓, 리듬, 그 우연적 효과 등을 기다린다. 잠재된 무의식들이 자유롭게 방출되며 다양한 이미지가 재구성된다. 그 공간은 구체적 형태로써 도시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지만 나의 내면을 비추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작업은 내 안에 삶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일련의 과정들이기도 하다.

도시, 세계, 여행자. 이 단어들의 확장처럼 우리는 미시적 시점에서 벗어나 거시적 관점으로 나아가며 우주적 존재로 탄생한다. 우리를 지구에 잠시 머물다가 가는 여행자라 여길 때 그 어떤 곳이든 바로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이 안식처가 된다. 그처럼 여행자의 눈은 머무는 그 어떤 곳이든 그곳만의 무궁한 즐거움과 평안을 발견해낸다. 세상을, 우주를 조감하는 시선을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시공간을 초월하는 무한한 자유를 획득한다. 여정 자체를 즐기며, 지금, 이 순간을 나만의 파라다이스로 만끽하며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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