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공연
[아르떼케이] Where Dreams have no end: 별 품은 돛 - 이고운
- 분야
- 전시
- 기간
- 2024.12.06.~2024.12.25.
- 시간
- 10:30 ~ 18:30
- 장소
- 서울 | 서울문화홍보원
- 요금
- 무료
- 문의
- 02-6203-0101
- 바로가기
- https://www.arte-k.co.kr/exhbitions/%EC%9D%B4%EA%B3%A0%EC%9A%B4-%EA%B0%9C%EC%9D%B8%EC%A0%84-%3Cwhere-dreams-have-no-end%3A-%EB%B3%84-%ED%92%88%EC%9D%80-%EB%8F%9B%3E
전시소개
Where Dreams have no end, 별을 품은 끝없는 항해
코끝을 에워싸는 서늘한 밤바람을 돌아서 온기가 가득한 공간의 문을 열고 또각또각 들어선다. 아늑한 카우치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양손에 감싸 쥐고 몸을 녹이며 소복이 쌓인 차디찬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내 달콤한 속삭임이 드리우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스러운 정원으로 초대된다. 달빛과 별빛이 머문 고요한 흔적은 세상과 맞닿지 않은 길을 남기며, 빛의 자취가 남긴 그림자마저 포근한 꿈결을 만든다. 현실에 있을법한 그러나 실재existence하지 않은 포슬한 빛들로 이루어진 몽환적인 공간. 시공간을 잊게 만드는 꿈과 같은 공간을 향해 기나긴 밤을 달려보자. 《별 품은 돛: Where Dreams have no end》는 끝없는 꿈이 펼쳐지는, 끝나지 않는 꿈의 그곳으로 별을 품고 떠나는 항해를 인도할 이고운의 순풍fair wind속 여정들을 소개한다.
부드러움, 반짝임, 상상, 아름다움
세상에서 가장 밝은 밤. 익숙한 듯 생경한 일상 속 풍경들은 꿈의 한 조각을 맛보는듯한 몽환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이고운의 플롯plot들로 치환된다. 몸의 감각이 깨어나는 <밤의 정원>에서는 예기치 못한 상상이 시작되고 단잠을 선사하는 감미로운 세레나데serenade가 울려 퍼진다. 정원수들이 둘러싼 연못으로 별들의 쏟아지는 찰나를 표현한 <별 품은 정원>(2024)에는 삭막한 현실 혹은 일상의 로고스logos와 긴장에서 벗어나 상냥한 치유의 이상향으로 안내하는 멜로디가 흐르고 있다. 밤의 정원을 밝히는 하얀 별-꽃들은 북두칠성big dipper의 형상을 이루며 어두운 항행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감빛 줄기에 조롱조롱 매달린 둥근 열매들은 오밀조밀 꿰어져 붉은 별 무리를 형성한다. <열매가 있는 정원>(2024)은 별 모양의 배꼽을 지니고 태어난 ‘마가목 열매’를 형상화한 작업이다. 화면에서는 실제real 마가목 묘목인지가 중요하기보다, 보는 이로 하여금 주관적인 경험과 감정 그리고 추억들을 불러일으키는 푼크툼punctum적 요소로 자리할 뿐이다. 환상적이고 이국적인 감색 열매들은 에덴 동산Garden of Eden의 무화과처럼 선한 생명력의 향취를 품는다.
짙은 살구색 대지 사이로 분홍빛 너울이 굽이치는 <핑크뮬리의 밤>(2024). 정원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겹겹이 쌓아 올린 과슈gouache와 반짝이는 안료들을 통해 표현되어 도톰하고 포근한 군집을 이루고 있다. 언젠가 한 번쯤 본듯한 화폭 속 풍경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구체적인 공간임과 동시에 현실을 정화하고 전복하는 꿈의 영역이기도 하다. 과거, 현재, 미래의 서사적 차원에서 끝없는 상상을 펼칠 수 있는, 무한한 매트릭스metrix의 교차로에서 써 내려간 따스하고 서정적인 동화가 아닐까.
선물처럼 찾아온 이고운의 몽환적인 드라마drama를 통해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던 따뜻한 감정, 소소한 행복의 순간들과 같은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꿈을 좇는 듯 밤하늘 속 영롱한 빛을 토하며 쾌속으로 미끄러지는 황홀한 항해의 여정. 다정한 별빛과 달빛을 등대 삼아 환상이 펼쳐지는 밤하늘. 꿈과 현실이 스스럽게 겹쳐져 있는 아스라한 밤하늘을 바라보자. 소원하는 눈부신 내일을 향해 무지갯빛 파도를 가르며, 이정의 끝을 알리는 닻을 내리기 전 꿈속을 헤엄치듯 커다란 별 품은 돛을 벗 삼아 밤을 달려나가 보자.
권주리(아르떼케이)